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친밀한 살인자 / 심리학관
<성차별적 사회문화가 전하는 그릇된 암시>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범죄에서는,
피해자 여성이
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음
Q. 연인으로서의 첫 만남에서부터 내 뺨을 때리고, 주먹질을 하고 발길질을 한다면 그 사람을 만나겠는가?
Q. 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폭언을 일삼고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인데, 그래도 그 외에는 다른 매력과 장점이 있으니까 감수하고 만나겠는가?
다수의 성폭력 가해자들은
첫인상부터 범죄를 예견할 만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매우 평범한 사람들이고,
상대를 존중하기 때문에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과,
상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러는 것을
처음에는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가까워지고,
성관계를 맺는 친밀한 사이가 된다면
점차 폭력적인 성향이 드러날 수 있다.
<강압적 통제의 특징 1. 이유 없는 질투와 집착>
* 가해자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 : 의심
-> 가해자는 이를 사랑이라고 포장하거나, 애정 관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거짓말하기도
* 질투가 심한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많은 여성들은 처음에 상대에게 맞춰주려 노력함
-> '사귀는 사람과 다투고 싶지 않다'며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려 애쓰는 경우가 많음
* 폭력적 성향의 가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 강한 질투심
-> BUT, '질투'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여성의 성향을 대표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음
-> 여성혐오적 가부장 문화 속에서, 속이 좁고 질투와 시샘이 많은 것은 여성의 속성으로 묘사되어왔기 때문
* 많은 사람들은, '남성에게는 질투심이 별로 없고, 오히려 단순하고 어리숙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기도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님
<강압적 통제의 특징 2. 성별 전형성>
* 지시하는 역할과 보고하는 역할이 비교적 뚜렷이 성별로 구분됨
(명령하고 지시하고 통제하는 사람) 남성
(지시받고 명령에 따르는 사람) 여성
* 성별 전형성(gender stereotyping)
(바람직한 남성성) 다른 사람에 대해 권한을 가지고 지휘하고 명령하는 것
(바람직한 여성성)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상대의 요구에 순응하는 것
* 연애의 시작 단계, 연인으로부터 여자다움에 대한 기대와 요구를 받을 때
-> 여성들이 즉각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고 비교적 순응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음
(WHY) 썩 좋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수용할 수 있는 가부장성이라고 여기기 때문
-> 연인 관계라면, 나를 좋아하는 마음에서라면 이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성별전형성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
드라마나 영화, 광고에 나오는 남성들의 묘사
* 무뚝뚝하지만 속이 깊음
* 성숙하고, 능력 있고, 성실할 뿐 아니라 어른스러운 면모를 지니고 있음
*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성별 고정관념이 남성들을 이끄는 역할, 리더로 인식하게 하고, 여성은 소리내지 않으면서 명령과 지시에 순응하는 역할을 받아들이도록 한다면
-> 연인간의 강압적 통제는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고, 어쩌면 떨리는 로맨스의 시작으로 인식될 수도 있음
<강압적 통제의 특징 3.
가해자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맞는 게 아니다>
* 친밀한 관계폭력의 가해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
"제가 여자친구에 대해 거칠게 대하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구요? 그런 기억은 전혀 없는데요!"
"저한테 바락바락 대들고 싸우자고 덤빈 게 여자친구인데요? 얼마나 화가 났다구요. 절대 용서 못해요!"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면 어떡하겠어요. 얌전히 저를 달래주면 끝나는 건데. 너무 열받았어요!"
"나를 화나게 만들었으니 여자친구가 맞은 것은 당연한 거죠!"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 문제를
'싸움' '다툼'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친밀한 관계 폭력의 공통적인 전개 과정]
(1) 가해자가 어떤 이유로 심사가 뒤틀려
거친 말을 내뱉거나 무언가를 발로 걷어찬다
(2) 피해자는 언짢은 말들이 오가다
폭력으로 번지는 것이 두려워 아예 말을 안한다
(3) 가해자는 작정하고 시비를 걸기 때문에,
상대가 가만히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네가 뭔데 나를 무시하냐?"
"왜 말을 안 해서 또 사람 복장을 다 뒤집어 놓냐?"
"답답하게 굴지 말고 말을 해!"
(4) 피해자가 어떤 말이라도 하면,
그게 다시 구실이 된다
(5) 미안하다고 하면,
“뭐가 미안한데?"라고 윽박지르고 다그친다
"뭐가 미안하고, 네가 뭘 잘못했는지를 조목조목 대라"
(6) 피해자가 오해를 풀기 위해 자기 입장을 조금이라도 얘기할라치면, 그때부터 욕설을 동반한 고함, 삿대질, 밀치기와 머리채 잡기, 뺨 때리기, 발길질이 시작된다.
(7) 가해자는 이미 폭력을 행사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어떻게 대응하든 폭력을 피할 수 없다
(8) 가해자는 모든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린다
"네가 내 방식대로 달래주지 않았다"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건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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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친밀한 살인자>
강압적 통제는
어떻게 관계를 지배하는가.
* 저자 : 허민숙 선생님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 1판 1쇄 발행 : 202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