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어머니가 10년간 아들 월급 전부를 받아간 방법 1

시댁과 돈 문제

by 숨구멍


혹시 자식 돈을 마음껏 가져다 쓰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고개를 들어 우리 시어머니를 보라고 하고싶다.



남편의 8년 월급과 학생 때 알바비 전부, (총 10년)

시누이의 2년 월급과 2년 알바비 전부를 모두 본인이 쓰셨고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이시니 말이다.



오늘은 그 방법 2가지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너무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방법이라 놀라실지 모르겠다.

아니면 너무 단순에서 실망하시려나


하지만 당해보면 꽤나 충격적이다..



이는 남편이 아직 대학생일 때 주로 쓰시던 방법으로



바로,

<통장에서 직접 꺼내가기>



이 방법이 가능했던 이유는,

20대 후반까지 시어머니가 남편의 통장 비밀번호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뱅킹 아이디, 비밀번호까지 다 아셨기 때문이다.

심지어 남편 통장의 보안카드도 시어머니가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게 일반적...일까?



아무튼 남편은 이 문제에 경각심이 없었다.

돈이 없을 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몰랐던거다.



문제는 남편이 본격적인 알바를 하고부터 시작됐다.






누구나 그렇듯, 남편은 첫 알바를 시작하고 월급날을 손 꼽아 기다렸다.

20대 초반에게 90만원이라는 큰 돈이 생긴다는건 신기하고도 설레는 일이었다.

월급이 들어오면 뭘 할지 우리는 한달내내 상상했다.



어디를 가보자, 뭐를 먹어보자, 뭘 사줄게



이런 기대감을 한가득 안고 고대하던 월급날이 되었다!



그동안에는 늘 내가 밥을 사줬었기 때문에 남편은 드디어 자기도 밥을 사준다며 굉장히 신나했다.

우리는 무슨 맛있는 걸 먹을지 기대에 한껏 부푼채, 신나는 발걸음으로 ATM기로 달려갔다.

(당시 대학생들은 주로 ATM기에서 돈을 인출해서 썼었다.)



그리고 ATM기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보니,


아니!!!


통장에 한푼도 없는 것이다!



통장 잔고는 깨끗하게 0원 이었다.



"돈 안들어온거 아냐?"



"그런가..? 문자가 왔는데.."



남편은 크게 당황해했다.



서둘러 내역을 보니 알바비가 들어 왔...었다?

왔었는데..


몇 분 뒤 90만원 전체가 어머니 통장으로 송금 처리 되어있었다..

이게 무슨일일까...



전화 해보니 어머니가 직접 돈을 가져간게 맞았다.



"얘는~~ 너 알바한다고 옷 산게 돈이 더 나왔어~~"



솔직히 거짓말 같았다.


만약 진짜여도, 나같으면 "그런게 어딨어!? 내가 번 돈인데!" 하고 싸웠을 것 같다.

근데 남편은 군말없이 알겠다고 했다.



"그래도 옷을 사주신 건 사실이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더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의 얼굴을 보니 화가나는게 아니라 안쓰러웠다.

얼굴이 벌개져서는 어쩔 줄 몰라하는게 눈에 보였다.


한달간 일 했는데 밥 한번 사먹어보지도 못하고, 0원이 된 통장을 여자친구에게 보여줬으니.. 꽤 창피했을거다.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수고했어!

오늘 밥은 내가 사줄게. 나도 알바비 들어왔어!"



나도 당황했지만 애써 그의 창피함을 모른척 아무렇지 않은 척 털어내주고 싶었다.

한달 간 고생해서 알바한 걸 알기에 그가 더 불쌍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왠지 쎄한 촉이 왔다.

너무 당연하게, 말도없이, 돈을 가져가는 모습이 어린 나이에도 아주 이상해보였기 때문이다.



"근데 너 취직하고도 어머니가 이렇게 돈 다 가져가시면 우리 결혼 못해."



"..."


"설마 그러겠어?"



이렇게 플레그를 세웠다는 걸, 취직하고도 한참동안 돈을 다 가져가신다는 걸....

그때 20대 초반의 우리는 몰랐다.




아무튼,

후 남편은 그 알바를 몇 달 더 했는데, 알바비 들어올 때 마다 돈을 싹싹 다 가져가셨다.

마치 보고있다가 가져가시는 것 처럼 타이밍도 정확했다.



그래서 남편은 알바를 그만 뒀다.

다시 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돈 벌어봤자 자기는 한푼 써보지도 못하니까.



결국 남편은 남은 학기 동안은 생활비 대출을 받으면서 다녔다.

대출금이라 그런지 다행히 그 돈은 가져가지 않으셨다.






이렇게 한번 된통 당한 남편은 취직하고 바로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본인의 보안카드도 회수했고, 통장이랑 카드도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생활비 50만원씩만 드리겠다고 선언했다.



한달에 50만원도 사회 초년생에겐 큰 돈이다.

그리고 보통 이정도 드리면 자식을 기특하게 여기지 않을까?


하지만 어머니는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내 아들이 그럴 수 있냐며 배신이라고 울고 불고 한바탕 난리가 났다고 한다.



그래도 이미 비밀번호는 바뀌었고,

더이상 보안카드도 없다.

통장 내역을 보고 있지도 못하고 돈을 가져가지도 못하게되자,

어머니는 새로운 방법을 찾으셨다.


돈을 직접 인출해가지 않아도 아들 월급을 다 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말이다...

(to be continued..)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들 돈 좀 써보자'는 시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