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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방랑자 Nov 08. 2018

#5. 카메라와 치앙마이 잠깐살기

한달살기로 떠오른 치앙마이를 잠깐살이를 하면서 사진으로 남겨봤다.

요즘 들어 "태국" 관련해서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치앙마이 한달살기"라는 것이었다. 한때, 제주 한달살이와 같은 트렌드가 있었는데, 그런 느낌과 비슷하지만, 내가 아는 치앙마이는 그냥 동남아라는 느낌 외에 다가오는 것이 없던 편이었다.


평소에 내가 알던 태국, 치앙마이에 대해서 생각했던 키워드는 길거리, 시장, 푸른 자연, 코끼리, 유적 등이 있었다. 다만, 이번 치앙마이 여행을 하면서 몇 가지 키워드가 추가된 것이 있다면, "카페" 정도가 있을 것 같다.


처음 태국을 갔고, 방콕을 거쳐서 치앙마이로 갔는데, 나에게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경험들이었다. 자칭 사진가(?)에게는 새로운 곳은 언제나 어린 아이가 정말 맛있는 우유맛 아이스크림을 먹는 수준으로 짜릿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1. 사람 냄새가 나는 진하게 느껴지는 길거리


치앙마이의 길거리는 어느 태국과 크게 다르진 않은 편이다. 사실 동남아의 국가들이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뚝뚝으로 많이 쓰이는 오토릭샤가 매우 많고, 도로의 경우도 오토바이와 트럭이 많이 다니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 보다는 거리가 매우 깨끗했는데, 어찌 보면 한국의 지저분한 도시보다도 깨끗한 느낌도 들었으니...

치앙마이의 핵심이 되는 랜드마크는 일반적으로 타패 게이트(Tapae Gate)인데, 치앙마이를 지도상으로 보면 정사각형의 구도심지가 있고, 각 방면에 대문이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4대문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한 이 구도심지는 오래전에 무너진 성곽과 함께 해자(垓字)가 둘러싸고 있는데, 이 지역이 오래전에 이 도시를 핵심지였고, 지도자들이 사는 곳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실제로 13세기부터 18세기까지 황금기를 누리던 국가의 수도였다는 게 일반적인 사실이기도 하다.

타패 게이트는 일반적으로 치앙마이의 동쪽에 위치한 랜드마크라고 볼 수 있는데, 위의 사진과 같이 사람과 새들이라고 하지만 실제론 닭둘기들이 함께 노니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실제 가보면 평화로운 건 절대 아니고, 비둘기가 너무 많아서 조금 무서울 정도.


이곳이 랜드마크이다 보니,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편이다.


치앙마이 전역을 돌다 보면, 의외로 깨끗하고 예쁜 길거리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알록달록하면서 빈티지한 멋을 내는 길거리는 스냅을 위주로 찍는 본인과 같은 사진가에게는 매력적이다.


릭샤를 세우고 잠시 쉬는 기사님.

길을 지나다 보면 오래된 길거리지만 여유있는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시간에 쫒겨서 관광지만 둘러보곤 하지만, 하루 정도는 관광지보다는 길거리를 천천히 걸어가면서 여유를 찾는 시간을 가져보자.

치앙마이의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소소한 장식물을 볼 수 있다. 한번쯤 긍정적이고 순수한 마음으로 둘러보고 가자.



2. 치앙마이의 속살과도 같은 시장


치앙마이를 일요일에 가면 대부분 추천받는 곳이 치앙마이 썬데이 마켓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썬데이 마켓은 일요일 저녁을 장식해주는 꽃과 같은데, 타패 게이트를 시작으로 치앙마이 중심지까지 이어지는 엄청난 규의 시장이 밤 사이에 생기게 된다.


파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긴 한데, 일반적으로는 태국의 생활형 의상, 비누, 향신료, 장식품 등등이 상당히 많다. 특히 알록달록하고 섬세한 태국 특유의 장식품과 기념품들은 재미삼아 한번 사보는 걸 권장한다.


물론 조심해야 할 점은, 한 군데에서만 파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 여러 곳에서 팔기 때문에 다양한 상인에게 물어보는 게 좋은 편이다.


비누, 우산 등 치앙마이 특유의 아름다운 공예품 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시장이 열리는 구석마다 맛있는 음식들이 팔기 때문에, 그런 음식들을 한번씩 먹어보는 것도 괜찮은 편이다. 무엇보다 이 시장이 괜찮은 이유는 한국에서의 예상과 다르게 미친듯이 저렴한 물가(!)가 아닐까 싶다.

다양한 공예품, 특히 불교와 신화를 기반으로 한 제품들은 보는 재미가 쏠쏠한 편이다.

다만, 정말 썬데이 마켓이라고 해서 그런지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여기가 그 곳인가 싶을 정도로 사라져버린다.(...)








3. 가끔씩은, 초록색을 보며 살자



치앙마이의 위치 자체가 말그대로 동남아다 보니, 상당히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치앙마이를 가면 데일리 투어를 하는 편인데, 가장 많이 가는 곳들 중 하나가 치앙마이의 서쪽에 위치한 도이 인타논 국립공원(Doi Inthanon National Park)가 있다.


말 그대로 인타논 산이라는 뜻으로, 태국 최고봉(2,596m)이기도 하고, 식생 특성상 이끼들이 많이 낀 삼림을 볼 수 있다.


인타논은 타이왕국의 마지막 왕자의 이름으로서, 정상에 올라가면 이를 기리는 곳이 있고, 가는 길에 사원이 있어서, 가볍게 들러봐도 좋은 편이다. 둘레길은 말그대로 이런 초록색을 띤 삼림을 체험해볼 수 있고, 둘레길이 있기 때문에 삼림욕과 함께 다양한 폭포를 볼 수도 있다.

관광 코스를 돌다 보면 볼 수 있는 것은 이런 자연 경관 사이에 웅장하게 떨어지는 폭포들이다. 폭포는 사실 두 가지가 있지만, 정말 눈으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폭포는 바로 와치라탄(Wachirathan) 폭포이다.


높은 바위 위에서 계단식으로 떨어지며 물안개를 남기는 폭포의 모습은 매우 장관이어서, 날씨가 좋은 날은 정말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특히, 쨍쨍한 햇빛과 함께 옆에서 굴절되어 볼 수 있는 무지개는 장관이라, 투어를 하게 된다면 반드시 들러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4. 태국의 상징, 코끼리



태국의 상징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코끼리 또한 치앙마이의 관광 코스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태국의 이미지를 더 강하게 보여주는 동물로, Eco Tour, Tracking과 같은 형식으로 투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바나나와 사탕수수 등 먹이를 주고 코끼리와 교감해보기도 하고, 직접 이름을 부르고 사람의 목소리로 교감을 해볼 수도 있다.  특히 코끼리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서 지능이 높은 편이라, 약간의 훈련을 통해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한다.

코끼리와의 교감은 코끼리 목욕봉사(?)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물론 같이 물장구를 치면서 코끼리와 놀아보는 느낌이긴 하지만, 코끼리가 은근 덩치가 크고 물장난을 좋아해서 순식간에 물벼락을 맞는 경우가 많다.

물론 치앙마이 뿐 아니라 태국 전체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동물은 사실 개들이 아닐까 싶다. 가는 길마다 개들이 한두마리씩 있어서, 뭘봐?(...)라는 식으로 눈을 마주치곤 한다. 물론 건드리지만 않으면 별 일 없다.

건드려도 너무 더워서 늘 뻗어 있다...

우정출연한 하얀마음 백구...는 아니고 그냥 하얀 개...(백구맞네)








5. 여기가 치앙마이?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사원과 유적


태국을 어찌 보면 관광 국가로 발돋움하게 해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러 사원, 유적들도 있을 것이다. 위의 내용도 있지만, 많은 사원, 절들이 고대에서부터 내려왔기 때문에, 이런 유적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중에, 낮에 봐도, 밤에 봐도 장엄한 도이수텝(วัดพระธาตุดอยสุเทพ)사원은 황금빛으로 그 모습을 자랑한다. 치앙마이 도심에서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거리인데, 상당히 높은 산 위에 있기 때문에 꼬불거리는 길을 타고 올라가게 된다.


푸니쿨라 방식의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면 황금의 사원이 당신을 반겨줄 것이다. 치앙마이 전역을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도 하는 건 덤.

사원에 들어가실 때는 복장이 단정해야 하며 신발을 벗어야 한다. 내부에서의 사진은 예의상 자제하는 것을 추천한다. 도이수텝 또한 어느 누군가에게는 성스럽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낮에 보는 사원들, 유적들도 다채롭다. 타패 게이트 안쪽의 왓 프라싱 또한 마찬가지로 여유롭게 볼 수 있다. 다만 도착한 날의 선데이 마켓의 엄청난 인파(...)에 밀려 살짝 사진만 찍고 온게 아쉬울 따름..

위에서 얘기한 것과 같이 사람냄새가 나는 거리와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리는 사원들 덕분에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6. 여행자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쉼터, 카페와 정원


"치앙마이 한달살기"와 같은 말이 유행이었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자. 왜일까? 물론 치앙마이를 가면 약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치앙마이는 그냥 일반적인 동남아 도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 푸켓이나 파타야 같이 바닷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방콕의 시암파라곤 같은 초대형 쇼핑몰이 있는 곳도 아니다. 바로 빈티지한 길거리에 속속들이 숨어있는 "카페"들이 전 세계의 IT프리랜서들을 끌어오는 데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이곳은 어찌 보면 이방인들의 천국과 같은 곳인데, 기존의 방콕도 이방인들의 천국이었지만, 최근엔 치앙마이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IT업무를 하는 프리랜서들에게는 특정 지역이 필요없기 때문에, 맛난 커피와 시원한 에어콘, 그리고 Wi-Fi만 있어도 본인들의 장비인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앙마이의 카페들은 이런 요소들은 꽤 많이 갖추고 있다.


물론 프리랜서 뿐 아니라,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이다. 한국은 아직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런 식으로 해서 사무실을 꼭 출근하지 않더라도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기에...


사진의 리**** 카페를 예로 들었지만, 치앙마이에서는 이런 생각보다 보는 재미, 맛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카페가 매우 많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커피의 질도 좋은 곳이 많고, 실내도 깔끔해서 여행 중에 지친다면 한번씩 들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라떼 아트, 이 가게가 라떼 아트 대회에서 세계챔피언을 수상했다고...


카페 안에서만 있으면 치앙마이 특유의 정원들을 놓칠 수 있다. 무엇보다 기후 덕분에 푸른 자연이 뛰어난 곳이다 보니 자그마한 카페들에도 정원이 너무 잘 되어 있다.

안에서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맞고 있었다면, 나갈때 한번 정도 치앙마이 카페의 정원을 둘러봐주자. 물론 정원은 카페만 있는 것은 아니니 카페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카페에 가면 꼭 근처의 정원에 들러, 눈과 마음을 정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모든 카페에 정원이 있진 않지만...




치앙마이는 "한국에서 태국까지 여행갔는데 그래도 힐링은 하고 와야 하지 않겠어?" 라는 생각으로 간 곳이었다.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 생각없이 가는 휴양보다는 생각을 정리하고 리프레시하는 것에 적합한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푸른 바다를 보며 칵테일을 마시는 것도 휴식이지만, 가끔씩은 초록빛 자연과 많은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것도 휴식이니깐.


위의 글처럼 본인이 멍때리는 휴식보다는 생각하는 휴식에 맞는다면? 치앙마이를 한번 정도 가보길 권장한다.


물론 또 한번 갔다가 한달씩 머무르게 되는 것은 본인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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