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인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역설적인 방법
나는 글을 쓰는 행위가 흩어지는 생각들을 붙잡아두는 일이라 믿었다.
내 머릿속을 스쳐간 수많은 상념이 그렇게 글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렇게 쌓인 기록을 보며 나는 스스로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여겼다.
하지만 어느 날, 이전에 썼던 글들을 찬찬히 다시 읽다 보니 문득 깨달았다.
나는 생각이 많은 것이 아니라, 몇 가지 특정한 생각과 고민을 그저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어쩌면 내가 반복하는 생각의 핵심은 세 가지 질문에 귀결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이대로 괜찮은가?', '그래서 최종적으로 뭘 하고 싶은가?'
이렇게 같은 고민을 되풀이해도 결국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지만,
내 머리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나는 보통 고민 끝에 답을 도출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질문처럼 근본적이고 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는, 그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나를 침체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성찰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를 갉아먹는 '소모적인 굴레'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고민들에 한해 역설적인 해법을 적용해 보기로 했다.
머리로 먼저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무엇이든 행동을 늘려 고민할 시간을 물리적으로 줄이는 것.
펜을 잠시 내려놓고, 그 고민의 에너지를 아주 작은 '움직임'으로 전환할 때,
비로소 나는 이 쳇바퀴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그토록 찾던 해답은, 복잡한 머릿속이 아니라 바로 그 작은 행동들 속에 숨어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