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소미소 Apr 19. 2022

꽃을 담다

2. 불멍과 매화꽃 

어제 누군가 단체 톡방에 불꽃과 매화꽃을 찍어 올리면서 어떤 게 좋은지 뜬금없이 물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불꽃 사진은 가까이에서 접사로 선명하게 찍었고, 매화꽃 사진은 멀리서 찍어 확대해 보지 않으면 꽃인지 나무인지 알 수 없는 한 곳에 치우친 사진이었다.


대부분이 불꽃이 예쁘다는 답글을 남겼다.

그런데 나는 문득 주목을 받는 불꽃보다는 아무도 예쁘다고 해 주지 않는 매화꽃에 마음이 갔다.

불꽃은 나무가 자신을 태워 꽃을 피우지만 매화꽃은 자신을 버려 열매를 만든다

어떤 게 더 큰 희생일까?

하지만 그냥 다 떠나서 주목받지 못하는 것에 그것도 자신을 빛내기보다는 자신을 기꺼이 버릴 걸 알고 피우는 꽃에게 마음이 간 건 솔직한 마음이다. 불꽃도 지금은 피우지만 곧 꺼질 걸 알면서도 피우는 것.

어떤 희생이 더 큰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생명이 있고, 그로 인해 느낄 수 있을 꽃에게 마음이 더 간 건 사실이다. 


매화꽃도 확대해서 자세히 보면 정말 예쁘다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 보이는 그 순간을 우리는 먼저 본다.


근무 특성상 늦은 출근길에 오다가 아직 꽃잎이 남아있는 꽃을 본다. 정말 예쁘다. 탐스럽고 곱다

아마 어제 그 불꽃 사진에 탐스러운 매화꽃송이를  올렸다면 의견이 좀 달라졌을까 싶기도 하다.


꽃은 피는 순간은 다 예쁘다

하지만 질 것을 안다

그러면서도 기꺼이 피운다

그러니 꽃이 더 아름다운 이유이다. 


작가의 이전글 꽃을 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