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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는 관세가 없다.

by 범생

최재홍 가천대학교 글로벌 캠퍼스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임과 함께 세계는 다시금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캐나다, 멕시코, 유럽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과 우리나라, 일본에 대해 매일 바뀌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트럼프 정부가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무역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철강이나 알루미늄, 자동차나 부품 등에 고율의 관세로 수입 비용을 늘려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하겠다는 계산이다. 미국 내 제조업 보호와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고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는 등 세계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안겨줄 것은 당연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영화에도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내 콘텐츠 산업 보호 의지를 보이며 해외 영화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영화가 글로벌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어 관세 실현이 의심되지만, 글로벌 문화 교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오늘은 의약품을 꺼내 들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품목은 늘어나고 세율도 높아지고 대처는 전방위적으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다만, 주로 물리적 상품에 대한 관세 전쟁 속에서도,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콘텐츠나 서비스, AI 기술 분야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AI 기반 서비스는 물리적 국경을 초월하여 전 세계적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관세 부과는 일언반구 말도 없고 생각은 있어도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 이는 향후 플랫폼과 콘텐츠, AI 기술이 새로운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할 뿐 아니라, 미국 자신들이 가장 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이나 수익을 가져가고, 데이터로 고객을 가두리에 가두고 선택의 폭을 좁히며 해당 국가에 세금은 내지 않는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SaaS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미국의 관세 정책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에 하나로 그 영향은 막대할 것이다. 지금은 마치 폭풍전야 같은 딱 그 느낌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런 속에서도 우리가 가진 것 중에는 남들이 없는 것이 있다. 우리의 DNA에는 막강한 콘텐츠와 뛰어난 적응력이다. 제조를 넘어 우리의 문화가 세계 곳곳에 퍼져나가고 있고, 이에 AI 기술을 입히고 더욱 다방면에 날개를 달아 활용하고 있는 나라 중에 으뜸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K-팝에서부터 드라마, 영화, 음식, 뷰티 등등에 K를 붙이면 세계인 모두가 인정하는 특산품이 된다. 요즘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관세가 없는 특산품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이곳에 최근 AI가 접목되고 있다. 작곡과, 음악 속의 노래에 AI를 활용하여 만들고 고치고, 가상의 아이돌로 세계 팬들과 소통하며, 모든 국가에 통번역을 지원하고 생성형 AI가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한다. 마치 능력이 탁월한 글로벌 스텝들이 먹지도 쉬지도 않고 참여하는 것과 같다. 최근에 이러한 성과 중의 하나가 미국의 모든 영화관을 장악한 ‘The King of Kings’ 3D애니메이션이다. 이제는 우리의 애니메이션이 각본과 연출, 편집 제작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면서 디즈니를 위협하며 글로벌 흥행의 톱을 달리고 있는 놀라운 성과를 접하고 있는 오늘날이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또 한 번의 기회를 맞게 되었다. 우리의 콘텐츠에 AI를 입혀 더 많은 양과 더 높아진 질의 관세가 없는 글로벌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이다. 우리나라의 강력한 소프트 파워를 보여줄 때가 된 듯하다. 세계 유수 기관의 AI 보고서는 하나 같이 2026년부터는 AI가 다양한 활용이 더 중요해질 것 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우리가 더욱 잘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온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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