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유발했던 신비한 열정으로부터 눈을 돌릴 때 사랑이 지속될 수 있음을, 유효한 관계를 위해서는 그 관계에 처음 빠져들게 한 감정들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다. 이제 그는 사랑은 열정이라기보다 기술이라는 사실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 알랭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사랑은 열정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사실을 이 나이에 이제야 배우고 있다. 나는 웬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먼저 관계를 놓지 않는 사람이라 스스로의 사랑을 유지하는 능력에 대해 크게 의심하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사랑을 오래 유지한다"가 "사랑을 잘 유지한다"와 동의어가 아님을 이제야 알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랑을 유지하는 실력이 후퇴되어감을 느낀다. 이전 경험에서 배운 것들이 있으니 다음엔 당연히 이전보다 양질의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라고 해야 할까. 빨리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닌 지금까지 내 사랑의 방식들이 옳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보통씨의 책을 급하게 샀다. 상대방을 향해 쉼 없이 비난했던 손가락을 돌려 내 사랑의 기술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신념과 고집들이 어쩌면 틀렸을 수도 있음을, 나의 기술 점수가 빵점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출발선에 놓고 이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2023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