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9 '바르셀로나' 유럽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루트에 무조건 추가하는 곳이다. 무엇이 있기에 그렇게 난리법석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여행 막바지라 여행에 물린 느낌도 있어서 대충 훑어보고 싶었다.
어젯밤이었다. 바르셀로나의 투어들을 살펴보았다. '가우디'라는 건축가가 세운 건물들을 따라가는 투어가 있었다. 가격도 괜찮기에 신청했다
가우디 투어 처음으로 본 건물
8시에 찬바람을 맞으며 밖으로 나왔다. 모이는 장소가 숙소 앞이어서 편했다. 9시가 되어서 가이드가 해설용 이어폰을 나눠줬다. 가이드는 한국인 무리를 이끌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앞에 과자로 만든 것 같은 건물 두 개를 보여주고는 해설을 했다. 가우디의 초창기 건물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
두번째로 간 건물
그리고 걸어서 좀 큰 건물을 갔다. 가는 길에 현지인 여학생들이 '아무 노래' 챌린지를 하고 있다. 유럽에서까지 아무노래를 하니깐 어안이 벙벙했다. 건물에 들어서니 사람들은 감격하면서 둘러보는데 나는 그냥 그랬다. 사진이나 몇 장 찍었다.
구엘 공원
버스를 타고 가우디가 만든 '구엘정원'을 갔다. 전체적으로 건물들이 동글동글한 게 과자 건물처럼 생겼다. 별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어디 전망대같은 곳이 보였는데 거기에 올라가서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구엘 공원에 있던 건축물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의 상징인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에 왔다. 이곳은 완공되기 전 가우디가 세상을 떴기 때문에 아직도 만들고 있는 중인 성당이다. 미완성이지만 예쁘긴 예뻤다. 그런데 별 감흥은 없었다. 차라리 여행 처음에 여기에 왔더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
투어를 마치니 배가 고프다. 한식이 너무 당겼다. 한식당을 찾아 지하철을 몇 번을 갈아탔다. 도착하니깐 문이 잠겨있다. 한숨이 나온다. 근처의 패스트푸드점을 찾아보았다. kfc가 옆에 있어서 그곳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서 휴대폰만 뒤적였다. '유랑'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바르셀로나의 벙커라는 곳에 야경을 보러 가는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저녁에 할 것도 없으니 댓글을 달았다. 다행히 연락이 왔고 6시까지 어떤 광장으로 갔다. 만나서 맥주를 사다 들고 택시로 벙커로 갔다.
벙커에서 찍은 바르셀로나 전경
택시는 산 중턱에 멈췄다. 거기서부터 걸어갔다. 어느샌가 사람들이 서서히 많아지기 시작한다. 다들 노상으로 맥주를 들이킨다. 구경 온 사람들 중 반은 한국인이다. 한국인의 바르셀로나 사랑은 대단한 듯하다.
느낌있다.
벙커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전경이 다 보여서 좋았다. 가져온 맥주를 나눠 마셨다. 분위기 때문인지 일행들과 만난 지 얼마 안 됐지만 어색하진 않았다. 해가 지고 주황의 불들이 도시를 서서히 밝힌다. 예쁘긴 예쁘다. 여행의 시작을 여기서부터 했으면 어땠을까 살짝 후회해본다.
벙커 야경
어느 정도 구경을 하고 택시로 다시 내려갔다. 일행이 추천해준 식당으로 갔다. 맛도 괜찮다. 벙커 못 갈 줄 알았는데 알차게 보고 돌아왔다. 일행 중 한 명인 대홍이와 가는 길이 같아 같이 걸어갔다. 얘기가 길어져서 12시까지 떠들다가 헤어졌다. 내일은 마드리드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