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싶은 돈은 빚내서 쓰고, 나중에 갚아달라는 시어머니

시댁과 돈 문제

by 숨구멍

우리 시어머니야 말로 이 시대에 진정한 욜로족이 아닐까.


시어머니는 돈이 있든 없든 쓰고 싶은 돈은 빚내서 쓰고, 나중에 아들보고 갚아달라 하신다.

마치 맡겨놓은 것 처럼 당연하게.


오늘은 위 얘기를 본격적으로 할거기 때문이 이를 '선빚,후갚'이라고 줄여서 부르려고 한다.


지난 이야기에 소개한,

첫번째 '선빚,후갚'은 자그마치 3천만원이었다.

당시 해외에 있던 남편의 생명수당, 해외 출장비, 월급 전부를 합한 금액과 정확히 일치하는 3천만원을 달라고 하신게

정말.. 우연이었을까..?


이후에도 어머니는 남편 통장 잔고와 꽤 일치하는 금액을 요구하셨다.


(이 이야기는 모두 결혼 전 일입니다)




두번째 사건은 처음 돈을 달라고 하고나서 1년 반 쯤 지난 후 터졌다.


이전에 통화 한번으로 3천만원이 생기셔서 자신감이 생기신건지,

이때부터는 구구절절 사연팔이 없이 좀 더 간결하게 통보식으로

선빚,후갚


얘기를 하셨다 (먼저 빚을 지고, 후에 갚아 달라고 얘기한다.)


당시 남편의 누나는 카페를 창업하셨다가 폐업을 했는데, 투자금은 진즉 다 까먹어서 빚지고 하는 폐업이었다.


폐업이야 할 수 있는건데 문제는,

누나가 폐업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돈들을 전부 '어머니가 긁으셨다.'는 거다.



"엄마가 다 해줄게~"


"걱정하지마!"


"이런건 그냥 하면 돼!"


"엄마가 사업해봐서 알잖아~"



믿음직 스러운 말들..

하지만 어머니는 돈이 없으셨다.

아마도 누나가 돈 눈치 보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였을테지만, 어머니는 저런 말을 하며 그냥 카드를 긁으셨기에 아무도 돈이 없으리라 의심 하지 않았다.


사실... 누나 입장에서는 어머니가 돈이 있을거라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다.


고등학생때부터 알바한 돈, 22살에 일찍 취직해서 20대 후반까지 번 돈까지 '전부' 어머니에게 줬기 때문이다.

번 돈을 다 줬으니 어머니에게 돈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게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어머니는 돈이 다. (이유는 모른다. 아무도)

시아버지도 돈을 벌고, 어머니도 돈을 벌고, 언니도 번돈 전부를 다 주고, 남편도 50만원씩 생활비를 보태는데 돈이 없었다.


근데 더 문제는 돈이 없다는 걸 아무도 모르게 했다는거다.

돈 관리는 어머니가 하시니까.


그걸 숨기기 위해서였을까, 어머니는 돈이 없다는 말은 하지 않고 늘 호쾌하게 카드를 긁으셨다.


그렇게 긁고 긁고 또 긁다가 긁을 수 없을 때가 되면 아들을 찾았다.



"아들~~~ 누나 폐업했잖아~~~~ 그게 돈이 좀 많이 들어가거든~~~

그래서 일단 엄마 카드로 긁었는데~~~~

그게 지금 2000만원이야~~

근데 이걸 지금 안갚으면 신용 불량자로 넘어간다네~?"




나는 화가났다.

말이야 방구야! 라고 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말했다.


"그걸 왜 니가 갚아줘야해?결국 2천만원 빌려주는게 아니라 그냥 주게 될거야."


"아니 나중에 갚아주신대.."


"지난번 돈도 안갚으셨잖아? 그 이후로 3천만원 얘기라도 꺼내신 적 있어?"


"사업 시작했다가 망했는데 어떻게 지금 돈이 있겠어. 신용불량자 되면 앞으로 돈 벌지도 못한대.."



이때는 결혼 얘기도 나오지 않은 연인사이였기 때문에 나는 더 깊이 관여하지 못했다.


남편의 피같은 돈 2천만원,

통장에 딱 그정도 있는지 어떻게 아신건지..


그 돈을 빌려드리고 나서 남편은 통장에 140만원이 남았다고 했다.

직장생활을 3년이나 했는데 통장에 140만원이 전부가 되는 건 꽤 슬픈일이다.


남편은 한동안 의기소침 했지만 덕분에 집안에 빚은 해결됐고,


그리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누나는 돈 갚아준 동생(남편)에게 고마워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뭐가 서운하다고 했었다.

왜냐면 동생이 갚아준 줄 모르니까!


가족 모두가 몰랐다.

다 어머니 돈으로 해결한 줄 알고 있었고,

빚을 졌던 사실도 그리고 그걸 남편이 갚아준 사실도 마치 없던 일처럼, 역사에서 지워진 것처럼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다.


'언제 갚아주려나'

하며 남편만 마음졸일 뿐이었다.




한 8개월 뒤, 3번째 사건이 터졌다.


누나가 결혼을 했다.

집안에 경사였고 남편도 축의금으로 이미 200만원이나 냈다.


나도 기쁜 마음으로 누나의 가방순이를 해줬었다.

그러면서 시어머니가 사주는 밥도 많이 얻어먹었었다.


이때 나는, 돈을 펑펑 쓰시는걸 보고 사정이 많이 나아지셨나 했다.

전혀 돈이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나고 누나가 신혼여행을 떠나자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사업 망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돈이 없는데 결혼은 시켜야 되니까..

또 어머니가 카드를 긁었다는거다.


결혼 준비 할 때가 아니라 결혼이 끝나고 얘기 하신걸까??


혼수며 이것저것 하니까 천만원 정도가 나왔다고,

또 예단을 보내야 하는 돈이 들어갔다고..


정말 소름이 돋았던건, 돈 없는 티가 하나도 안났다는 거다!

어떻게 그냥 천만원 넘는 돈을 다 카드로 긁으면서 그렇게 태연 할 수가 있을까??


"그쪽 집에서 전세집을 해줘서 이정도는 해줘야되거든~~~"


"그래두 결혼하는데 엄마가 사줘야지 어떡하니~~ 빈손으로 보낼 수도 없고..."


다 좋은데 그걸 왜 아들 돈으로 하시려고 하냐는 말이다!!


또 신용불량자 어쩌구 저쩌구 하셨기 때문에 남편은 자기 돈 탈탈 털어서 또 그 돈을 갚아줬다.


이때 갚아준 돈이 또 한 1500만원정도였다.

그리고 남편 통장에는 50만원이 남았다.


직장생활 4년을 하고 대리가 되었는데 통장에는 50만원 뿐이었다.

다른 동기들은 차를 사고 결혼을 할 때 남편은 빈털털이가 됐다.


남편은 이때 인생 현타 온다며 한동안 우울해했었다.

근데 이번에도!

아무도 남편에게 고마워하지 않았다!!!


결혼식은 이미 끝났고, 누나 앞에서 시원하게 카드 긁어준건 어머니니까..

누나는 그저 어머니에게만 고마워했다.


결혼 준비 하고, 예단을 하는 모든 돈이 결국남편돈인데!

어머니는 이를 끝까지 숨겼다.





이후 단 한번도 어머니가 빌려간 돈들을 갚아주겠다고 말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말이다.

아마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던게 아닐까?


아무튼 남편의 이런 희생(?)덕분에 어머니는 계속 의기양양할 수 있었다.



"그정도는 괜찮아~~"

괜찮겠지. 다 아들이 갚아주니까.


"엄마 그정도는 커버 가능해!"

가능하지 않다. 다 아들 돈이다.


"걱정하지마! 돈 있어."

돈 없다. 걱정해야된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실 수 있을까.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들 통장 잔고만큼 믿는 구석이 있던게 아닐까?

나는 이런 못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확신한다..


그 후 몇년 동안 남편은 열심히 돈을 모았고 결혼하겠다고 얘기했다.

우리가 결혼한다고 말하고 3달쯤 지났을 때였나.


어머니는 그동안 없던 엄청 큰 "선빚,후갚"을 시전하셨다.



영끌로 집을 사신거다.


이번에도 아무도 모르게 일단 지르셨다.

남들 5% 이자도 무서워 할 때, 자그마치 16% 이자로 말이다.


우린 결혼이 1년도 안남은 시점이었다.


듣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상활을, 어머니는 또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얘기하셨다.


"아들~~ 생활비로 600만원이 부족한데~~~ 빌려줄 수 있니?"


이 '선빚,후갚'은 너무나 컸고.. 그렇게 우리 결혼은 2년이나 뒤로 밀렸었다..


그래서 나는 확신했다.

아들 믿고 저러신다는 걸..

그래도 내가 순진했던건..

결혼 하고는 안그러실 거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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