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은 연결, 답답하지 않은 거리

<어쩌면 이루어질지도 몰라> <둘이 같이 프리랜서>

by bad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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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살이를 시작한 지 3년 하고도 3개월, 이제 40개월 차에 들어섭니다. 더 이상 귀촌 새내기라고 말할 수 없는 처지인데요, 여전히 마음은 흔들립니다. 후회하며 도시로 돌아가겠다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 단단히 자리를 잡고 좋은 이웃들과 관계를 맺으며 잘 살고 있나 하는 질문을 매번 하거든요. 친구들과 모임을 만들어서 뭐라도 해보려고 했고, 도시와 지역을 연결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어서 와서 이웃이 되자고 말해왔습니다. 친구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귀촌녀의 세계란>이라는 팟캐스트를 만들어 여성들을 위한 귀촌 정보를 제공하고, 선배 귀촌여성들의 삶의 지혜를 나누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멋진 여성들은 외롭고 괴로운 순간이 분명 있었지만 함께 하는 이웃 덕분에, 아름다운 자연 덕분에, 자기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향해 조금씩이나마 다가간다는 믿음으로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쌀이 떨어졌다는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쌀을 가져다주고, 혼자 살며 밥은 잘 챙겨먹나 걱정하며 반찬도 나눠주고, 가끔씩 함께 산책하고 야식 먹는 친구가 있는데도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살아도,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헛헛하고 외로운 순간이 있다고 말하는 걸 보면 인간이 원래 외로운 존재이긴 한가봅니다. 그렇다고 그냥 그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나름의 방법대로 돌파구를 찾아보려고 노력은 합니다. 친구를 만나서 너는 도대체 외롭지 않냐 무슨 힘으로 사냐 이런 걸 물어보기도 하고, 외롭지 않은 척 모임에 나가 앉아있다 오기도 하고요. 큰 관심은 없어도 누가 뭘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일단 가봅니다. 뭐라도 하다보면 그중 하나는 걸리겠지 하는 마음입니다.


아무렇게나 아무하고나 뭐든 한다고 외롭지 않아지는 건 아니니까 우선은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떨 때 행복한지 생각도 많이 해봅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저렇게 뭐라도 실험을 해보고요. 혼자서도 해보고 같이도 해보고, 하다보면 또 동료를 만나기도 하고요. <어쩌면 이루어질지도 몰라>는 ‘어쩌면 사무소’를 만들고 운영한 이야기입니다. ‘자립, 공존, 연대를 위한 실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요. 저자 개인의 삶도 흥미진진하고 어쩌면 사무소에서 우연히, 필연적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해 읽다보면 가슴이 뛰면서 나도 이런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런데 혼자서는 너무 외로우니까 동료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나는 회사나 조직생활도 잘 못하는데 협업이 그리 만만할까 하는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둘이 같이 프리랜서>를 들춰봅니다. 기자 출신 프리랜서와 단 한 번도 회사에 소속된 적 없이 십수년 동안 모든 장르의 글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인 두 여성의 흥미진진한 프리랜서 생존기. 두 저자는 각자 자기 몫의 생활을 고군분투하며 살다가 함께 떠들고 놀고 생각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되는 어떤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도 사실은 자립과 공존과 연대에 관한 이야기죠.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텀블벅을 통해 사전 주문 및 제작비를 후원받아 독립출판물로 만들었습니다. 뭐라도 하고 누구라도 만나다보면 또 신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이미 완주 구석구석에는 뭐라도 하고 사람들도 있고요. 거기에 더해 고산면에 새로 생길 청년 거점 공간, 림보책방이나 청년술집도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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