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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드라마, 퀄리티를 추구하다

중드 《주작당》 리뷰

by 조그만객석

장편극 시장이 크게 침체되었다.


이 부분은 모두가 느끼고 모두가 말하고 있는 사실이다. 제작되는 작품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투자를 받지못해 제작이 밀리거나 중단된 작품들도 있다. 텐트폴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뒀다면 말이 달랐겠지만, 올해는 큰 투자를 받은 작품들도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에 비해 숏드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중이다. 플랫폼이 숏드에게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흐름으로 보인다.



숏드라마는 보통 편당 20분 이하 드라마를 부르는 명칭이다. 그렇지만 '숏드'라고 하면 세로형의 숏폼드라마를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리뷰를 쓸 작품인 《주작당》처럼 가로형 숏드라마 역시 숏드에 해당한다.


중국 정부는 숏드라마의 규제정책을 내면서 이를 3종으로 분류했다. 100만 위안 이상 플랫폼 메인에서 홍보하는 중점 숏드라마, 30~100만 위안인 경우 일반 숏드라마, 30만 미만인 경우 기타 숏드라마로 구별서 심사를 한다. 실상 제작비로 구별을 했다고 보면 된다. 가로형, 세로형을 따지지 않는다.


숏드와 장편드라마와의 차이점은 많지만 위의 분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제작비가 적다는 것이다. 숏드 기준으로 제작비가 100만 위안이 넘는다면 나름 규모를 갖추었다는 말로 들린다. 그리고《주작당》의 제작비는 4000만 위안 정도다. 일반적인 숏드 제작비의 수십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장편드라마 기준으로는 중예산이나, 숏드라마 기준으로는 대작이다. 플랫폼들이 제작비 B급 이하 작품을 줄이고 숏드라마 제작에 더 투자하려는 것이 충분히 이해되는 결과다.


숏폼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세로형의 화면과 자극적인 스토리가 그다지 끌리지 않을 것이다. 장편극을 찍던 제작진이나 배우들도 세로형 숏드는 형식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쉽게 넘어가기 힘들다. 숏드의 고품질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너무 짧은 길이의 작품은 작품성을 추구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려서 가로형, 편당 15~20분 내외 상대적으로 긴 길이의 숏드라마 기존 드라마판에서 숏드로 넘어오려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 같다.


그런 의미로 《주작당》은 숏드지만 장편드라마를 찍던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해서 간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물론 숏드다 보니 장편드라마에 비해 급전개가 있고, 디테일이 부족하며, 장면간의 연결이 약한 느낌은 있다. 숏드는 짧은 시간 내에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니 진행이 빠르고 캐릭터가 전형적이며 단순한 스토리 구조를 가진 편이다. 주작당 역시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는 있으나 실력있는 배우의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이 더해졌다. 만천과 진준걸같은 유명 배우가 숏드에 출연하는 것은 단순히 화제성을 더하는 요소만은 아니다. 짧은 시간 내에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하고 감정의 깊이를 더하는 효과도 준다.


제작비가 큰 만큼 배경이나 소품도 어느정도 신경을 썼고, 무엇보다 화면감이 장편드라마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런 요소들이 숏드라마로서의 퀄리티를 높여주기도 하면서 숏드를 보지 않던 장편드라마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역할도 해줬다고 본다.


주작당은 민국시대 배경의 미스터리 장르 드라마로, 기이한 방식으로 죽은 시체를 조사하면서 주인공들이 만나고 상해탄의 어두운 비밀을 밝혀내는 전형적인 수사물의 구조를 갖고 있다. 수사물이 잔인한 살해방식을 일종의 셀링포인트로 사용하고 있지만 주작당은 가학적인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다 보니 훨씬 잔인하게 느껴진다. 다른 숏드와 비교했을 때는 덜 직접적이고 잠깐이었다는 평을 보긴 했으나, 장편극이었다면 쓰이지 않았을 장면이란 생각도 들었다.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짧은 시간에 상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서는 효과적이겠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주작당》은 가로형 숏드 중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작품성도 어느정도 인정을 받았다. 고퀄리티 가로형 숏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보여준 것 같기도 하다.


만천같은 배우가 숏드로 넘어온 것이 큰 이야깃거리였으나 지금은 숏드를 찍는 유명 배우들이 여럿 나타났다. 플랫폼이 중저예산 장편극을 줄이고 숏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로 결정한다면 한동안 숏드로 넘어가는 배우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게다가 CCTV에서도 숏드를 제작했고 여기엔 대스타들도 출연한다. 이것까지 고려한다면 가로형 숏드 시장이 어떤 식으로 더 성장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제목: 주작당 朱雀堂

감독: 사충도

각본: 용진우, 서상우

주연: 만천, 진준걸, 임악현, 장정

도우반 평점: 6.7

내 별점: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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