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 온갖 꼴들을 보고 겪으며 되새긴 이런저런 생각
지금까지 잘 들어보지도 익숙하지도 않았던 말들이지만, 직장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표 현들이 있습니다. 제가 세상살이에 둔했던 것인지, 회사라는 곳에만 한정하여 직장인 들만 쓰는 말이었는지, 처음 들어보는 말들이었고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따라 사용하고 있지만 요즘은 학생들도 일부 표현들을 자주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 우울이 밀려온다.
맡은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상사에게 혼나거나 하는 등 본인에게 안좋은 일이 생겼을 때 일반적으로 짜증이 난다고 하는 말을 ‘우울하다, 거기에 더해 우울이 밀려온다, 파 도처럼 밀려온다’’라고 합니다. 직장생활에서 업무 외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나 분위기는 2개월~3개월이면 파악이 되고 의도적으로 거부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적응이 되는데, 무엇을 하든 어떤 상황이든 즐겁기만 했던 짧은 2개월~3개월이 지난 어느날부터인가, 여러분은 어떤 일이든지 - 업무 관련 회의를 하거나 지시를 받고나면 - 습 관적으로 바로 쓰게 되는 말이 됩니다. ‘아~ 우울이 밀려온다~’
2. 달려~
공식적이건 번개건 술자리에서 항상 들려오는 소리, ‘달려~. 오늘 달려보는거야’ 하지만 정작 이 말을 처음으로, 가장 많이 외친 사람은 달려보지도 못하고 어느새인가 사라져 버립니다. 술에 취해 집으로 갔던지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다른 곳으로 갔거나 말입니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의 워라밸 성향으로 주중에 술자리를 자주 하지 않고, 금요일이나 휴일 전에 자리를 만들어 술과 이야기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해도 다음날의 생활을 위해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이런 말도 점차 사라지는 듯합니다.
3. 열심히 말고 잘해야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누가 가르치거나 시키지 않아도, 어떤 상사를 만나든지 처음이면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신입사원 시절에 이런 말을 했는데 상대방이 ‘열심히만 하면 뭘 하나? 잘해야지’라는 말을 하면 난데없이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 수도 있는데,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저도 그런 경험이 많이 이제는 항상 열심히에 추가해서 ‘잘하겠습니다’가 입에 붙었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별다른 뜻 없이, 다른 사람들이 흔히 쓰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따라한 것뿐입니다. 단, 어떤 일을 맡아 주체적으로 진 행하는 경우에 일이 마음에 안들어하는 상사의 말이라면 유념하셔야 할 것입니다.
4. 겨울에 눈 내리는 얘기하지 말고~
겨울에 눈이 내리지 여름에 눈이 내리나, 흔히 보고할 때 상사로부터 듣는 말입니다. 다 아는 이야기하지 말고 뭔가 새로운 안을 가져오라는 의미의 표현으로, 보고가 상사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자주 쓰이며, 결국은 다른 단어로 대체하거나, 단어 조합이나 문구들의 배열을 달리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몇 번이고 보고서를 수정하다가 상사가 결정한 말로 바꾸면 그만하게 되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표현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기획안이나 보고서도 겨울에 눈 내리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어야 새로운 아이디어나 획기적인 방안도 눈에 띄고 이야기가 잘 흘러가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인데, 본인도 새로운 것이 없어 구체적인 방향이나 방안을 제시하지 못할 때 상사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사람에게 눈 내리는 이야기도 다른 사람에게는 색다를 수 있으니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다른 업무를 할 때 너무 의식하거나 의기소침해하지 마십시오.
5. 경영용어를 써야지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경영용어는 우리나라나 해외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학문적인 그런 경영용어가 아닙니다. 그 회사에서 익숙한 단어들을 경영용어라고 하고, 다른 회사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쓰면 그런 말이 어디에 있냐며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혼내기도 합니다. 여러분 회사에서의 경영용어는 창립자나 CEO 등 경영층에서 주로, 즐겨쓰는 단어임을 받아들여 큰 고민이나 고집없이 따라서 사용하십시오. 크게 손해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이른 시기에 섭렵하려면 이전에 쓰인 보고서나 평소에 주고받은 메일들, 그리고 상사와 동료들이 회의시간에 주고받는 말을 잘 들어보십시오. 특히 Owner나 CEO가 발표하는 글에 표현된 단어들을 관심있게 보시기 바랍니다.
6. 내년 상황은 이래저래해서 올해 많은 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연봉 인상도 같은 경우지만 매년 초가 되면 정기적으로 듣게 되는 말입니다. 일부 회사는 새해 초가 아니고 전년 말부터 이런 말들을 흘리기도 합니다. 작년 회사 실적이 좋았다고 해도, 내년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또는 내년에도 시장상황은 좋지만 더 빠르게 앞서 나가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올해 보너스는 적게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보너스를 지급하기 몇개월 전부터 국제 경제니 국내 경기니 침체에 관한 내용을 방송이나 메일로 알리기 시작하면 일단 그 해에는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황이 좋은 때든 그렇지 않을 때든 매년 지급하는 보너스 액수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회사가 보너스를 주는게 어디야 하는 착한 인심에 너무 익숙해져 있고, 회사는 이런 점을 알고 매년 같은 방법을 반복하고 또 우리는 매번 당하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