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은 정말 우연일까?

by 새벽의숲

우리는 종종 운이라고 말한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좋은 일이 생기면 운이 좋았다고 하고, 나쁜 일이 닥치면 운이 나빴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운이었을까. 우리가 우연이나 운이라 부르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가진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세상을 보는 나의 창이 작을수록, 창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예측 불가능한 우연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어떤 가게의 매출이 갑자기 줄었다. 정보가 없는 사람은 이번 주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아는 사람은 지난주가 연휴여서 그랬다고 분석한다. 이 정도는 흔히 말하는 경험의 영역이다.


그런데 만약, 지난주가 연휴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맥락을 아는 사람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길 건너 가게가 이번 주부터 할인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의 질문에 다다른다. 만약 한 사람이, 정말로 많은 것을 알게 된다면. 그는 미래를 예측하는 걸까, 아니면 이미 정해진 사실을 그저 읽어내는 걸까.




우리는 대부분 점으로 세상을 본다. 매출이 줄었다는 하나의 점. 이것만으론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지난주가 연휴였다는 또 하나의 점이 더해질 때, 비로소 두 점은 인과관계라는 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선만으로도 세상은 여전히 우연으로 가득하다. 갑작스러운 날씨, 예상치 못한 사건들은 그 선의 바깥, 운의 영역으로 남는다.


이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을 상상해 본다. 그는 단지 경쟁사의 할인 소식만 알지 않는다. 그들의 재고 사정, 현금 흐름, 소비자들의 미묘한 반응, 심지어 다음 분기 원자재 가격 변동까지 파악하고 있다.


이 사람에게 경쟁사의 할인은 위협이 아니다. 그저 또 하나의 사실일 뿐이다. 그는 즉각적인 맞불 할인을 하지 않는다. 상대가 단기 출혈을 감수할 때, 오히려 더 먼 곳을 본다. 그렇게 면으로 생각한다.


몇 달 뒤, 결과는 명확히 갈린다. 밖에서 보면 그것은 신의 한 수 또는 엄청난 운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방대한 맥락 위에서 내려진 필연적인 판단이었을 뿐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거의 모든 정보를 가진 존재를 생각한다. 전 세계의 날씨, 항구에 정박한 배의 숫자, 사람들의 감정 데이터까지. 이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아는 존재.


이 존재에게, 우리가 폭락이라 부르는 시장의 재앙은 우연한 사고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수백만 개의 변수가 얽히고설켜 만들어낸, 계산 가능한 결과일 뿐이다. 이들에게 운이란, 아직 계산에 넣지 못한 아주 사소한 변수일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우리는, 신이 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가질 수도 없다.


하지만 이 생각은 나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통찰력이나 혜안이라 부르는 것들. 어쩌면 그것은, 남들보다 더 오랫동안, 더 넓게 쌓아 올린 맥락의 다른 이름은 아닐까.




매출 하락을 그저 운으로 돌리는 사람은 다음 주에도 운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 넓은 맥락을 보려 애쓰는 사람은, 스스로 운이 끼어들 자리를 줄여나간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처럼 보이는 일들도, 사실 그 이면에는 겹겹이 쌓아온 나만의 맥락이 있었을 것이다. 운 나쁘게 틀어진 관계처럼 보이는 일도,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수많은 맥락이 숨어 있었을 것이다.


정보가 부족할 때, 세상은 온통 우연의 연속이다. 하지만 내가 더 넓은 시야를 가지려 애쓸수록, 세상은 조금씩 필연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운이란,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필연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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