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의 본질, 빈익빈 부익부

문해력 격차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Q. 문해력(literacy)이란?

A. 일상적인 활동이나 가정, 일터 및 지역사회에서

문서화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OECD /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정의)

- 글이나 문서를 매개로 한 것이라면

여러 다양한 매체에 적용할 수 있음

- 이해를 넘어서 직접 쓰고

전달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에도 해당

- 타인의 정보와 생각, 의도,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능력

-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


1. 어디 영유 다녀요?

"다섯 살에 한글 떼고,

여섯 살에 영어유치원 들어가서,

일곱 살에는 중국어 배워야죠"

"....... 그게 가능한가요?"

"해야죠. 다들 그렇게 하니까요"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만 5세 아이 A에 대한

한국어 기초 문해력 테스트 결과)

-> 아이 A가 구사하는 수용어휘의 양이

또래에 비해 꽤 적었음

** 수용어휘 :

단어를 듣고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는 것


* 언어감각이 좋은 아이 A에게도, 다른 친구들과 동일하게 부여된 조건 :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사실

* 영어를 공부하는 만큼,

한국어에 투입되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음

-> 영어유치원에 다니고 영어 숙제를 하는 시간이 하루 중 한국어를 하고 한글을 쓰는 시간의 양과 질에 비해 절대적으로 컸음

* 한국에서 태어났고, 부모가 힌국인이라고 해서 한국어를 잘하는 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님

-> 한글을 읽고 쓰는 게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느끼는 순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함


2. 속도 경쟁 속에 무시되는 개인차

* 여섯 살 아이 B : 또래 아이들이 글자를 읽기 시작하자, 마음이 급해진 엄마가 하루에 1시간씩 한글 공부를 시키기 시작함. 그러면서 아이 B는 좋아하던 책 읽기마저도 흥미가 뚝 떨어졌고, 급기야 "손이 아프다"며 연필을 집어 던지고 통곡하기 시작했음


* 아이 B와 또래 아이들을 모아 연필을 쥐게 하고, 그 모습을 관찰해봤음

-> 어떤 아이는 성인과 유사하게 연필을 쥐고, 또박또박 글자를 따라 쓰고 그림을 그리지만(성숙한 잡기)

-> 아이 B는 주먹을 쥐듯이 둥글게 연필을 쥐고 글씨를 조금 따라 쓰는 듯하더니, 흥미를 잃고 먼곳을 응시

* 일찍 한글을 떼서 글자를 잘 읽는 아이들 중에 쓰기를 유난히 싫어하고 글자를 쓰라고 하면 '손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 : 글자를 쓸 정도로 소근육이 발달하지 못한 경우 (미성숙한 잡기)


* 사람마다 발달의 속도와 단계가 다르듯이, 읽고 쓰기에도 개인차가 존재하는 것

-> 그런데 어른들은 아이들이 동일한 개월수면, 비슷하게 모든 걸 할 줄 알게 된다고 여김

"여섯 살이 되면 읽을 줄 알고,

일곱 살이 되면 쓸 줄 알거야"

"다른 아이가 할 수 있으면

당연히 내 아이도 해야 하고, 심지어 더 잘해야 해"


3. 문해력에서도 벌어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 한번 문해력에 격차가 생기면 특별한 개입이 없는 한, 그 차이가 줄어들지 않고 계속 커짐

-> 원래 문해력이 부족했던 아이는 학년이 올라가고 나이가 든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빈곤한 상태에 머물게 됨

-> 문해력이 풍부하고 튼튼했던 아이는 성장할수록 더욱 빠르고 탄탄하게 성장하여 더 높은 문해력을 갖출 수 있음


* 영국의 문해력 연구(Jeni Riley) :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 아이들의 문해력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 한반에 있는 같은 나이의 아이들에게서 5년 정도의 발달 격차가 발견된다고 보고

(한 반에 만3세 수준의 읽기능력 보유 아이 + 만8세 수준의 읽기능력 보유 아이)


*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글자를 언제 떼느냐, 혼자 읽을 수 있느냐에 대해 신경을 씀

-> 그런데 이상하게도 글자를 혼자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부터는 '읽기'라는 게 당연히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함

-> No. No. No. No. No.


4. 초등 교과서를 읽는 직장인

* 성인이 되면 학생 때처럼 공부할 일이 없으니, 문해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음

(ex) 동료들은 1시간 이내에 메일 확인 및 답장을 끝내지만 C씨는 메일을 읽는 데에만 하루에 2-3시간을 써야 해서 너무 괴롭다고 말함 / 자신이 10장 이상 쓴 보고서를 상사가 2장으로 압축해서 만들었을 땐 자괴감이 들었음


* C씨는 살면서 문해력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음

-> 그런데 정작 회사를 다녀보니 영어보다도 한국어가 더 힘들었음 : 쏟아지는 메일을 빠르게 읽고, 피드백을 하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보다 2-3배의 시간이 걸리니 야근이 잦을 수밖에 없었음


* C씨는 더 이상 괴롭게 지낼 수 없어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어-독서 학원에 갔음

-> 학원에서 간단한 테스트를 받았고, 초등 고학년 교과서부터 소리내서 읽으면서, 무슨 의미인지 곱씹어보았음

-> 본인이 읽고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다시 짚어보기 시작한 것

-> 지금은 매일 신문을 꼼꼼히 읽고 있는데, 그 사이 메일을 읽고 피드백을 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음

-> C씨의 훌륭한 점은 자신의 실제 수준을 받아들이고, 그 지점에서 시작했다는 것


왜 우리는

빨리 한글을 떼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까?

왜 글자를 제대로 읽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을까?


글자를 잘 읽지 못하는 아이,

언어능력이 부족한 아이는

특별히 정해진 게 아니다.

모든 아이는 자신의 속도를

가지고 자라기 때문이다.


조금 늦게 걷기 시작한 아이가

나중에는 함께 걷고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이고,

이 또한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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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격차>

읽지 않는 아이는

어떻게 읽지 못하는 어른이 되는가.

* 저자 :

김지원 & 민정홍(EBS PD)

2018년부터 <다큐프라임 다시, 학교> <당신의 문해력> <문해력 유치원> <당신의 문해력 플러스> <책맹인류> 등 EBS '문해력 시리즈'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하고 연출하며, 우리 사회에 '문해력'이라는 화두를 제기하고, 문해력과 읽기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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