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교수님 / 심리학관
정 교수는 “매달 초나 연초가 되면 사람들은 그간 미뤄온 목표를 떠올린다. 금연, 운동, 독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 여러분께 ‘불편을 즐기는 마인드셋’을 새로운 목표로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실에서 자주 겪는 일이다. 많은 환자들이 통증이나 불편함을 호소할 때, 의사들은 증상의 원인을 찾고 교정하거나 비약물적 치료법, 운동을 안내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약 한 알로 간단히 낫는 방법이 없냐’, ‘노력 없이 좋아질 수 없냐’, ‘좋은 영양제를 추천해달라’고 묻는다. 여러 병원을 다니며 도수치료나 주사, 시술에 많은 비용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구체적인 경험을 전했다.
또 “자세한 교육과 상담이 가능한 심층 진료 세션을 열었으나, 환자 방문이 거의 없어 서운했다. 환자들이 원하는 건 수고를 덜고 빠르고 편하게 증상이 좋아지는 방법이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문제의 시작점을 고민해보니 간단했다. 사회 분위기가 문제였다. 먼 거리는 차를 타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계단은 기피한다. 직접 스위치를 켜는 것조차 귀찮아 리모컨이 생겼다. 이렇게 편리함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산업사회가 발전해왔다”며 “불편함은 외주화됐다. 음식은 배달을 시키거나 밀키트를 활용한다. 신체 활동이나 두뇌 활동을 피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가 압축 성장하면서 너무 빨리 돌아가, 젊었을 땐 죽어라 일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중장년층은 ‘이젠 편하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신체와 자동차를 비교하며 “자동차는 오래 험하게 쓰면 고장난다. 하지만 사람은 차와 달라, 편함을 찾으면 그 편함 때문에 오히려 몸이 망가진다”고 강조했다.
또 “근육을 편하게 하면 근육이 약해지고, 뇌를 편하게 하면 기능이 저하된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자극이 있을 때 근육과 뇌 기능이 모두 향상된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신체를 아껴 쓰려 하면 오히려 기능이 퇴화해 치매, 노쇠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노년을 침상에서 보내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악순환이 시작되면 신체와 인지 기능이 함께 나빠진다”고 경고했다.
https://v.daum.net/v/20250701150913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