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핑계가 아니었다

점과 점이 연결되며 삶이 된 순간

by 조아

내 삶의 모토 중 하나는 "Connecting the dots" 이다. 배움도, 아이디어도, 관계도 하나의 점으로 시작하지만, 그 점이 또 다른 점과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고 믿는다.


점 하나는 그저 점으로 남는다. 하지만 점과 점이 만나 선이 되고, 선과 선이 만나 면이 되며, 면과 면이 모이면 공간이 된다. 공간은 무엇인가를 담을 수 있다. 배움으로 만든 공간에는 지식이 쌓이고, 운동으로 만든 공간에는 체력과 건강이 담긴다.


수학 시간에 배웠던 원과 선의 접점이 무한히 늘어나면 평면이 아닌 입체가 되는 것처럼, 연결은 차원을 바꾼다. 나는 그 차원의 변화를 좋아한다. 요즘 나는 나에게 유익하고, 내 가치를 더 또렷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의 접점이 많아졌다. 업무적 관계를 제외하면, 내 주변에는 글쓰기와 책 읽기, 그리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들과의 만남을 기다린다. 만남은 점과 또 다른 점을 연결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2024년 8월,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즈음 한 러너를 만났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온라인에서 내 훈련을 지켜보며 꾸준히 피드백을 주셨던 분이다. 초보 러너였던 나의 시작을 처음부터 함께 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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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핑계고〉의 작가, 아주나이스 김나영 님이다. 부단히런의 대표 운영자이기도 한 그는 중년의 위기를 달리기로 건너온 사람이다. 달리기를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몸으로 증명해 보인 산증인이다.


나는 그의 흔적을 많이 모방했다. 백지달(백 개의 지역 달리기)과 런트립 역시 그 영향에서 비롯되었다. 홋카이도 여행 중에도 달릴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그 연결 덕분이다. 만약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여행지에서 달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행은 쉬는 시간, 소비하는 시간이었지, 나를 단련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느새 여행은 달리기의 확장이 되었고, 때로는 달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달리기는 핑계이자 이유가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일상에서 달리기를 멈춘다면 나는 언제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비만의 입구에서 만성 피로에 시달리며, 짜증과 분노 속에서 귀한 시간을 허비하던 나로.


그러나 나는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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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로 변화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삶을 바꾸었다. 물론 달리기로 인한 변화가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지금도 진행형이다. 오늘의 달리기가 내일의 달리기를 만들고, 작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내가 되어 간다. 나는 미래의 나를 상상하며, 조금 더 성숙한 러너가 되기를 소망한다.


부단히런에서 만난 러너들, 그리고 김나영 작가님과의 연결은 내 삶에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들었다. 혼자 달리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다. 연결은 나를 성장시킨다.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고, 면이 공간이 되듯. 그리고 그 공간 안에서 나는 달리기를 핑계삼지 않고 오늘도 달린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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