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영 Algocare COO님 / 심리학관
상위 리더 직급으로 갈수록, 주니어 때 더 경험해봤어야 하는 게 뭔지 알게 된다.
그건 바로 "내 생각에 될 거 같은 프로젝트 방향을 밀어붙여서 성공한 경험, 실패한 경험"을 쌓는 것이다. 주니어가 어떻게 프로젝트를 발의하냐고 권한이 없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내가 느끼기엔 위로 올라갈수록 오히려 더 힘들다.
상위 직급으로 갈수록 결정해야 하는 사안의 중요성과 볼륨이 커져서 쉽게 시도하기 어려워진다. 경영진과 긴밀하게 일할수록 내 리더십이 아니라 경영진에 대한 팔로워십이 더 중요하다. 또한 사내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자와 조율해야 하는 역할도 맡으니 무언가를 밀어붙이는 게 더 어렵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사업이나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고 주도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안할 순 없다. 이때 뭐가 먹힐지 알아보는 눈이나 감, 가설을 실행하고 검증하는 방법론에 대한 이해, 일을 추진시켜서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노하우 같은 것들이 없으면... 시행착오를 주니어 때보다 훨씬 크게 겪어야 한다.
주니어라고 해서 뭐 대단한 프로젝트를 발의하고, 추진해봐야 한다는 건 아니다. 어떤 일을 하든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생각과 제안을 고민하고, 발의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편의점 알바를 해도 누구는 "제가 생각해봤는데 이거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내가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스러운 바텀업 프로젝트를 많이 맡아보는 건 "굉장한 기회"다. '권한이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하면서 책임을 피하는 자세를 갖게 되면 그런 태도가 보통 4~5년 이상 간다. 그렇게 해서는 나중에 마지못해 팀장 역할을 맡게 됐을 때가 되어서야 "아, 그때 좀 더 그냥 해볼걸"하고 생각하니, 굉장히 늦다.
일을 피하지 말고 두드려 맞는 게 좋다. 복싱에서 주먹이 날아오는 걸 보고 눈 감고 등을 돌리느냐, 주먹에 맞더라도 눈을 뜨고 앞으로 오히려 전진하느냐가 선수 기량을 결정한다. 뭔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이게 정말 행운의 기회이고, 향후 10년을 봤을 때 레버리지가 어마어마하게 높은 일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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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영 COO님
Algocare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