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님 / 심리학관
<AI는 당신을 똑똑하게 만들지만
더 현명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AI가 업무 전반에 도입되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른 문제 해결과 높은 성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향상된 성과가 정말로 우리의 실력이 향상된 결과일까요? 아니면 단지 사고의 외주화가 만든 착각에 불과할까요?
핀란드 알토 대학의 다니엘라 페르난데스 교수 연구팀은 AI 사용이 인간의 실제 성과와 스스로의 능력을 성찰하는 능력인 메타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로운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연구진은 미국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의 논리 추론 문제를 활용해 AI를 사용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의 인지적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했습니다.
두 번의 실험(698명)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먼저, 성과는 향상되지만 과신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릅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AI를 활용했을 때 점수가 약 15%가량 향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예상한 점수는 실제 점수와 간극이 더 커졌습니다. AI의 도움을 자신의 실력으로 착각하는 인지적 오류에 빠지면서 객관적인 자기 객관화 능력이 흐려진 것입니다.
둘째, 인지 능력이 낮은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높은 사람이 과소평가하는 더닝-크루거 효과가 AI 환경에서는 사라졌습니다. AI가 정답을 대신 찾아주면서 모두의 점수는 상향 평준화되어 저성과자와 고성과자의 격차가 줄었고, 동시에 모두 자신의 수행능력을 제대로 모르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실제 한계를 인지하지 못하는 메타인지적 눈가림 상태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셋째, AI 리터러시가 높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AI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가 높고 자신감이 있는 사용자일수록 자신의 성과를 더 부정확하게 예측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기술에 익숙해지는 것이 반드시 비판적 사고나 성찰적 태도로 이어지지는 않음을 시사합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참가자들이 AI의 답변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기보다 그대로 수용하는 경향(맹목적 신뢰)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AI가 가장 잘 작동하는 논리 추론 문제였기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참가자들은 문제당 최소 한 번 이상 AI를 사용해야 했는데, 46%는 시키는대로 딱 한 번씩만 사용했고, 세 번 이상 사용한 참가자는 8%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사용 패턴 하에서는 AI의 답변을 숙고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메타인지가 발현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AI에 과의존해 문제를 복붙해 AI 답변을 그대로 수용했고, 당연하게도 인간-AI 시너지는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이 연구가
따라서 미래 인재 육성의 핵심 과제는
AI의 결과물과 사고 과정을 비판적으로 검증하고,
AI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의 메타인지적 주도권을 어떻게 유지하며
성찰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될 것 같습니다.
� 참고문헌:
Fernandes, D., Villa, S., Nicholls, S., Haavisto, O., Buschek, D., Schmidt, A., ... & Welsch, R. (2025). AI makes you smarter but none the wiser: The disconnect between performance and metacognition. Computers in Human Behavior, 108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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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교수님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