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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형 Nov 26. 2016

Full Stack UX Designer

아, 제가 풀스택디자이너라는 것은 아닙니다;;;;

디자인 매거진 CA에서 주최하는 컨퍼런스 "잘 뭉치면 산다, 구글 크로스 펑셔널(XFN) 시스템"에 다녀왔다. 현재 구글 플레이 엔터테인먼트에서 UX리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계신 안태완 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필라델피아의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부터 구글 UX리드 디자이너까지의 스토리와 구글에서 일하는 방법, 그리고 UX 디자이너로서의 자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굉장히 흥미 있게 설명해주셨다. 행사 개요는 아래 링크를 통해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Full stack designer


발표가 모두 끝나고 귀가 솔깃해지는 질문이 있었다. 팀 내 디자이너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다들 말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느끼기 어렵다라는 것이었다. 이어진 대답을 요약하면,

"요즘 미국 스타트업도 디자이너 없이 시작하는 곳이 없다. 크로스펑셔널팀 내에서 디자이너는 굉장히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다른 역할자들이 디자이너들에게 기대하는 것도 커지고 있다."

확실히 안태완 님이 말하는 디자이너는 전통적인 디자이너의 역할과 다르다. 단순히 제품의 시각적인 전달을 넘어 문제를 진단하고 인사이트를 찾아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온전히 소화해야 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Full stack designer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Full stack designer가 커버해야하는 범위. 출처: http://designation.io/


왜 Full stack designer가 되어야 하는가?


오늘 강연 동영상 중, 실리콘밸리의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큰 허들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So many problems, So little time"이라고 응답한 것이 인상 깊었다. 곳곳에 문제는 산재해 있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글 스프린트처럼 빠르게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가정과 아이디어의 방향이 틀렸을 때 유연하게 Pivoting 할 수 있는 방법이 실리콘 밸리에 대두되고 있다. 또한 그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작은 팀의 유지가 필수 조건이기 때문에 개개인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더 넓은 업무영역을 커버해야 하고 다양한 능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크로스 펑셔널 팀의 구성, 출처 : http://www.slideshare.net/clevergirl/2015-balanced-teams-product-manageme


XFN팀에서 실제로 일해본 경험


이전 글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현재 크로스펑셔널팀(PM-DEV-UX)에서 일하고 있다. (벌써 1년이 넘었다) 그 경험을 기준으로 XFN팀 내 디자이너의 중요성이 크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매우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비즈니스 영역을 커버하는 PM과 실제 코드로의 구현을 담당하는 DEV의 사이에서 Designer는 제품의 시각적인 구성과 사용자 검증을 담당한다. 


컨퍼런스 중 나온 XFN팀 메타포.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소 3개의 다리(PM-DEV-UX)가 필요하다. 출처:  http://chair.cecilash.com/


디자인 결과물을 사용자에게 직접 확인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때로는 비즈니스 관점을 지켜야 하는 PM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하고 개발 난이도가 있는 디자인으로 DEV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사용자의 목소리와 반응을 수집,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역할자이기에 팀 내 비중은 상당히 높으며 실제로 애매한 부분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꿀팁 : 사용자 인터뷰에서 인상 깊은 부분, 예컨대 사용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부분을 녹음 발췌하여 팀에 공유하면 다들 기분이 좋아져 약 1.3배 열심히 일한다)


나는  리서치 / UI 기획/ GUI 디자인하는 사람인데..


강연 질문 중에 나는 UI 와이어프레임 하는 사람인데, 결국 GUI도 해야 한다는 이야기냐 라는 질문이 있었다. 결국 Double Diamond의 그 넓은 영역을 혼자 소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인스타그램을 쓰면서 GUI가 멋지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심지어 댓글 정렬 부분, 본문 더보기 버튼과 댓글 더 보기 버튼 간격을 보면 심적으로 불편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인스타그램이 좋은 서비스냐고 하면 그 이유를 몇 가지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 갑자기 인스타그램 이야기를 한 이유는,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UI Components들을 시각적으로 잘 구성하는 것만이 UX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으며 비록 시각적으로 조금 불완전할지언정 제품의 유용성, 기능성으로 사용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것이 예쁜데 쓸모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처 : https://s-media-cache-ak0.pinimg.com/564x/cc/8e/08/cc8e08a6cfa072ba3c9618f7d1856c2b.jpg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능력은 중요하다. Visual Creativity가 주도해야 하는 영역도 분명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HIG나 머티리얼 디자인 가이드를 참고하고 몇 가지 앱들의 벤치마킹을 거치면 아주 기초적인 디자인은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 정도만으로도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충분히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Sketch + Invisionapp 쓰세요!)


리서치도 마찬가지다. p value가 무엇인지 완벽히 이해하고 t-test와 ANOVA를 실제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XFN팀에 있다 보면 역할자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공격(?)을 심심치 않게 받게 되는데, 디자이너의 의도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데이터(정량이든 정성이든)를 타당한 방법으로 신뢰도 있게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만 있으면 된다. 모르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배우면 되니까! 


마무리

건방진 글을 썼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Full stack designer라고 할 수 없다. (사실 어느 하나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있는지조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안태완 님의 이야기. 무대뽀로 일단 해보라!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현재 UX 디자인을 하고 있는 분들이 본인의 영역을 점점 넓혀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 


또한 점점 디자인 프로세스는 구글 스프린트처럼 더 빠르게 검증하여 불확실성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본인의 역할이 리서치이거나 UI기획자인 분들이 있다면, 파워포인트와 엑셀에서 벗어나 실제 사용자를 만날 수 있는 디자인 툴까지 영역을 확대해도 좋을 것이다.  때마침 Sketch나 Invision, Protopie, Principle처럼 디자인과 관련하여 손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툴들도 많이 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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