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갑자기 일본에 살게 되었다.

by 오늘의날씨는


1.갑자기 일본에 살게 되었다.

3살짜리 쌍둥이 딸들을 재우고 난 저녁,

퇴근한 남편이 나를 다급하게 불렀다.


“여보, 큰일 났어.”

“왜, 조용히 말해. 애들 방금 잠들었어.”

“우리… 일본 주재 나가래.”


“언제?”

“올해 12월.”


지금은 8월.

12월이면 고작 네 달 뒤다.

네 달 안에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라는 이야기였다.


문제는 아이들 어린이집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이미 팔렸고 11월에 새집으로 이사하기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좀 넓은 집으로 가나 했는데,

한 달도 못 살고 일본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주재 거절하면 안 돼?”

내가 물었을 때, 남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면 만년 과장으로 살아야 한다는, 꽤 무서운 답이 돌아왔다.


어쩌겠나. 가라면 가야지.


짧으면 2년, 길면 3년.

그렇게 시작될 일본 생활을 위해

무엇을 정리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어린이집은 원래 살던 동네에서 동만 바뀌는 거라 자차로 등·하원하기로 했다.

도보 15분이던 거리가 차로 30분이 되지만,

아이들이 많은 지역이라 어린이집 대기가 길고

이미 잘 적응한 아이를 일부러 옮기고 싶지도 않았다

.

게다가 내년 유치원 추첨에
두 아이 모두 당첨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떨어지면 7살까지 다니는 어린이집을 찾아야 하고,
운이 좋으면 5~6월에 중도입소,
아니면 버스로 30분 넘게 가는 유치원밖에 선택지가 없었다.

그래서 이 부분만큼은
‘차라리 잘 됐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문제는 일본 재류자격신청(COE)이었다.

12월까지 모든 걸 정리하는 동안

재류자격이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른다는 것.

검색해 보니

빠르면 한 달, 보통은 세 달,

운 나쁘면 그보다 더 걸린다는 이야기뿐.


재류 자격이 없으면

집도, 아이들 유치원도, 차도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었다.


너무 막막해서

한국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적어보기로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걱정되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건

아이들 유치원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