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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트롱 Mar 28. 2019

프로야구 FA 총액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개인 계약 규모 자체에 상한을 걸겠다니?


※조금 막 썼다. 의식의 흐름에 주의하시오


난 야구에 있어서 만큼은 존나 사대주의자라 MLB>>>>>>>NPB>>>>>KBO 공식을 무지 신봉한다. 강정호나 류현진처럼 ML에서도 B+~A급인 돌연변이들이 가끔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인 리그 수준은 냉정히 AA- 정도라고 본다. NC랑 KT 들어오면서 수준 더 떨어졌으니 지금은 AA랑 A 사이쯤 될듯. 물론 둘 중에선 AA에 더 가깝겠지만.

그래서 난 크보 수준에 비해서 고연봉자들 FA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번에도 양의지가 125억 받는다고 했을 때 혀를 끌끌 찼다. NC 팬인데도 말이지. 근데 그렇다고 FA 총액을 맥시멈 4년 80억 하는 식으로 상한제를 걸어야 한다는 건 진짜 병신같은 주장같다.


연봉에 상한을 둔다는 건 리그가 스스로 자기네 리그 수준 떨어진다고 광고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팬이 크보 수준 싱글A급임ㅇㅇ 하는 건 괜찮다. 팬이 리그 욕하는 걸 뭐 어쩌겠어. 근데 크보 지네들이 나서서 네, 저희 리그 수준은 아무리 잘해도 4년 80억 급입니다 헤헿 하는 꼴은 아무리 생각해도 머저리같은 거다.


일단 문제의 발단부터 보자. 왜 이렇게 몸값에 거품이 덕지덕지 붙게 됐느냐. 내가 생각하는 첫번째 이론은 해외진출 막으려고다. 2006년 WBC에서 일본을 2차례나 꺾고 리그에선 이승엽이 41호무란 때린 이후부터 이병규, 김태균, 이대호, 오승환 등등 웬만큼 잘하면 다 일본부터 갔다. 생각해보니까 ㅁㅊ 이범호에 이혜천도 갔네! 그니까 이제 나 한국에서 좀 했다 하는 애들이 죄다 FA만 받으면 일본 기웃거리기 시작함. 옛날에는 일본리그만 해도 하늘처럼 봤다. S급 아니면 감히 진출할 생각을 못했었고, 그 S급(선동열 이승엽) 조차도 리그 나서면 현미경야구니 지랄이니 엉엉 울면서 개털 됐으니까. 근데 이제와서 국제대회에서 한 두번 붙어보니까 해볼 만 하거든. 그래서 다 나갔다. 물론 단기전이랑 리그는 전혀 달라서 이대호랑 애초에 ML 클래스이던 오승환 말고는 다 돈값 못하고 돌아옴. 하지만 중요한 건 이때부터 나름 리그 탑이다 하는 성적 낸 애들은 다들 몸값 눈높이가 최소 NPB 진출 정도에는 맞춰져 버렸다는 것이다.

2006년 한일 통산 400호 401호 홈런 동시에 때린 날. 상대 팀은 한신 타이거즈, 허용 투수는 두 개 모두 이가와 게이였다. 이 때만 해도 NPB는 넘사 이미지였다

두번째 이론은 구단이 너무 많아져서 그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는 경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10구단 되면서 너무 많은 수준 미달 선수들이 다 프로가 됐다. 옛날 같으면 프로 못 뛰었을 선수들이 2팀 어치 만큼 프로가 된 거다. 그럼 자연스럽게 리그 수준도 떨어진다. 리그 수준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냐? 기록이 비정상적으로 좋아진다. 특히 타자 기록이 좋아진다. 투수에 비해 타자는 한 번 자리 잡으면 2~3시즌은 붙박이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준미달 허접들이 치고 들어 올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존 주전들은 땡큐지. 물론 지금조차도 이미 크보 인력 수급에 한계가 온 상황이기에 몇몇 하위권 팀은 2군급 타자들을 1군에서 주전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쓰고 있기도 하다. 뭐 여튼 정상적인 1군 레벨 타자들은 몇몇 극소수 특급 투수한테만 헛스윙해주고 나머지 수준미달 애들 두들겨 패서 성적 끌어올리면 된다. 그래서 3할 타자 홍수가 발생한다.


물론 투수도 레벨있고 짬밥 있는 애들은 좋은 성적 유지한다. 근데 투수는 던질 수록 팔이나 어깨가 소모되기 때문에 상대 수준이 어떻든 비슷한 레벨에서 좋은 성적 오래 유지하긴 힘들다. 그게 되면 류현진처럼 미국 가는거고 안되면 원래 레벨이 그거 밖에 안 되는거. 애초에 류현진은 완전 어나더레벨이라 10시즌 제외하면 다 완급조절 쉬엄쉬엄 하면서 시즌 보냈기 땜에 7시즌 리그 패왕이 가능했던 거다. 근데 지금 양현종 김광현 이런 애들은 크보에서도 전력으로 던져서 내는 성적이라 반짝밖에 못함.


우리나라 투수는 걍 망했다. 아마 때 투타 다 잘했다 싶으면 좌완으로 150을 집어던져도 걍 타자 시켜버리니(나성범) 좋은 투수들 씨가 말랐다. 그래서 용병은 죄다 투수 부른다. 투수 평균자책 상위 랭크 대부분이 용병이고 1등은 거의 무조건 용병이다. 실제로 2012년부터 지금까지 15년 양현종 제외하고 죄다 평자 1위는 용병이었다. 그러니 타자 성적은 점점 비정상적으로 치솟아서 몸값도 따라가고, 투수는 또 좋은 투수가 멸종 상태다 보니 조금만 잘해도 몸값 올라감. 비극의 연쇄다.

아직도 147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그럼 연봉 정상화시키려면 어케 해야 할까? 난 답을 용병에서 찾는다. 용병에 더 관대해지면 된다. AAA~AA 붙박이들 겨우겨우 불러 써도 결국 리그 탑 10 하는 게 용병이다. 어쩌다 메이저 풀타임 패전처리 와서 선발 뛰면 리그 박살난다. 니퍼트, 로페즈, 린드블럼이 다 그런 케이스다. 그게 크보 수준이다. 우선 1군 로스터에 용병 4명까지 허용하자. 그러면 이제 다시 경쟁이 정상화된다. 투타 리그 최상위 랭크 모조리 용병이 다 먹게 돼서 진짜 고연봉 받을 가치 있는 넘 빼면 제 값 찾아 받게 되는 거다. 그리고 일본처럼 한 6년 리그에서 뛴 선수들은 국내 선수 대우 해주고 FA 계약도 받게 해주자. 세상에 니퍼트처럼 한 리그에서 8년을 뛰며 100승한 선수가 여전히 용병 취급 받아서 팀 못 구하고 쫓겨나는 경우가 어디있냐.

니퍼트 100승 기념

누구는 일본도 1군 3명인데 크보 용병 4명 허용은 삼진에바 아닌가여 할 수도 있다. 근데 일본은 1억 3천만 인구+초특급 야구 인프라 기반 12구단 체제고 우리는 인구 5천만에 완전 태릉식 엘리트 중심 허술한 인프라 바탕으로 10구단이다. 수준 하향평준화가 너무 심하므로 용병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여튼 깜냥도 안되는 애들한테 연봉 너무 많이 주기 싫으면 외인 수급을 늘려 경쟁을 강화시켜서 제 자리 찾아가게 하면 된다는 게 요지다. 무슨 이걸 연봉상한제도를 만들어서 아예 돈 더 줄 구멍을 틀어막겠다 이건 XX 논리임. 근데 이걸 처음 주장한 게 서울대 경제학과 최고 아웃풋이라는 정운찬이라니 스벌 도대체가 이게; 프로 스포츠에서도 경제민주화 부르짖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프로스포츠가 사실상 대기업 자선사업인데 좀 봐줄 수 있지 않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프로스포츠 구단도 다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고, 치솟은 비용은 각 기업의 선택에서 비롯한 거다. 또 같은 야구 구단이지만 두산처럼 이익과 성적 모두 잡아내는 구단이 있는가 하면, 롯데처럼 100억씩 손실보면서 성적도 못 잡는 구단도 있다. 반면 NC나 기아처럼 손실을 1~3억원 정도로 최소화하면서 운영하는 구단도 있음. 결국 어떻게든 머리 굴려서 각자 손실 최소화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뽑아내던가 마케팅을 더 연구하는 게 맞다고 본다.


어떻게든 과열된 FA 시장을 제도로 제한해야겠다면 팀 단위 사치세 도입 정도는 고려해 볼 만 하다. 하지만 FA 상한제처럼 개인이 맺는 계약 자체에 상한을 걸겠다는 건 미친 소리고 역강도 짓 아닌가 생각된다.


용병 늘리자. 용병 늘리면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리그수준 올라가면 한국 선수 수준도 따라 오른다. 옛날 용병 처음 도입했을 때 생각해보셈. 개폭격 당하고 충격 받아서 그 이후로 한국 야구가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이거 싫으면 걍 8구단 다시 하든가 꼴지 승강제를 도입하든가 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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