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하 May 16. 2022

공평한 밤의 노래

침묵과 어둠은 부치지 않을 편지를 담아

나를 온전히 안아주는 어둠,

그대는 내가 숨을 죽여 눈물 흘릴 수 있는 공평한 밤.


닿지 않을 마음들을 가득 담아 별들에 흘려보내면 그대에게 닿으려나. 혹여나 하는 마음에 부치지 않을 편지를 하염없이 쏟아내고, 어둠은 그 파편들을 묵묵히 주워 담는다.


잠이 데려간 이야기들은 적막 속에 고요히 쉬게 하는 시간 안에 흘러 바다가 된다. 어둠은 토해내는 법이 없고, 공백이 가진 그 어떤 방과도 같다. 잠잠히 삼키기만 할 뿐 고요하다.


공평한 밤이 쥐여주는 무(無)에 속한 그 어떤 것.


내일 또 보자며 잠에 드는 아이의 안녕과도 같은 그 꿈의 시간은 아득하고도 달콤한 휴식이자, 눈이 먼 자의 달.


빛의 소멸은 나의 평온한 안식이여라.

작가의 이전글 시절인연 (時節因緣)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