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것을 하는 것
요새 내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고민하게 하는 세 가지 문장이 있다.
1. 인생은 그리디야
2. 호기심에는 유통기한이 있어
3. Hope is not a strategy (희망은 전략이 아니야)
첫 번째 문장은 내 고민을 듣고 난 친구가 한 말,
두 번째 문장은 인스타 릴스 알고리즘에 등장한 일본 청년이 한 말,
세 번째 문장은 영화 <F1 더 무비>의 주인공 소니 헤이스가 우리가 순위를 올리기 위해서는 앞 팀이 부진해야 한다는 팀원의 말을 듣고, 한 말이다.
그리고 난 오늘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두 번째 관람했다.
한 번 더 보니 처음 봤을 때와는 다른 것들이 또 보였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하는 것.
요새 나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주었던 위 세 가지 문장이 영화를 재관람한 뒤 어느 정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아서, 나의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 어쩌면 미래의 나에게 영감 혹은 동기부여를 주길 바라며
먼저 나와 내 친구는 컴퓨터를 전공했다. 그래서 위 문장은 사실 “인생은 그리디 알고리즘처럼 살아야 해”로 해석된다.
그리디 알고리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 선택에서 지금, 이 순간 당장 최적인 답을 선택해야 한다.
내가 왜 이 문장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맞다고 결론지었냐면, 사실상 지금의 나도 과거의 순간 속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선택한 결과기 때문이다.
과거의 여러 연속적인 순간들에서 지금 현시점에 가장 최적의 상태인 나를 보장해 주는 선택을 했을까?
그건 누구라도 못한다.
단지 그 순간 이게 최적이겠거니 하고 선택한 것이지.
알고리즘 문제를 좀 풀어본 사람들은 이런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리디 알고리즘이 항상 최적의 답을 제공하는 것은 아닌데 왜 인생을 그리디하게 살아야 해요?
물론 최적의 답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모두가 잘 먹고 잘살겠지.
난 그리디 알고리즘이 최적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항상 나는 그 순간 제일 나은 선택을 한 것이고, 할 것이다.
그러니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여정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선택을 후회하기보단 즐기는 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렇게 생각해도 받아들이는 게 참 어렵지 않은가 : )….
요새 호기심이라는 감정에 소중함을 느낀다. 최근 들어 아래 문장 중 했던 생각이 있는가?
이거 해보고 싶다, 저거 배우고 싶다, 나 저 사람처럼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 이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1년 전, 5년 전과는 어떻게 다른가?
이때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아 뭐 상관없어, 지금도 인생 그렇게 나쁘지 않으니까”
“그땐 그렇게 배우고 싶었는데, 지금은 별로 배우고 싶지 않네. 왜 그랬더라?”
“바빠, 배울 여유가 없어”
하며 그냥 흘러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선택하지 않는 게 당연하게 되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버릇이 점점 사라지게 될까 무섭다.
나조차도 나에게 기대하지 않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 말하는데, 그 사람이 항상 대답만 하고 행동으로 안 옮긴다면 그 사람에게 계속 얘기하겠는가? 얘기한다고 해도 기대하는가?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작게는 취미가 더해져서 인생이 풍요로워진다던가
궁극적으로는 내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서 오는 나에 대한 신뢰감,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싶다.
내 얘기를 잠깐 하자면 나는 전형적인 한국식 표준 루트를 쉼 없이 따라왔는데,
입대하기 전까지는 내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들을 용기도 없었고.
군대에서 책도 많이 읽고, 여러 가지 생각도 많이 했는데 이에 따라서 내면에서 무언가 변화가 일어났다.
주관 없이 고분고분하게 살아왔던 인생의 첫 번째 분기점이랄까..
내가 좋아하는 <데미안> 구절이 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부숴야 한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 첫 번째 투쟁의 순간은 군대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내가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워본다. 지금 돌이켜봤을 때 ‘아, 배우지 말 걸’ 후회되는 것?
단 한 개도 없다.
아마도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두 번째 투쟁 중인 것 같다. 이번 투쟁으로 내 알은 깨질 수 있을까?
사실 깨지지 않는다 해도 좋다. 알에서 안주하며 나아질 거라는 희망은 전략이 아니니까.
사실 재관람하게 된 주된 이유는 첫 번째 관람 때 재밌게 봐서, “이거 4dx로 보면 엄청 몰입되고 재밌겠다!” 였다.
예매할 땐 몰랐지,, 내가 이거 보고 글을 쓰게 될 줄이야.. 극 중 소니 헤이스의 일에 대한 태도가 참으로 멋있고 부러웠다.
그래서 내 기준에서의 일은 무엇인가부터 정리해보고자 한다.
나는 현재 27살 남자, 금융 it에서 1년간 근무했다. 휴학 한 번 없이 달려왔는데,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 일에 대한 것에 별생각이 없었다.
대학생 때는 취업하더라도 일로써 행복을 찾지 말고, 퇴근하고 행복을 찾으면 괜찮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서비스, 제조, 금융 가릴 것 없이 취업 준비를 했다.
운이 좋게도 바로 금융권에 취업했고,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생각보다 일이 너무 적성에 안 맞았다. 내가 속한 사회는 치열했다.
9-6 근무만 해도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내 사수, 팀장, 팀원 모두 일을 더 했다.
근데 내가 느끼기에는 다들 별 생각 없이 하더라는 것이다.
일 많으니까 하는 거고, 시키니까 하는 거고, 일을 재밌어하지도 않고 자부심도 없었다.
하지만 돈은 섭섭지 않게 주니, 일을 쳐내고 있다.
난 이러한 환경에서 적성에 안 맞는 일을 잘하고 싶지도 않고, 열심히 하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9-6 근무가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것도 일이 재미없고, 만족하지 않아서겠지.
그리고 심지어 팀 인원 교체가 되면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일하는 경험도 가지고 있다. 이거 쉽지 않다.. 좋게 생각해서,, 나에게 미래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게 해줘서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하자.
우물 밖을 보고싶어졌다. 밖은 어떨지 궁금해서 대학생 때 같은 동아리 했던 사람들, 대학 동기들에게 연락하여 약속을 잡고 근황을 물었다.
중소기업, 스타트업, it 서비스, 제조, 금융권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를 나눠봤는데,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참 멋있더라.
각자의 고충은 다 있는 것 같고,,, 다 개발자들이어서 얘기를 들어보면 개발이라는 직군에서 오는 어쩔 수가 없는 근무라고 해야할까..
그런게 참 it 회사원 입장에서 “어쩔 수가 없다”
"난 원래 이래", "어쩔 수가 없었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말 어쩔 수가 없더라..
심지어 나는 글로벌을 담당하고 있어서 시차라든지, 한국 휴일과는 상관없어서 대기해야 하는 이슈라든지가 너무 스트레스다.
그래서 요가 지도자 과정이라든지, 내가 진짜 잘하고, 잘하고 싶어 하는 게 무엇일까를 회사와 병행하며 찾아가는 중이다.
지도자 과정에서도 원장님이 지도자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요가를 사랑해야 한다고 한다.
소니 헤이스도 레이싱을 하는 이유가 속도나 명예가 아니라 레이싱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초반에 내가 언급했던 “내가 사랑하는 것을 하는 것”을 찾는 것이 요즘 내가 느끼는 공허하고 무기력한 감정을 해소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되어 세 가지 문장을 연결하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를 보는 도중 가슴이 벅찼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것을 하면 되지 않나?
이제 어느 정도 투쟁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근데 큰 문제가 두 가지 남았다.
1. 나도 일을 사랑할 수 있을까?
2. 결국에 문제는 현실이다.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사랑하는 것이란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 할 것이다. “사랑”의 무게가 사람마다 다르고, 일이 주는 의미도 각자 다를 것이다.
단순히 생계 때문이 아니라, 이 일이 내 삶이나 세상에 의미를 준다고 느끼는 것.
힘들더라도 본질적으로 재미있고, 다시 해도 좋다고 느껴지는 것.
나는 이러면 일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나로서는 무엇을 사랑하는지 찾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에 대해 끈질기게 사유해야 한다.
첫 번째 문제를 나름대로 정의했다. 하지만 두 번째 문제가 남아있다.
얼마 안 가 찾으면 좋겠지만 찾기까지 시간과 돈이 얼마씩 들지 모른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여야 급하게 타협하지 않고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당장 나랑 잘 맞는 것 같은데? 하는 요가도 돈이 있어야 배우니 말이다.
나에게는 돈이 중요한 가치가 아니지만, 대학생 시절 힘들었던 기억으로 먹고 싶은 거 먹고 살 만큼은 벌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이 한쪽에 있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 이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꾸준히 생각해 왔다.
하지만 내 기준에서 지금은 주위 사람들과 회사 분위기가 돈에 치중돼 있어서 밸런스가 무너진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토익 스피킹을 취득하고, 코딩테스트 문제를 풀며 NCS 문제집을 샀다.
내가 현재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는 개발이 효율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금융권을 벗어나서 회사 생활을 한 번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금융권이 나랑 안 맞는 걸 수도 있으니까!
또한 몇 달 전부터 드는 생각이 회사 한 번 들어가서 계속 다니는 게 너무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회사생활도 체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어린 생각도 하는 요즘이다.
얼마 정도가 있어야 마음 놓고 사랑하는 것을 찾아 나설지 감조차 안 잡히지만, 그냥 움직이고 싶다. 어쩔 수가 없다.
회사 생활을 지속한다면 부유해지겠지만 이 호기심도 사라질 것이고, 나도 내가 지금 보는 그들처럼 바뀌겠지.
“취업시장이 역대급으로 안 좋아. 회사 밖은 불지옥이야. 다른 데는 다를 것 같아? 여기만 한 데 없어. 여긴 안 망해. 걱정돼서그래.”
네 조언 감사드립니다. 그렇다고 여기 계속 있는다고 제가 행복할 것 같지 않아요.
그래, 그거면 됐지. 나는 날고 싶어요.
음... 글쓰기.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글을 쓰다보니, 배워보고 싶어졌어요.
최근에 배우고 싶은건 수영, 사진이었는데 글쓰기도 추가됐네요.
소중한 녀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