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주도(1) 濟州島

이가지 님과 신바닥 님이 들려주는 여행만담. 빼어난 여행_11

by badac

배타고 동물과 함께 제주도 가기


이가지 : 도대체 여기가 어디냥. 얘기를 좀 해보렴.


신바닥 : 네, 오시느라 너무 수고하셨어요. 여기는 제주도입니다. 집에서 완도항까지 네 시간 정도 차타고 거기서 또 두 시간 배타고 오시느라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이가지 : 답답하고 좀 어질했는데 견딜만했어. 근데 여기 동생들도 둘이나 있고 재미있어. 집이랑 비슷한 거 같아. 인간들도 잘 놀아주고. 나야 머 여기서도 자고.


신바닥 : 마음은 모시고 나가서 바다도 보고, 오름도 오르고 그러고 싶었는데 비바람이 너무 몰아쳤잖아요. 그래서 그냥 저희 계속 집에서 쉬고 있어요. 괜찮으시죠?


이가지 : 응. 근데 나 비행기는 못 타는 거야? 왜 배타고 왔어?


신바닥 : (네, 너무 무거우셔서요) 티웨이 항공은 7킬로그램까지 된다고 하고 보통은 이동장 포함 5킬로그램이래요. 선생님은 5.6킬로시잖아요. 그리고 화장실이랑 이것저것 짐 챙겨갈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나서 차 가져가야겠더라고요. 차는 좀 타보셨잖아요. 4시간 장거리는 처음이시지만 잘 하실거라고 믿었습니다.


이가지 : 응. 차 좋아해. 이동장안에 들어가는 거보다 그냥 대시보드에 앉아가는 게 더 좋은데..


신바닥 : 위험할지도 모르고요. (너무 뚱뚱하셔서 시야를 가리시거든요)


이가지 : 배는 무조건 다 탈 수 있는거야?


신바닥 : 이동장 안 넣고 일반객실에 타면 된데요. 따로 신청하거나 비용을 내거나 그러지도 않고요. 너무 크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위협을 줄 우려가 있을 때는 차에 동물만 타야 된다고 해요.


이가지 : 나는 그럼 어디서 배를 탄거냥?


신바닥 : 우리는 완도에서 탔습니다. 배 처음 타시니까 제일 짧게 배를 타는 방법을 알아봤죠. 제일 빠른 게 1시간 40~50분이더라고요. 목포, 여수, 해남, 부산 등 출발하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목포와 여수에서 출발하는 배는 4~5시간 소요되고 해남에서는 2시간 반, 부산에서는 12시간 걸리더라고요. 세월호 참사 이후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은 운행이 중단된 상태고요.


이가지 : 근데 인간 너는 계속 집에서 잠만 자더라.


신바닥 : 아, 네네. 히히. 그렇지 않아도 제가 부지런히 여러군데 관광을 많이 다니는 편은 아닌데 계속 비바람이 몰아쳐서 근처 수퍼에 뭘 사러 가기도 어렵더만요. 십분 걷는 동안 우산이 세 번이상 뒤집어지고 우산을 써도 소용없더라고요. 비가 막 옆으로 오고.


이가지 : 그래서 밖에 구경은 전혀 안 나갈거냥?


신바닥 : 네. 그냥 집에 있을 건데요. 대신 제주 동쪽에서 5년차 이주민인 이 집 주인에게 좋은 곳 소개시켜 달라고 했어요. 알려만 줄게요.


이가지 : 제주가 뭐 그렇게 커? 동쪽 서쪽 구분해서 이야기하게.


신바닥 : 크죠. 육지 사람들이야 제주도가 하나로 여겨지고 이쪽 끝에서 저쪽 끝이 별로 안 멀게 느껴지겠지만 사시는 분들은 제주시 서귀포시간, 동쪽과 서쪽간 이동이 크게 많지 않다고 해요. 동쪽 지역 중심으로 친구가 좋아하는 곳 두 군데 알려드리겠어요.


이가지 : 난 별로 관심없는데.


제주 동부. 손지오름과 함덕 서우봉

000033.jpg

신바닥 : 그냥 들으시고요. 손지오름과 서우봉입니다. 제주에는 오름이 많잖아요. 오름은 분화구가 있는 작은 산인데 야트막한 언덕처럼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부터 꽤 높은 오름까지 아주 다양하죠.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등이 유명한데 유명하지 않은 오름들도 탐방로와 정상에서의 경치 등 각자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친구들이 추천해주는 장소를 좋아해요. 어디든 다 아름다운데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좋아하는 장소라는 특별함이 있잖아요. 용눈이 오름이 정말 아름답기는 한데요, 방송에 나오고 그러면서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오를 때 많은 사람들을 마주치는 게 조금 싫을 때가 있짢아요. 바로 옆에 있는 손지오름에서 용눈이오름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렇게 좋다고 해요. 손지오름은 한라산의 손자뻘이다 그래서 이름이 손지오름이래요.


다른 한 곳은 함덕 서우봉인데요. 동쪽에서 무슨 일몰이냐 그러시겠지만 한라산 너머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답니다. 한 장소에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인데요. 바다위로 해가 뜨고 바다 너머 한라산 쪽으로 해가 집니다. 봉우리에서 노을에 물든 바다를 바라보는 것, 해수욕장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타는 것이 모두 그림 같다고 합니다.


이가지 : 오름도 올라가보고 바다도 보고 싶다냥. 나도.


신바닥 : 다음주에 서쪽 지방으로 옮길거니까 그때는 꼭 가봅시다.


이가지 : 오늘 가보면 안돼?


신바닥 : 귀찮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심도 只心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