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집을 사기로 했습니다] 출간기념 사은회 후기
6월 4일 일요일 정오.
코너샵에서 혼자 (최소한 주인장 은덕과 함께라 다행) 하염없이 저녁 8시까지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리바리 혼자서도 놀 거리를 잔뜩 챙겨갔다.
우쿨렐레 치면서 노래 불러야지, 얻어다 놓고 단 한 번도 불지 않은 멜로디언을 연주해야지, 이왕이면 신간 출간을 기념하는 노래도 하나 만들면 좋겠다. (이래 봬도 나름 싱어송라이터 크하하하)
은덕이 같이 자리를 지켜주기로 했고, 오후에 으으도 온다고 했으니까 같이 나눠 먹을 웰컴푸드를 챙겼다. 생각해보면 오겠다고 한 친구들이 넷, 예술로 같이 하는 동료 선생님들도 다 와주시기로 했으니 흥행(!)은 예정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 와야 오는 거다, 라는 마음이었나 혼자 놀아도 상관없으니 혼자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잔뜩 계획했다.
도착해서 짐을 풀자마자 준비한 찐 달걀에 네임펜으로 가지 얼굴을 그렸다. 든든히 밥도 먹고 갔는데 초조해서인지 은덕이 점심식사 할 때 얻어먹었다. (그냥 먹고 싶어서겠지!)
12시 반이 되자마자 수원과 부천에서 친구들이 왔다.
와… 안 올 거라고 의심한 건 아닌데 너무 고맙고 반가워서 감격.
호들갑 떨면서 마치 내 가게인 양 코너샵 구석구석을 소개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세종에서, 전주에서 전직장동료인 친구들이 도착했다.
멀고도 가까운 페미니스트 친구, 힘든 시간을 같이 울고 웃었던 동지,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는 든든한 지지자.
으앙… 온다고 말했는데도 진짜 눈앞에 마주하니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꼭 껴안고 고맙다 반갑다 말했다.
책에 사인하고, 이야기하고,
일일찻집에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는 호스트처럼 이리저리 우왕좌왕.
와중에, 통증완화 패치를 붙이러 안아파 선생님께 잠깐 다녀왔고, 움직이는 김에 집에 들러서 ‘나 혼자 발리’ 와 ‘오늘 또 미가옥’ 책을 들고 왔다. 오늘 온 친구들에게만이라도 자랑하고 싶었다.
전자책으로 출판한 <나 혼자 발리>를 소장용으로 딱 한 권 직접 만들었다. <오늘 또 미가옥>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책으로 내지 않기로 했는데 미가옥 헌정용으로 샘플본을 몇 개 만들었다.
안아파에 다녀오는 사이 으으가 반려인간과 함께 도착해서 호스트도 없는 일일찻집에 어색하게 앉아 있었다.
이렇게 성황리에 많은 손님이 찾아 줄 줄 모르고 보험처럼 으으를 불렀는데, 조금 미안하다.
책 전해 줄 때는 없어서 못 준 ‘집문서’ 굿즈를 챙겨서 들려보냈다. 우리는 언제든 또 만날 수 있으니까.
뜻밖의 손님도 찾아왔다. 대전 여행 삼아 지역특산물과 맞춤형 선물을 잔뜩 들고 온 (구)학생 (현)동료. 그를 전주도서관 독립출판 수업에서 ‘발견’하여 쓸모임의 회원으로 섭외했다. 임직원도 인파를 뚫기 어렵다는 일요일의 성심당에서 순수롤도 안겨주고 갔다. 알아가는 사이의 멋진 예술가들, 존경하고 흠모하는 선배님, 언제나 고맙고 편한 친구, 처음 만났지만 계속 보고 싶은 친구의 친구를 만났고 엄청난 축하를 받았다.
내가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사은회’ 였는데, 결과는 사랑과 축하를 배불리 먹어치운 나를 위한 ‘뷔페’ 였다.
'착하게 살면서 이 빚 다 갚자’는 마음이 절로 난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