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면접 만큼이나 떨렸던 대학원 입학 면접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겉으로는 이렇게 말 했지만, 내심 "설마 떨어지겠어?" 하는 마음과 "그래도 혹시 떨어지면..." 하는 마음이 왔따 갔다해서, 주변에 알리진 않았다.
남편에게도 종알 종알 말하진 못했고,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제출하고도 2주 후에 있는 면접까지 보고 난 뒤 최종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면접 때까지는 차분히 있었던 것 같다.
11월 28일 토요일 오후 2시 면접날이다.
준비해둔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프린트해서 학교 앞 카페에 1시간 전에 도착했다.
학교 앞 카페라 그런지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아직 시험기간이구나-
졸업한지 13년이라 학사일정도 가물가물한데, 회사를 다니면서 대학원을 다닐 생각하니 오랜만에 학사일정도 체크했다. 3-6월 1학기, 9-12월 2학기.
방학이 있지만, 난 직장인이라 의미는 없겠지 (ㅎㅎ)
다만 방학기간에 휴가일정도 맞춰야해서 이래 저래 J처럼 살아야 하는 샐러던트 라이프가 될거 같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하려고 캠퍼스로 들어갔다. 자대대학원이라 학부시절도 생각나고 캠퍼스에 들어오니 꼭 합격해서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이중전공으로 심리학부에서 공부했던 터라 10여년이 지났는데도 공부했던 건물은 여전했다.
1:40분쯤 면접 대기실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20명 정도 뽑는다고 하던데 6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쟁률은 3:1 정도. 23년에 처음 생긴 특수대학원이라 경쟁률이 높진 않았지만, 그래도 경쟁률이 없는 건 아니다보니 그 때부터 두근두근 거렸다.
수험번호가 앞번호라 1조가 면접에 들어가고 바로 면접실 앞 대기조가 되었다.
대기실에 오래 앉아있는 것보단 매도 빨리 맞는게 낫다고 지원을 빨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교수님은 두 분이 계셨고, 나 포함 3명의 지원자가 함께 면접을 보는 다대다 면접이었다.
앞 조가 10~15분 정도 소요된 만큼 한 명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그리 많은 것 같진 않았다.
자기소개도 하고 무엇보다 "특수대학원"인 만큼 진학의 목적과 계획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의 차이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지하고 갔고, 나 역시 연구자의 길이 아닌 내가 하고 있는 일과 학문을 접목하고 싶어 특수대학원을 고려했다.
물론,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학생이 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로 일반대학원이 아닌 직장과 병행하는 특수대학원을 선택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교수님께서 나의 진학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아마도?)해주셔서 나름 기분 좋게 면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면접까지 마치고 나니 오히려 후련했다.
약 10일 뒤인 12월 7일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여 D-1 이 되자 다시 너무 떨렸다. 한 편으론 떨리고, 한 편으론 이미 입학하고 학교를 다니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혹시 떨어져서 너무 실망하게 될까봐 10% 정도는 떨어지면 뭐.. 비싼 등록금 아끼고 좋지 뭐.. 이렇게 합리화도 동시에 해가면서.
12월 7일 당일에 늦지않게 합격자 발표가 되었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라는 문자가 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수험번호를 확인했는데,
합격이다.
나 이제 학생이 되는건가? 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