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왜 기억할 만한 것을 기록하려고 하는가?

by 토마주스

저는 학교에서 물리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물리가 과거 학생 때나 지금이나 버겁고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물리 문제 푸는 일은 저에게 괴로움과 열등감으로 다가올 때가 많고, 문제 푸는데 집중하기보다는 내 마음을 푸는데 집중해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요즘에는 물리 문제를 풀면서 물리에 대한 이해에 앞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라고 질문하곤 합니다. 고등학교를 포함해 일반물리 수준까지는, 물리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어떤 공식들을 적용해야 할지, 그것부터 명확히 한다면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부족하고 할 수 없다는 감정적 파도가 나를 덮칠 때, '무엇을 기억해야 할지' 하나하나 따져보다 보면 어느 순간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기억은 감정의 회로와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슬픔의 정도는 그와 함께 기억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달렸습니다. 내 감정적 반응은 기억을 통해 올 수 있습니다.

정확한 뇌과학적 설명은 못 하겠지만, 어떠한 행위를 하여 좋거나 나쁜 느낌이 반복된다면, 그 행동과 쾌락 혹은 고통을 연관 지어 기억하게 되고, 나중에는 행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느낌이나 나쁜 느낌이 떠오릅니다.

반대로 내가 무언가를 반복하여 기억한 뒤에, 행동으로 옮겨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면, 그 기억은 나에게 좋은 느낌을 가져다주고, 이는 다시 그 기억을 강화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기억할 만한,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왜 기록하느냐 한다면, 최근 일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라는 책을 읽었는데, 어떤 기록을 통하여 한 인물을 묘사할 때, 그 기록이 얼마나 강력한 주술적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놀라게 되었습니다. 제가 썼던 글들을 돌아보니 '내가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자기 주술적 글들이 많았습니다. 기억할 만한 것들을 기록해 나가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바람을 이뤄가고 싶습니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