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언제까지나 마냥 어린아이처럼 아무 걱정 없이 살았으면 바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치원을 입학하고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하루도 빠짐없이 3개월을 울고 또 울었다. 그 과정에서 시온이를 대하는 나의 한계와 부딪히며 인내하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되었다.
"엄마,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언제나 함께 하는 느낌이었는데 유치원에 다니니 엄마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야."
"엄마, 유치원에 가면 엄마가 보고 싶어."
"키가 큰 아이들이 너무 많아."
"영어 잘하는 애들은 왜 이렇게 많아?"
모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는 딸을 보며 덩달아 나도 엄마로서 한 뼘 자라고 있는 중이다. 때로는 감정 조절이 힘들어 섣부런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준 일들도 꽤 있었다. 그런 날은 딸이 하원할 때까지 기분이 좋지 않다. 오후에 집에 돌아온 딸의 표정을 보고 나면 그제야 마음이 편해지곤 한다.
올해 6살이 되고 나서는 학습적인 부분에서도 놓치고 싶지 않아 어떤 과목을 언제 해야 할지 계획을 세운다. 한편으로는 지나온 시간에 회한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자랑스럽기도 하다.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는 이 기나긴 육아의 여정에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