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이유

[책] 글쓰기의 최전선(은유)

by badac

도서관에 <글쓰기의 최전선>이 없어서 구입희망도서로 신청했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를 먼저 읽었는데 나는 아내도 며느리도 엄마도 아니어서 이야기에 크게 감응하지는 못했지만 글이 참 좋아서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분이 쓴 글쓰기 책이라니. 최전선이라는 단어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글을 쉽게 쓰는 편이지만 더 좋은 글을 싶고 늘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음먹은 만큼 많이 쓰지는 못하고 글쓰기 책도 여러 권 사놓고 보지 않아서 이 책도 처음에는 사지 않고 빌려봤다. 단숨에 울면서 읽어내려 갔는데 끝까지 다 보고 나니 정작 어떻게 글을 쓰라는 건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좋은 글과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 사랑스럽고 고마워서,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너무 내 마음 같아서 읽다가 여러 번 멈춰서 숨을 골랐다.


한참 후에야 이 책을 사게 되었는데 아는 동생이 글쓰기 수업을 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도서관에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빌려 읽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수업이나 모임을 진행하는지 찾아봐도 걱정과 부담이 줄지 않았다. 그러다가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여전히 또 눈물이 났다. 그도 나처럼 전보다 나은 글을 쓰고 싶어서 찾아왔을 테지. 잘 가르칠 자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함께 쓰고 읽는 학인이 되어보자.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에 관한 책을 같이 읽자고 했다. 왜 쓰고 싶은지, 무엇을 쓰고 싶은지, 어떻게 쓰고 싶은지 자연스럽게 책에서 질문을 찾아내면 좋겠다. 나 역시 다시 한 번 정독하며 내 마음을 다잡는다.


이 세상에는 나보다 학식이 높은 사람, 문장력이 탁월한 사람, 감각이 섬세한 사람, 지구력이 강한 사람 등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많고도 많다. 그런 생각을 하면 기운이 빠진다. 이미 훌륭한 글이 넘치므로 나는 글을 써야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내 삶과 같은 조건에 놓인 사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나의 절실함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나만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또 기운이 난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 글쓰기의 최전선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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