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과 안전문화

본질과 학습, 작은 노파심

by 한나보라빠

군 경력증명서를 보다보니 '안전전문교관 양성교육'과 '보수교육'을 각각 이수한 이력이 나온다.

세월호 사건 이후 계속 강조되어온 '안전'이 드디어 군 내부에 체계적으로 들어온 방증이었고,

내가 아마 교육사에서 위험성평가 등을 새롭게 접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image.png 경력증명서(안전전문교관 양성)


사실, 안전문화를 정착한다는 것이 번거롭고 어색한 경우도 많아, 최근에는 모 드라마에서 안전체조하는 장면을 보고 한참을 웃었던 것 같다.

image.png 드라마에서 안전체조를 강조하는 장면


1장. 군 조직에서 안전문화가 갖는 본질적 의미

육군에서 안전문화는 구호가 아니라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 조건이다.

군대는 민간 조직과 달리 위험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움직인다.

결국 군대는 무력을 사용하여 적을 제압하는데, 완전한 제압이란 "살상"이고,

그를 위한 무기체계를 발전시켜서,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제압(살상)하는가'를 구현한다.

실사격, 야간기동, 폭발물 취급, 강하훈련, 장갑차 운용 등 모든 활동이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 한 번의 실수는 생명 손실, 전투력 저하, 임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강한 안전문화는 모든 사고에 대한 예방을 통해 임무성공에 기여한다.

모든 장병은 위험 인식·예방의 주체다라는 공동 신념에서 출발하여

안전문화를 구축하여야 하며, 지휘관은 그 임무에 책임이 있는만큼 안전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구축된 안전문화는 꾸준히 실천되어야 하며 이러한 구축과 실천은 전 계급, 전 구성원의 몫이 되어

군 조직 내에서 서로를 신뢰하게하여 준다.

장병들은 조직이 단순히 성과가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우선시한다고 느껴야 하고

안전이 교리·훈련·지휘기풍 속에 스며들면 부대 결속과 사기는 오히려 높아지고, 작전 수행 능력도 향상된다. 결국 안전은 전투력의 부수 요소가 아니라 그 토대로서 임무를 가능하게 하는 필요조건이다.

image.png 1장의 내용으로 구현한 안전문화 이미지(출처: 챗GPT)


2장. 작전 현실 속에서 안전을 유지하는 군의 과제

육군은 현실적 훈련과 장병 보호 사이에서 늘 어려운 균형을 요구받는다.

야간·악천후 기동, 전술행군, 실탄사격 등 위험도 높은 훈련은

미래 전장의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성의 추구가 장병들의 안전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과거 군 사고들은 반복적 패턴을 지닌다.

일상적 작업에서의 방심, 의사소통 부족, 낡은 절차, 경험에서 오는 과신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수직적 조직문화 속에서 하급자가 위험을 보고하기를 주저하는 문제도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긴장을 해결하기 위해 각 군은 체계적 위험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 육군의 통합위험관리(CRM), 한국 육군의 위험성 평가 제도 등이 그 예이다.

여기에 시뮬레이터 기반 훈련 등 기술 발전은 불필요한 위험을 줄이면서도 고난도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안전은 제대로 통합될 때 작전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전투력을 강화한다.

사고가 적은 부대일수록 장비 손실과 인적 공백이 줄고, 임무 수행의 연속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image.png 2장의 내용으로 구현한 안전문화 이미지(출처: 챗GPT)


3장. 학습 중심의 성숙한 군 안전문화로의 발전

성숙한 안전문화는 단순한 규정 준수형 문화를 넘어 학습하는 조직으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규정 준수는 지침을 따르게 하지만, 학습은 조직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킨다.

사고나 아차사고는 숨기기보다 분석해야 할 자료이며,

프로 군대의 수준은 실수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병사 누구나 위험 요소를 지적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이 보장돼야 한다.
둘째, 위험관리와 안전은 리더십 역량의 핵심 요소로 간주되어 장교·부사관 교육에서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
셋째, AAR(After Action Review) 과정에서 전술적 성과뿐 아니라 안전 요소를 성실히 검토함으로써 ‘안전한 실행이 곧 임무 성공’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안전문화는 군의 정체성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장병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신중함이 아니라 군인으로서의 규율, 즉각적 판단, 전문적 경계심이다.

안전이 관료적 의무가 아닌 군사 전문성의 표지가 될 때, 육군은 사람을 지키면서도 가장 어려운 임무를 준비하는 현대적 군대로 발전하게 된다.

image.png 3장의 내용으로 구현한 안전문화 이미지(출처: 챗GPT)

다만 걱정되는 것은 과도한 요구와 임무를 벗어난 책임부여이다.

특히 장병의 자살, 우울증 문제에서 관리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

휴가나간 장병의 자살 문제가 부대요인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 요인일 경우에는 같은 부대원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전우를 잃어 슬픈 동료들이다.

이들을 위로하고 슬픔을 나누어 마음을 치유하지는 못할망정

책임을 추궁하고 비난해서는 안된다.

안전문화를 강조하면서 위험성평가를 입력해야하는 행정이 과다해진 것과

장병관리를 위해 생활지도기록부에 면담 및 관리과정을 입력해지는 행정이 과다해진 것이

겹쳐보이는건 왜일까?

그리고 다음의 뉴스 기사를 보면서 관리하는 초급간부들과

주변 장병이 걱정되었다. 이러한 걱정이 노파심이길 바래본다.

https://www.news1.kr/diplomacy/defense-diplomacy/6030709?fbclid=IwY2xjawPeZVVleHRuA2FlbQIxMQBzcnRjBmFwcF9pZBAyMjIwMzkxNzg4MjAwODkyAAEeqv3mOfd8sh7VwVGrFita7TSN9L5o-oY4F9FqrZ-MfMXrBKK9GWSXbFqYaoQ_aem_wjPCHxWhzNU6-ADy6bViKw

image.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학습민첩성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