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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art Festival Dec 20. 2018

고양이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남들처럼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좋은 것

처음
고양이를 키우겠다고 결심했던 계기를
되짚어 보면,
끝없는 소개팅에 지쳐있었고
혼자 사는 것은 지겨웠으며

어떤 생명체가 집에 있기를, 그러나 나를 귀찮게 하지는 않기를 바랐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양이가 얼마나
집사를 귀찮게 하는지를(?) 몰랐던

순진한 시절이었다.)




모르는게 약이었을까.

(하루종일 내 꽁무니만 따라다니는 사생활이란 없는) 소위 개냥이의 집사가 되었고.


덤으로 세상이 고양이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30대 중반에 혼자 살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싱글녀에 대해서 말이다.


출장을 가든 여행을 가든 녀석을 두고 가는 건 쉽지 않다.



어린 시절 보았던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영화에서
왜 주인공이 고양이를 키우는 여자로 나오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나이 찬(?) 여자가 혼자 살면서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은

주말에는 약속도 없고
딱히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는
소심하고 외로운 인생임을 상징했다.


고양이를 키운다는 말을 꺼내면 아저씨 동료들은 딱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나는 내가 "유능한 커리어우먼"이라고 비치기를 바라는 자리에서는

왠지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모임이나 소개팅에 나가서도 고양이를 키운다는 말을 묻지 않으면 일부러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이 녀석과 내가 느끼는 행복이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숙제보다
중요하게 느껴졌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아파트를 사고
좋은 차를 타고.

주말에는 부부동반 모임에 나가며
양가의 대소사에 참석해서 딸과 며느리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그런 삶.


나는 지금으로 행복하다고 외쳐도

아니라고 넌 뒤쳐져 있다고 말하고 싶어 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러한 시선에서 (그리고 "너를 위해 하는 말"이라고 하는 잔소리들에서)
당당할 자신이 있는가.



고양이는 내게 세상의 기준을 따르지 않을
자유를 주었다.

그래. 나는 고양이를 키우는 싱글녀니까.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에 대해 편견을 가지려면 가져.
나는 아웃사이더야.


내 영역에서 내 기준으로 행복하게 살 거야.

스스로 정의하니 많은 법칙과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세상에 나가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세상을 관찰하는 고양이.

단란하고 웃음꽃 피는 가족이 한 마리쯤 키우면 어울리는 개를 키웠다면 얻을 수 없는 자유였다.

"다가오지므르"라는 표정으로 소파의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한 녀석.



엎드려! 손! 빵!이라는 명령어에 충실하게 답하고 그래야 보상받는 개와는 다른.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주인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는 당당함.

무얼 하든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한없이 자유로운
그 태도.


그렇게 나는 자유를 얻었다.
아웃사이더라고 주류가 아니라고
세상에 선포했다.


나의 고양이는,

아등바등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살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가 되었다.




매년 고양이 생일파티를 열고
친구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그 파티에 오는 친구들은
나를 나 그대로 이해해주고
내가 무엇을 하든 재미있다고 생각해주는

진짜 친구들로 이루어진, 그런 파티였다.


**그리고 보니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 고양이 생일이라서 10명이 모여서
파티를 했어요."라고 했을 때,


"고양이 생일 파티를요?"라고
별나다는 눈빛을 보내는 사람과

"아 진짜요? 재미있겠다."라고
인정해주는 사람.


이것은 그 사람의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태도를 의미했다.


(만약, 누군가 진짜 친구인지 시험해 보고 싶다면 고양이 생일파티를 열길 추천한다.

진정한 친구는 기꺼이 고양이 간식을 사들고 파티에 와 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네 고양이는 너에게 무슨 의미이기에 그렇게 유별나게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 아이는 내가 세상을 나의 기준으로 살게 해 준 아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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