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P] 1편/ 언더월드: 블러드 워

by 이야기술사

Madam Movie Poster No1.

언더월드: 블러드 워

2016년 11월 30일 개봉/ 액션 91분/ 감독 안나 포에스터/ 주연 케이트 베킨세일


2003년, 잊을 수 없는 한 장의 포스터가 있었다.


내리깐 속눈썹. 밤 보다 짙은 흑발. 약간 느슨하게 쥔 총. 뱀파이어 전사 셀린. 건물 꼭대기,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 있는 그녀. 그녀의 뒤, 그녀를 단숨에 집어삼킬 것 같은 보름달. 하늘의 어둠을 희석시키는 달. 그 속엔 라이칸의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은은한 빛. 셀린의 검은 옷을 더욱 진하게 만드는 달. 그녀가 바라보는 저 아래. 그곳이 언더월드의 시작이었다.

[언더월드]

2003년 9월 26일 개봉/스릴러 119분/ 감독 렌 아이즈 먼/ 주연 케이트 베킨세일

시리즈물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일까? 나에게는 기다림이다. 기다림을 기대감으로 바꿀 수 도 있겠지만. 다음 편은 제작될까? 운 좋게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시기는?

운이 좋으면 2년, 기본은 약 3년.

[언더월드 2: 에볼루션]

2006년 2월 23일 개봉/ 액션 106분/ 감독 렌 와이즈먼/ 주연 케이트 베킨세일


[언더월드 3: 라이칸의 반란]

2009년 9월 3일 개봉/ 액션 92분/ 감독 패트릭 타투포우로스/


[언더월드 4: 어웨이크닝]

2012년 2월 22일 개봉/ 액션 88분/ 감독 만스 말린드/ 주연 케이트 베킨세일


오늘의 영화 [언더월드 5: 블러드 워]무려 4년 만이다.

언더월드의 세계관은 단순하다.

인간 세상 아래(언더 월드)에서 벌어지는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끝없는 전쟁.

언더월드 1의 우리나라 개봉 포스터에는 무려 “종족 파멸의 끝에 그녀가 서 있다!”란 문장이 있었다. 언더월드 시리즈를 제대로 관통하는 문장이다. 라이칸족으로부터 뱀파이어족을 지키는 전사. 주인공 셀린의 역할이자 장장 13년이란 시간 동안 제작된 5편의 핵심이다.


물론, ‘언더월드’ 뒤에 붙는 숫자가 늘어나는 동안 주인공이 주야장천 싸움만 해대는 것은 아니다. 셀린은 깨닫고 발견하며 진화한다. 그녀의 적들 역시 라이칸에서 동족인 뱀파이어, 진화한 하이브리드까지 다양해진다. 그럼에도 기본 서사는 바뀌지 않는다.

이제 이번 영화의 포스터에 대해 살펴보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금까지 흑발을 고수하던 셀린의 머리색이다. 백발에 가까운 금발. 그녀의 트레이드인 몸에 딱 붙는 검정 가죽 옷 위에 걸친 백색의 코트. 그리고 눈부신 설원. 변하지 않은 것은? 그녀의 양 손에 들린 은빛 권총과 여전히 매혹적인 셀린의 눈빛. (배우 케이트 베킨세일은 그녀가 맡은 역할처럼 불멸의 뱀파이어가 맞는 것 같다.)


그럼 머리색과 의상의 변화는 어떤 의미일까? 포스터의 상단에 위치한 “최후의 전쟁이 시작된다!” 와 같은 식상한 문구와 관련이 있을까? 말 그대로 뱀파이어와 라이칸, 두 종족의 최후 전쟁을 위해서 한층 진화한 셀린의 모습일까? 그렇다. 셀린은 또 한 번 진화한다. 영화 속은 물론이고 영화 밖의 기술 또한 진화한 셀린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해낸다. 불혹을 넘긴 케이트 베킨세일은 그녀의 뱀파이어설을 믿고 싶게 만들 만큼 깔끔한 액션을 선사한다. 이야기와 영화 기술과 감독과 배우의 노력으로 [언더월드: 블러드 워]는 전작만 못하다는 오래된 편견을 깬다.

한 영화가 속편을 넘어 5편까지 제작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시리즈를 아우르는 세계관. 일관성은 물론이고 단단하고 설득력 있는 세계관. 인물과 시대, 공간과 설정은 바뀌더라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토대.

주인공의 성장. 시리즈 넘버와 함께 흔들리고 부서지면서도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 관객은 그와 함께 다음 편을 또 기대하게 된다.

강력하고 매력적인 적과 시련. 주인공의 성장을 위해서 필연적인 장치이다.

이 모든 장치에 더해 꼭 필요한 것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욕망’이다. 언더월드의 주인공들은 뱀파이어와 라이칸 혹은 그들의 변종이다.(간혹 인간이 등장하지만 곧 뱀파이어나 울프 또는 라이칸에 물려 변종이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욕망’ 역시 더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언더월드 5편은 제목인 ‘블러드 워’ 답게 피를 둘러싼 전쟁이며 피를 위한 전쟁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목적을 위해 혹은 욕망을 위해 아낌없이 몸을 던진다. 언더월드의 영원한 주인공 셀린은 말할 것도 없다. 이미 전 작에서 엄마가 된 셀린은 모성애까지 갖추었다. 게다가 이번엔 죽음 뒤편의 세상에 다녀오며 깨달음을 얻는다. 그 결과는 머리색의 변화와 더한층 강화된 전투력이다.


영화의 엔딩. 라이칸과 권력욕의 화신이 된 내부의 적으로부터 뱀파이어 종족을 지켜낸 셀린의 담담한 독백. 포스터에서는 ‘최후의 전쟁’이라고 했지만 언더월드의 팬인 나는 조심스럽게 다음 편을 또 볼 수 있을까 하는 욕심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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