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읽기 2 _영양정보
3부 What’s Choice _ 속지 않는 선택의 기술
8장. 라벨 읽기 _ 제품이 말하는 정보의 언어 (3)
라벨의 ‘영양정보’ 표는 과학처럼 보이지만, 그 숫자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작은 0과 %, 그 사이에는 ‘허용된 착시’가 숨어 있다.
아래의 영양정보 설명(자료)을 보면서 하나씩 해독해 보자.
라벨의 영양정보는 법으로 정해진 항목이다.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나트륨에 더해, 당류·포화지방·트랜스지방 등 10여 가지 항목을 수치로 표시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이 표는 언뜻 과학적이지만, 사실상 ‘비율과 기준’의 게임이다.
예를 들어 ‘0g 트랜스지방’ 문구를 보자.
법적으로는 1회 제공량당 0.2g 미만이면 0g으로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하루 세 번, 여러 제품을 섭취하면
그 ‘0’들이 모여 실제 섭취량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무설탕’, ‘제로’도 마찬가지다.
당류 0g 표시는 1회 제공량당 0.5g 미만일 때 허용된다.
즉, ‘0’은 ‘없음’이 아니라 ‘있지만 법적으로 없는 셈 치는 수치’다.
또 하나의 착시는 ‘1회 제공량’이다.
많은 라벨에서 1회 제공량이 실제 섭취량보다 작게 설정돼 있다.
예를 들어 500mL 음료의 1회 제공량이 100mL라면,
표시된 ‘당류 9g’은 병 전체로 보면 45g, 즉, 각설탕 17개 분량(1개=2.65g)이 된다.
소비자는 표 전체를 믿지만,
사실 ‘1회 기준’이라는 전제가 바뀌면, 그 수치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
라벨 우측의 ‘% 영양성분기준치’도 소비자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그 기준은 성인 하루 섭취 기준 2,000kcal을 전제로 한 상대값이다.
어린이, 노인,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는 기준이 되기에 무리한 수치다.
'나트륨 5%'는 결코 ‘안전하다’는 뜻이 아닐 수 있다.
결국, 이 표는 절댓값의 진실이 아니라 상대값의 언어로 포장된 숫자다.
0g = ‘없다’가 아니라 ‘있지만 표시 안 해도 되는 양’
1회 제공량을 전체 용량으로 환산해 읽기
‘기준치 %’는 개인별로 다르다 - 절대 기준 아님
‘무첨가·제로’ 문구보다 성분표의 실제 수치 확인
숫자는 과학처럼 보이지만, 이 표를 믿는 순간 우리는 ‘허용된 환상’ 안으로 들어간다.
라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진실의 절반만 보여줄 뿐이다.
이제 '무엇이 들어갔는지(원재료명)'와 '얼마나 들어 있는지(영양정보)'를 살폈다.
다음 글에서는 라벨이 ‘어디서 왔는지’— 즉, 국산·국내산, 제조원, 소비기한 등 ‘정보의 사각지대’를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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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Luci's Lab의 <食解, 가공식품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시리즈의 일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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