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키워준 건 효율이었지, 소통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남현우 한국펀드파트너스 HR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저는 AI 덕분에

소통을 잘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30분만에 그 착각이 깨졌습니다.


제가 준비한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머릿속에는 그림이 선명했습니다.

논리도 명확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 표정이 점점 굳어갔습니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


순간 짜증이 올라왔습니다.

'이게 왜 이해가 안 되지?'



요즘 저는 거의 매일 AI와 일합니다.

두서없이 말해도 맥락을 잡아주고,

생각이 엉키면 정리해줍니다.

3초면 됐습니다.


"말하면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한 속도가 돼버렸습니다.

그 속도에 익숙해진 채로,

사람 앞에 앉았습니다.


(사람과 이야기할 때)

제 머릿속 그림은

저만 보입니다.


상대방 머릿속에는

그 그림이 없습니다.


30분을 써도

안 닿았습니다.



"지금 이게 전부인데

뭘 더 하라는 거냐"는 반응이 돌아왔고,

그 짜증이 저한테 전염됐습니다.


AI한테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AI가 키워준 건 효율이었지,

소통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사람과의 소통도

그 속도로 될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AI에 익숙해질수록,

사람 사이의 소통은 오히려 어려워지지 않을까.

맞춰주는 존재에 길들면,

안 맞춰주는 존재가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회의실에서 5분이면 끝날 이야기를

메신저로 30분 핑퐁하는 걸 봅니다.


대면은 줄이고,

갈등은 회피합니다.


AI가 더 일상에 스며들면,

이 간극은 더 벌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AI는 좋은 도구입니다.

앞으로도 잘 쓸 겁니다.


그런데 그날 올라온 짜증은,

제가 잃어가고 있던 감각에 대한

경고였는지 모릅니다.


효율은 취하되,

효율이 전부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


그게 AI 시대에

사람으로 사는 연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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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우 한국펀드파트너스

경영관리팀 대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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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