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10년간 아들 월급 전부를 받아간 방법 2

시댁과 돈 문제

by 숨구멍

혹시 자식 돈을 마음껏 가져다 쓰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고개를 들어 우리 시어머니를 보라고 하고싶다.



남편의 8년 월급과 학생 때 알바비 전부, (총 10년)

시누이의 2년 월급과 2년 알바비 전부를 모두 본인이 쓰셨고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이시니 말이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어머니의 두번째 비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실제로 이 방법은 며칠 전에도 사용하신, 실시간 활용중인 효과 만점 비법이다.



과연 시어머니는 어떻게,

더이상 통장 비밀번호를 공유하지 않는 직장인 아들 돈을 마음껏 쓸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결혼 전, 남편이 갓 취직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빠도 글 쓰며 숨통이 트이는 기분으로 사는데,

2주간 목감기 몸살로 홀딱 아팠네요.. 기다리신 분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다들 몸 조심하세요)





남편이 취직하고 첫 월급을 받을 무렵, 시댁은 난리가 났다.

남편이 월급을 전부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배신이라며 내 아들이 어떻게 그러냐고 2주 넘게 우셨다고 한다.

슬프게 흑흑 운게 아니라, 짜증내며 화내며 폭발해서 소리지르면서 말이다.



그렇게 폭풍같은 시간을 보내며, 여러번에 설득(?) 끝에 한달 생활비 50만원씩 주는 걸로 극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그래... 그때는 그렇게 합의가 잘 된 줄 알았다.

조용히 아무일 없이 몇달이 흘렀으니까.



그리고 6개월 뒤,



어머니의 두번째 방법이 시작됐다.



바로,

<일단 빚을 지고 나중에 얘기하기>



지금 돌아보면, 어머니가 이 방법을 쓰실 수 있던 이유는 아마 직장인 월급이 빤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직장인이면 한달에 얼마는 벌고 얼마를 모을 수 있는지 짐작이 되니까 말이다.



아무튼 어머니는 남편이 취직하고 정확히 6개월 뒤 부터 1년에 한두번씩 급한 빚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에 없이 말이다.



처음에는 그래도 구구절절 했다.



"어 아들~ 엄마가 예전에 고모한테 빌린 돈이 있었는데..."


로 시작한 긴긴 통화의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고모가 얼마나 엄마한테 시집오고 나서부터 계속 나쁘게 했으며,

이런 심한 말도 했고, 엄청 서러웠고 어쩌고,

근데 이번에 막 욕하면서 빌려간 돈 갚으라고 그래서 알겠다고 그깟 돈 갚는다고 큰소리는 쳤는데...

사실 돈이 없고.... 어떡하니....

좀 빌려줄 수 있니?



당시 남편은 해외 파견 근무 중이었다.

해외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해서 몇시간동안 저런 하소연을 구구절절 하고

역시 그 끝은 돈을 달라는 거였다.



심지어 좀 빌려달라기엔 너무 큰 액수..

자그마치 3천만원을 빌려달라고 하셨다!

사회 초년생에게!!



전해 들은 나는 골이 띵했는데,

남편에겐 그런건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너희 아빠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번에 고모들한테 어떤 수모를 당했고...'

이런 얘기만 와닿은걸까.

아무튼 효과는 굉장했다.



"돈이 있는데 어떻게 안줘."

"고모들 진짜 나쁘다.."

"엄마 불쌍해.."

"빌려주면 엄마가 갚는대... 나중에.."



남편은 마음 아파했지만 제 3자인 나로서는 본질만 보였다.

'홧김에 당장 돈 갚겠다고 말은 했는데 돈은 없고, 너 모은 돈좀 주라.' 라는 얘기 같았다.

그리고 나는 왠지 어머니가 돈을 갚을 것 같지가 않았다..

느낌이 그랬다.



결국 착한 아들인 내 남편은 바보처럼 마음 아파 했고,

우리 엄마 불쌍하다며, 슬퍼하며 무려 3천만원이라는 본인 전 재산을 선뜻 빌려줬다.



그리고 불안한 예감은 늘 적중한다 했던가.



이 일은 벌써 10년 전 일이고,

어머니는 이후로 저 3천만원에 대해 단 한번도 언급 한 적이 없다.

마치 빌려간 적이 없던 것 처럼 말이다.



남편만 혼자 몇년동안 '상황이 나아지면 갚아주겠지...' 전전긍긍했을 뿐이다.






돈을 안 갚을거라는 건 그때는 알 수 없던 일이지만..



나는 당시 어머니가 3천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문득 소름이 돋았다.



놀랍게도 어머니가 요구한 돈이,

파견 근무 하는 동안 추가로 받은 수당까지 합한 월급 금액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과거 남편이 알바 했을 때 통장을 지켜보며 돈을 가져가시던게 문득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너 통장 또 보고 있는거 아니야?"


"아냐.. 보안카드 뺏었는데..? 그래도 볼 수 있나?"



이 때 남편보고 비밀번호 바꾸라고 해서 몇 달 뒤 한국에 와서 번호를 바꿨었다.

(해외에서 인터넷 뱅킹이 잘 안되던 시기였다.)



나는 왠지 어머니가 남편의 통장을 보고 월급이 얼마 들어오는지 다 살펴봤을 것 같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게 기분탓만은 아니었다는 걸

몇년 동안 몇번이나 반복해서 당한 후에나 알게 된다.



이때마다 늘 같은 방법이었다.

"빚 먼저 지고 나중에 얘기하는 방법" 말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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