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의 수다다방] 허니와 클로버

Work & Cartoon

by 심리학관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베란다 프로젝트(김동률 & 이상순 가수님)의

“기필코”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한여름 밤하늘 아래에서 열렸던

야외 콘서트때에서 노래를 들었던

멋진 기억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거든요. ^^



베란다 프로젝트 / 사진 : 알라딘



그런데 그 노래 중에

들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푸욱 쉬게 되는

가사가 있어요.

여러분, 같이 한번 봐주세요.



왜 이렇게 하고픈 일이 많아

벌써 몇 시간째 멍한 잡생각뿐인지

무얼 할까 어딜 놀러갈까

절로 한숨이 나

누가 나 대신 좀 해줬으면

참 막막해 참 답답해

왜 난 천재과가 아닌 걸까



왜!

난 !

천재과가

아니냐니요!

ㅠㅠ.


이 노래를 작사하신

김동률 가수님은

제가 보기에는

부럽고 부럽고 부럽기만 한

완전 천재과인데요.

ㅠㅠㅠㅠㅠㅠ.


부럽고 부럽다 못해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아니, 내가 그분 같은 재능이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할 것 같은데 하구요.


그런데 김동률 가수님과 저랑

똑 같은 대사를 한

만화 주인공들이 있더군요.


이전에 소개했던

‘3월의 라이온’ 작가가 그린

“허니와 클로버(우미노 치카,

학산문화사, 10권 완결)”에서요.



허니와 클로버 / 사진 : MONICA


다양한 배경과 특성,

다양한 꿈을 가지고

경쟁자이자 동료인

선배, 후배, 친구, 교수님들과 어울려

하루하루를 전투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미술대학 학생들이 나오는 만화입니다.


(이 만화는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아오이 유우 배우님과

만화 주인공의 일치도가

아주 높게 나오는 영화가 유명했었지요.)


이 미술대학에는

당연히 저와 같은

아주아주 보통 인간도 있구요(타케모토).


김동률 가수님과 같이

“하루만이라도 저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

도대체 어떤 것이 보이기에

그림을 저렇게 그릴 수 있는 걸까”

라는 탄성을 자아내는 천재도 있습니다(하구미).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독자들이 자신과 가장 많이 닮아서

호감도와 친밀도를 제일 높게 평가한다는

해리의 단짝 론 위즐리와 같은 존재인

가장 보통 인간 타케모토는

천재 하구미의 작품을 보고

바로 기가 죽어서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난 뭔가 하고 싶어서 미대에 들어왔지만

장래에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그런건 아직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하구미를 보니 조금 조바심이 난달까”


당연히

저 사람은

나같이 소소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시시껄렁한 고민을 해야 하지도 않고

주위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그야말로 꽃길만 걸어가는

창창한 앞길이 보장되어 있겠구나 라고

부러워하는 거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렇게 온갖 사람들로부터

천재라고 불리는 하구미도

원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캔버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한다는

사실입니다.


하구미가

우앵앵앵 울음을

터뜨렸을 때의 장면에

쓰여져 있던 대사가

저한테는

정말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도달하고 싶은 곳'을 가졌을 때

무아(無我)의 마음으로

그릴 힘을 잃었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라는 말은 아름다워.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분명히 남들보다 잘한다고 해서,

또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하게 된 일인데,

그 어떤 다른 일보다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고 시간을 들여서 노력했는데도,


일단 그 일로 돈을 벌어 밥을 먹게 되면,

그때부터 그 일을 잘 못한다고

욕을 먹게 된다고 하지요. ㅠㅠㅠㅠ


이 이야기는 꽤 오래 전에

만화 ‘오디션’(이제 네이버 시리즈에서

보실수 있어요)과

'좋아하면 울리는'(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어요)의

천계영 작가님이 트위터에 올리셨던 건데요,

너무 좋아서 저장해놓았었습니다.


“프로가 되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에 대해

못한다는 욕을 먹게 된다”


오디션 / 사진 : 네이버 시리즈


나에게 숨겨져 있는 재능은

아직은 다듬지 않아 거친 돌멩이의 형태이지만,

잘 찾아서 아름답게 다듬어만 주면

끝없이 빛날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게

더 많이 배우고

더 오래 일해보고

더 많이 훈련을 할수록

일이라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뭐.

나라는 인간이

영 못나기 때문에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똑 같은 이야기를 하며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면요.


일을 하는데 있어서

어느 순간까지는 나의 역량과 능력, 전문성이

직선으로 쭈욱쭈욱 상승되는 모양을 보여주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면

수평이동을 하면서 유지를 하거나

오히려 조금씩 퇴보하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좀 올라간 것 같지만,

그 다음날에는

하염없이 곤두박질치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롤러코스터의 느낌이 나기도 하구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게

아주아주 쬐끔씩만 움직이는,

하지만 나~~~중에

전체적으로 보면

분명히 상승하고 있는

나선형 발전을 보여주기도 하지요.


이렇게 끊임없는 삶의 발달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점점 더 다듬어져 가는

나를 칭찬해주며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때,


그리고 한발한발

앞을 향해 정성껏 내딛을 때

우리의 삶은

버텨낼 만한 가치가 있는

여행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 여행에서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오늘하루를

열심히 살고 계신

여러분 자신에게

오늘은

잠깐만 시간을 내어

토닥토닥 한번 해주십시오.


잘하고 있다고.

대단하다고.

애쓰고 있다고.


정말 말 그대로

토닥토닥토닥을요.


힘이 들 때 누군가에게

응원과 지지를

요청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구요,


내가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자가발전을 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것도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