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을-붙이면-버스가-온다
더위를 뚫고 마침내 당도한 버스정류장에서는 웬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간접흡연이 싫다"거나 "바람은 어디로 부는가" 따위의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저만치 떨어져서 버스정류장의 구조물을 방패삼아 담배연기를 피해 본다. 그러자 버스가 도착한다. '담뱃불을-붙이면-버스가-온다'의 법칙이 적용된 것일까. 버려진 꽁초의 길이가 긴 만큼 흡연자를 향한 감사의 마음도 크다. 금연정류장이 늘려줄 기대수명과 흡연정류장이 줄여줄 버스대기시간을 두고 저울질을 해 본다. 노년이 길어지는 것보다는 청춘에 버스를 덜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은 것일까. 다시 머리가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