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독자의 거짓 가면을 벗고 진정한 독서가로 변하는 삶
나는 지금까지 취미가 독서이자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나는 애독자의 가면을 쓰고 살아왔었다. 물론 책을 읽었다. 독서하다가 인상 깊은 문장에 감명받으면 노트에 기록하거나 메모를 남겼지만, 적장 중요한 문제는 내가 책 속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이 이런 경험을 할 정도로 일반적일 때이지만, 스스로 애독자라고 생각해 왔던 나에게, 어느 날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 준 사건이 발생했다.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임원면접을 보던 중 한 면접관님께서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해 질문했는데,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 기어가는 목소리로 답변을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나의 낯짝이 빨개질 정도로 호되게 나무라시는 면접관 앞에서 한 마디 항변도 못 한 나는 애독자임을 자칭했지만, 실은 껍데기에 불과했다는 본질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동안 내가 쓰고 있던 거짓된 가면을 벗어던지기로 마음먹었다. 나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소중한 책을 쉽게 팔 수 없다면 제대로 읽어보자고 다짐했고, 이때부터 내 글쓰기의 원천은 책이 되었다.
2022년 새해 둘째 날부터 한 권이라도 더 읽어보고 정리하자는 생각에 책을 읽고 작성한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50개 이상의 리뷰를 작성하고 있다. 내 리뷰는 책 내용에 대한 것보다는 작가님의 주장에 대한 내 생각을 적는데, 문자 그대로 내 생각으로 이것이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는 나만의 주장이다. 만약 내 주장이 틀렸다면 정확하게 배워서 수정하면 된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전체 공개하였고, 많은 분의 응원받으며 매일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작년에 처음 111권의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한 기록을 남겼으며,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에 올해는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에 도전하는 중이다. 해외여행을 가서도, 출장을 가서도 나의 책 읽기와 글쓰기는 계속되었고, 거짓된 애독자의 가면을 벗고 진정한 독서가로 매일 책을 읽고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매일 쓰다 보니, 언젠가 내 이름이 적힌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지금 내 모습으로는 터무니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매일 지속되는 글쓰기가 내 꿈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믿음이 생기고부터는, 글쓰기가 부담되거나 고통스럽지 않고 그냥 좋아서 하는 하루의 과업이 되었다. 오직 글쓰기를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하루를 보내면서, 어느새 글쓰기가 나의 일상 속 중심이 되었고, 이제 나는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쓰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내가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그저 글쓰기가 좋고, 글을 쓰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며, 이제는 책 읽기와 글쓰기가 없는 일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하나의 작은 씨앗이 십수 년 동안 풍파를 견디고 견디면 아름드리나무가 되는 것처럼 이제 갓 시작한 나의 글쓰기는 하루의 루틴이 되고 나의 진심이 더해져서 먼 훗날 사람들이 잠시 쉬어 가고 새가 가지에 앉아 아름다운 노래를 하는 고목(高木)이 되기를 원한다.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