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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텍이 Dec 20. 2021

인생의 터닝 포인트

삶기술학교 뉴스레터 제삶지대 65호 2021. 10. 29. Fri

독자님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불릴 만한 경험을 한 적 있으세요? 터닝포인트는 ‘어떤 상황이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게 되는 계기. 또는 그 지점“이라고 해요. 저는 제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할 만큼 큰 변화를 겪은 적은 없어요. 모든 사건들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방향으로 나아가는, 제 삶의 연장선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날들을 보냈어요. 충격적이거나 평생 기억날 장면 장면들은 있지만, 그 장면들로 인해 ‘터닝 포인트’의 ‘터닝’처럼 인생의 방향이 틀어지진 않았네요. 


물론 이곳에 오기 전까지의 이야기예요. 지난날, 저는 원체 제 세상이 우물 안 개구리가 보는 좁은 세상이란 걸 알았어요. 늘 변화가 싫었고, 도전이 두려웠어요. 그렇다고 동경하는 삶, 궁금한 삶이 없던 건 아니랍니다. 어느 날 돌아본 저는, 안정적인 삶의 달콤함에 취해 가만히 앉아 터닝포인트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용기를 얹어 발밑 발판 삼아 세상 밖에 튀어 올라 착지한 곳이 한산이에요.


친절한 삶기술학교 모집 요강과 길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스트리트뷰를 다 탐독하고 나서 (당시에) 그리던 한산에서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다릅니다. 어떻게요? 더 좋게요! 물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빠짐없이 좋은 건 아닙니다. 분명 여기에 와서,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미래 고민도 하고, 적성 탐색도 하면서 나름 개인적인 고난의 시간을 겪었지만요. 그 나름대로 행복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제가 한산에서 얻어 가는 것들의 이미지를 하나하나 이어 붙인다면, 분명 따뜻하고 행복한 느낌의 그림이 만들어질 거라는 건 장담해요.

엊그저께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한산과 나와의 관계는 무엇인가요?” 저는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어요. 여기는 제3의 고향이에요. 첫 번째는 제가 스무 살 전까지 딛고 자란 ‘대전’, 두 번째는 20대 초반의 기쁨과 슬픔이 얽힌 ‘청파동’ (이 동네가 있는 도시, 서울은 제 고향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세 번째는 나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준 ‘한산’이에요. 청파동은 온갖 감정이 뒤섞인 곳이지만, 가끔은 너무나도 그리운 내가 스민 곳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한산은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친구들과 함께 웃고 있는 제가 새겨질 곳이라 여겨져요. 


언젠가 제가 한산을 떠난대도, 늘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저절로 떠올리게 될 거 같아요. 나를 찾은 곳,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웃고 떠들던 곳, 맑은 공기 마시며 나를 알아가던 장소로요. 먼 미래에 분명 나를 보듬어 줄 기억들을 지금 느낀다는 마음으로, 찬란했던 날들로 기억될 한산에서의 날들을 보내는 중입니다. 독자님은 ‘나의 또 다른 고향’이라고 할 만한 곳이 있으신가요? 그 장소를 떠올리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지고 한편으론 늘 그립나요?  


혹시 그 마음으로 데려다준, 그곳에 두 발을 딛게 된 날이 터닝포인트가 아닌지요? 저는 저를 이곳으로 이끌어 준, 삶 기술한 교에 ‘지원한 순간’을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꼽으려고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터닝포인트들이 제 인생에 나타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터닝포인트가 한 번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 은근히 기대도 되지만... 누구보다도 끈끈한 마음, 언제나 저를 조용히 지켜봐 주던 풍경들이 있는 이곳, 제게 새로운 시선을 선물해 준 이곳에 착지한 순간을 마음속에 품은 것으로, 어떤 일을 마주해도 잘 살아갈 용기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천군 한산면에서 시골 라이프라는, 흔하지 않은 삶을 마주하기 위해 내려와 한배를 타고 있는 ‘원래 도시 사람!’ 이었던 삶기술학교 동료들에게 물어봤어요. “여기 와서 무엇이 바뀌었나요?” 먼저 한산 정착 2년 차 벨의 이야기를 읽어볼게요.


 : [가치관 체인지!]
삶기술학교에 와서 ‘가치관’이 바뀌었다.
대화 주제를 던져 놓고 각자의 옳고 그름에 대한 공방전이 펼쳐지는 걸 꽤 즐겨보는 편이다. 10명의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같으면서도 다른 가치관 10개가 모이기 마련이다. 이곳에서 한 주제를 놓고 얘기를 했을 때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결과물이 어땠는지 같은 수만 가지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 반감을 가질 만한 의견을 마주할 땐, 가끔 언쟁으로 치닫는 순간들도 있긴 했지만 결국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람들을 삶기술학교에서 만났다. 그들과의 만남으로 내 ‘가치관’이 바뀌었다. 삶기술학교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한 추억과 만남 덕에, 처음엔 다소 미약했던 나의 ‘가치관’이 이제는 창대한 ‘가치관’이 되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보아 : [시골 러버로, 마음 가짐도 체인지!]  
도시 가는 게 무서워졌다 - 여유로운 게 좋은데, 도시는 모든 게 급하고, 사람들이 떼로 몰려다니고, 다들 곤두서있다. 그게 무서워졌다. 
(일할 때)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 정해진 것 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도시에서 일할 때 보다 능력치가 훨씬 올랐다.


@주 :  [ 성격 체인지, 삶기술 업그레이드! ]
mbti 바뀜 infp -> intp 됨. f에서 t가 됐다.


생활력이 늘었다 - 부동산 관련 지식, 각종 가사생활 꿀팁, 평생 찾아보지 않을 것 같던 공구질..


@재키 : [마음가짐 체인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화날 일도 '그럴 수 있다~'하고 넘기고 화낼 일이 없어졌다. 주변 환경이 마음을 편하게 해서 그런 것 같다.

@라이언 : [직업 체인지!]
백. 수. 탈. 출 


@베어 : [마음가짐 체인지!]
생각이 심플해졌다. 복잡하게 안 해도 되는 생각들로 가득 차서 힘들었는데 생각이 심플해져서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졌다.


@바벨 : [마음가짐 체인지!]
나만의 기준이 더 명확히 세워졌다


@블루 : [마음가짐 체인지!]
휴식과 일이 조화될 수 있는 것을 알았다


@토플라 : [마음가짐 체인지!]

1.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서 여유를 즐기게 됐다.

2.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고 있다.

3.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를 알았다.


@헤니 : [마음가짐 체인지!]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도시보다는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이 안에서 만족을 찾아가며 소소한 행복을 알게 되었다.

다들 저마다의 변화를 겪고 있죠. 다들 인생이 확확 바뀌는 터닝포인트로 한산을 뽑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마다의 바뀐 모습들을 마주할 수 있는 장소인 건 분명한 것 같아요. 독자님! 독자님은 앞으로 삶이 어떻게 흘러가길 바라시나요? 터닝포인트를 만나 삶의 방향을 조금 달리하고 싶으신지, 아니면 지금의 삶과 속도에 만족하시나요? 

  

제가 한산을 제3의 고향으로 품은 것처럼, 독자님 마음속에도 품고 두고두고 꺼내어 볼 수 있는 고향이, 아름다운 장면들이 반짝반짝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그런 존재가 되어줄 또 다른 고향을 원하신다면 삶기술학교는 한산에서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게요! 오늘도 독자님의 날들이 안온하길 바라며, 일주일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주에 뵐게요! 


-삶기술학교 YON


소개하고 싶은 것들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고 매일매일 바뀌는 나를 볼까?
: 1 Second Everyday 비디오 다이어리


매일 1초의 동영상 다이어리를 찍는 어플리케이션, 1 second everyday에요. 매일 사진이나 라이브 포토로 찍어도 되지만, 왠지 사진첩에 있는 사진들을 매일 들어가서 보기 힘들죠. 폴더 정리야 따로 해두면 되는 거지만, 그것도 매일매일 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고요 (제 얘기입니다 하하)

 

이 어플을 사용하시면, 매일매일 혹은 주기적으로 영상을 기록해서 짧은 기록을 할 수 있답니다. 운동을 한다면, 운동용 다이어리를. 반려견을 키운다면 반려견 다이어리를! 긴 영상으로 남기긴 그렇고, 정리해두기도 불편하다면 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보세요. 


짧게, 그러나 생생하게 훑어볼 수 있는 지난날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와 만난다면 더욱 멋지겠죠?


1 Second everyday 애플 앱스토어

1 Second everyday 구글 플레이스토어


책 편식 깨준, 터닝포인트 : 하오징팡 - 고독 깊은 곳


저는 콘텐츠 편식이 심해요. 이걸 좋게 포장하면, 자기만의 기준이 있다. 취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또 나쁘게 보면 다른 즐겁고 새로운 세상을 볼 만큼의 시선이나 열정을 못 갖췄다는 말이 되기도 하겠죠. 저는 여러 장르 중에서도 특히 공포/스릴러 물이랑 SF를 안 좋아하는데요. 제가 심하게 쫄보라서 공포/스릴러물은 보면 늘 악몽을 꿔서 이유가 있다 해도, SF 물을 싫어하는 데는.. 솔직히 말하면 이유가 없어요.


그런데 이런 제 편견을 깨준, 책 장르(?)에 터닝포인트를 안겨준 책이 있습니다. 바로 하오징팡이 쓴 <고독 깊은 곳>이라는 소설이에요. 하오징팡은 근미래에 인류가 맞이할 세상을 그리는데요. 미래의 휘황찬란한 모습만 그려낸 것 들이 아니라! 과거부터 작가가 그리는 미래까지 이어질 ‘인류’의 이야기, 사람과 사람의 관계, 인간 내면의 감정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짧은 단편소설 여러 권으로 묶여있고요, 그중 맨 첫 번째 소설인 ‘접는 도시’에 대해서 짧게 설명을 해볼게요. 


미래의 중국은 인류가 차고 넘쳐, 결국 도시를 ‘접기’로 합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배경으로, 우리가 맞대고 있는 발밑에 다른 공간이 있다는 개념이에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두 죽은 듯 잠을 자고 그들이 위치한 공간은 접어지고, 다른 도시는 펼쳐지며 그들의 삶이 시작되는 거죠. 


처음으로 본 중국 작가의 책이자 SF의 편견을 깨준 책. 저는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책이 뭐냐고 물어보면 이 책이라 답할 거예요. 혹시 SF에 편견 있으신 분.. 저랑 같이 이 책 읽고 터닝포인트 경험해 보시는 건 어떠실지요?


지칠때면 '집'을 마음 속에 품고 : 영화 집으로의 OST '집으로'

언젠가 마음이 지칠 때면 돌아오고 싶을 곳, 그곳이 어딘가 생각해 보니 '집'이 더라고요.

제겐 가족이 있는, 제가 자란 지역인 대전이라는 고향이 있고 그곳에 '집'이 있지만

제 인생 포인트가 된, 이 곳 한산이 또 다른 '집'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먼 훗날 한산을 생각하며 '집으로 가자'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제 마음이 반영된오래됐지만 늘 우리 마음을 울리는 영화,

'집으로'의 OST '집으로'를 소개 드리며 이번 주 뉴스레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이번 주도 수고 많으셨어요! 다음 주에 뵐게요!


- 사랑을 담아 삶기술학교 YON


편지를 보낸 삶기술학교@한산캠퍼스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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