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the door. 햇빛 bless you

AKMU at 유퀴즈 / 심리학관

by 심리학관

(이수현 가수님 : AKMU)

오빠가 군대를 간 시점부터였던 것 같아요. 단순하게 오빠랑 나랑 둘이서 노래 띵까띵까 부르는 게 끝이었던 저한테 물음표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진짜 거품을 걷어낸 내 모습은 뭐지?" "진짜 내가 하고 싶어서 한게 뭐지?"



오빠의 빈 자리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컸고, 아무리 그 빈자리가 있어도 제가 다 채울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던 때였는데. 제가 도저히 그 반의 반도 채울 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거기서 느껴지는

저에 대한 실망이 처음에 제일 컸어요.


“내가 별거 아니었구나"


스스로 상처를 받은 거에요.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된다니.



이런 상황으로 1년 동안

오빠가 올 때까지 괴로운 마음으로 계속했어요.


그리고 나서

오빠가 돌아오면

모든 게 다 해결이 될 줄 알았는데,


오빠가 막 경주마처럼 '이걸 해내야 돼' 이러고 있으니까. 점점 오빠의 색깔이 더 진해지고, 오빠가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고.



약간 같이 하는 재미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고. "계속 이렇게 음악을 해야 된다고 하면, 난 AKMU를 포기할께"라고 헀어요. 나는 노래하는 것도, 작업하는 것도, 무대에 서는 것도 이제 즐겁지가 않다. 그때부터 방구석으로 들어가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기 시작했어요.


햇빛을 다 차단하고 그렇게 살기 시작한 거에요. 2년 정도는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정말 미래를 포기한 거죠.

미래가 없다,

나에게는. 더 나은 미래가 없다.



무기력함에 굉장히 저 스스로도 어느 정도 상태인지 모를만큼 굉장히 심각한 상태로 가고 있었던 거를, 저는 몰랐는데 오빠가 와서 얘기를 해줬어요.


“네가 괜찮다고 하지만,

괜찮다고 말하는게

가장 위험해 보인다"


그리고 저한테 그때 아주 작은 권유들을 해줬었고, 내가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다고 한다면 이걸 잡아야겠구나 라고 생각을 해서, 그때부터 오빠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기 시작했죠.



(이찬혁 가수님 : AKMU)

저는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곘지만, 제가 후회하지 않으려고 헀습니다. 제가 10년, 20년 후를 봤을 때, 지금 수현이를 제가 챙기지 않으면, 몇십 년이 지나고 수현이를 봤을 때, 수현이가 "오빠, 왜 나를 그때 안 잡아줬어?"라고 할 것 같은 거에요. 그런 미래를 한번 본 거죠.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이수현 가수님 : AKMU)

"너를 이대로 내버려뒀다가는

너를 못 볼 수도 있을 것 같애"

이렇게 오빠가 얘기를 했어요.


지금 당장이 아니라,

너를 내버려두고 돌봐주지 않으면,

언젠가 그런 미래가 찾아올 것 같애.


“그게 무서워”

라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이찬혁 가수님 : AKMU)

수현이가 내 눈앞에 없다 라고 생각을 했을 때, 내가 수현이한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든 거에요. 그게 너무 후회가 될 것 같은 거죠.


지금 내 손에 닿는 범위 안에 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


그게 곧 수현이의 인생을 프로듀스하는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곡을 만들듯이, 수현이를 잘 피어나게 하고 싶다. 내가 본 세상을 수현이도 느꼈으면 좋겠다.



(유재석 MC님)

이런 수현씨에게 오빠가 곡을 하나 선물해줬다고 해요. <햇빛 bless you>. 어떤 노래인가요?


(이수현 가수님 : AKMU)

그 노래는 말 그대로 "Open the door. 햇빛 bless you". 창문을 열고 햇빛을 봐라. 진짜 실제로 제가 햇빛을 안 보고 너무 오랫동안 살았어요. 햇빛이 있는 날에도 커튼을 닫고 살았기 때문에, 정말 광합성이라는 거를 거의 안하고 지내고 있었어요.


게임만 하고 지내고 있는데, 오빠가 <햇빛 bless you>를 만들고 바로 연락을 해서 제발 이 노래 들어봐라. 이거 진짜 네가 들어야 하는 노래다. 뭐야 이러고 들었는데,


open the door

햇빛 bless you라고 하길래.


“알겠어”

그러고 커튼을 열었어요.



(이찬혁 가수님 : AKMU)

저는

말의 힘을 믿기 때문에,


말을 뱉으면서

그런 사람이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수현이가 이 노래를 미리 발매 전부터 부르게 하는 이유도, OPEN THE DOOR, 햇빛 BLESS YOU 하면서 이 말의 힘이 나에게 입혀지는 것 그런 거를 바랬기 때문에, 미리 좀 줬습니다.



(이수현 가수님 : AKMU)

처음에는 오빠가 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얘를 구해야되겠다고 생각을 했을 때는, 가족들과도 잘 안보고 있을 때였어요. 왜냐하면,


저를 너무나 사랑하는 가족들이니까,

제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걸 아니까,

뵐 낯이 없는 거에요.


그래서 가족들을 멀리하고 있었을 때, 오빠가 합숙을 제안을 해서, 완전 단련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오빠가 아주 천천히


그냥,

우리 어차피 같이 사는 김에,


운동도 같이 하면 좋을 것 같고,

시간표도 한번 짜보자.

재밌잖아?


그리고

음식도 배달보다는,

우리끼리 만들어 먹거나,


건강하게 한번 살아보자.



이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저를

신경쓰는 게 너무 지쳤었어요.


음악방송에 가면 사람들이 다 말랐기 때문에, 저는 항상 살을 빼야 하는 사람이었고, 그 모든 것들이 겹치면서, 나 안 해. 내가 이렇게 살아야돼? 나 안해. 이렇게 된 거에요.


그때 제 정신적인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도구가 음식이었어요. 매일매일 하루도 안 빼고 폭식을 했던 것 같애요. 당연히 살도 그당시에 급격하게 쪘었고.


급격하게 찌면

온 몸이 다 찢어져요.

다 터요.

엄청나게 다 터요.

끔찍하게 트는데.


제가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제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자존감과 자신감이 엄청나게 바닥을 찍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사람들을 만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그래서 대인기피증이 심하게 생겼어요.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것 자체가 너무 두렵더라구요.



(유재석 MC님)

두분이 산티아고 순례길도 같이 가셨다구요. 12일간 매일 5시간씩 걸었고. 수현씨가 나를 앞서가는 오빠의 뒷모습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있다면서요.


(이수현 가수님 : AKMU)

산티아고에서 제가 항상 꼴등이었어요. 오빠는 남들이랑 똑같이 시작해서 항상 일등으로 도착하는 사람이었어요. 체력도 정말 좋고, 도착에 대한 목표가 정말 뚜렷한 사람이니까요. 저희가 도착시간이 거의 2-3시간 차이가 날 정도였어요.



나는 왜 항상

오빠랑 같이 걸을 수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을 늘 해왔단 말이에요.


인생에서도 그렇고. 왜 오빠는 항상 저렇게 걸음이 빠르고, 항상 나보다 앞서가 있고. 내가 저거를 따라잡으려고 몇번이고 해봤는데, 너무 제가 막 부서질 것 같고.


잠깐 같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속도를 맞춰서 걷는게 정말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늘 했는데. 순례길에서도 그랬던 거죠.


근데 제가 생각을 비워내고 저만의 템포로 쭉 걷다가 산티아고 성당에 도착을 했어요. 그랬더니 저희가 순례길을 다 걸은 순례자로 묶여 있더라구요. 오빠랑 제가 다른 게 하나도 없는 거에요.


사람들이 봤을때,

우리는 모두

이 길을 걷는데

성공한 순례자인 거죠.



그래서

저는 속도가 되게 중요하고,

같이 걷는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따로 걷더라도,

걸은 길은 똑같고.

늘 같은 저녁을 함께 먹었고.


그리고

함께 같은 곳에 도착했었다 라는 게

저한테 큰 의미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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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회 /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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