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 온갖 꼴들을 보고 겪으며 되새긴 이런저런 생각
몇해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재택근무라는 업무 수행의 형태를 그 이전부터 바람직한 방식으로 판단하여 빠른 도입을 바라던 저는, 재택근무방식이 코로나19라는 외부환경에 의한 영향으로 다소 수동적으로 도입되어 활성화되고 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이 확대되어야 하며, 이런 방향이 시대와 문화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재택근무가 시행되기 전, 많은 분들과 분야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이 실제 실행 단계에서 모두 한꺼번에 발생하여 업무나 회사가 마비되는 상태가 되지 않았음을 확인하였지만 다소간의 비효율, 불합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수 있음도 확인하였기에 이를 보완하여 보다 효과, 효율적인 일하는 방식으로 정착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도 필요할 것입니다.
재택근무는 어떤 직종만 가능하다든지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 특정 직장인만 가능하다는 예전의 선입견은 버리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나마 이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할 수 있고, 또 어떻게 하면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인가를 연구, 고민하는데 더 시간을 쓸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즉 모두가 같은 공간에 모여 협업을 수행해야 하는 직종이나 직무의 경우에도 '우리는 안돼'라는 생각으로 도입 자체를 저버릴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하루, 이틀이라도 개인과 구성원들이 혼자 또는 일하는 Rule을 만들어 재택근무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재택근무는 사회적 흐름인 일과 삶의 균형(Work & Life Balaning,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는 직장인 삶의 기본 방식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 그리고 특히 직장인의 입장에서 일과 개인 삶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 역시 중요하지만, 재택근무의 운영방식에 유연성을 부여하면 인간관계 등도 해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 어떤 좋은 제도일지라도 관련된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Merit가 제공되어야 그 제도는 계속 유지되고 또한 확대, 발전할 것입니다. 재택근무만 해도 대표적 이해관계자인 구성원과 회사의 입장에서 구성원에게만 Merit가 있고 회사에 돌아가는 Merit가 없다면, 외부환경의 변화로 시작된 제도이기에 그 외부환경이 회복된다든지 회사가 환경에 적합한 또 다른 적용방법을 고안하여 적용한다면 현재의 재택근무는 소멸될 것입니다.
재택근무라는 것이 여러분에게 작게나마 Merit가 있는 제도라고 여긴다면, 이 제도가 지속될 수 있도록 그 근본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각자의 입장에서 제 역할을 인지하고 책임감있게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1. 여러분 개인
말 그대로 집에서 근무를 할 경우에도 (근처 카페나 모임공간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마치 사무실에 출근할 때와 마찬가지로 지킬 것은 스스로 지키야 할 것입니다. 사무실 출근 복장인 정장이나 비즈니스캐주얼과 같은 외출복을 착용하고 업무에 임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잠옷 차림은 좀 그렇겠지요. 누가 보거나 간섭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복장이나 출근, 즉 업무 시작시간, 퇴근인 업무 종료시간 그리고 그 중간의 점심시간 정도는 지켜야 할 것입니다.
누가 보지 않으니, 재택근무라 오히려 더 눈치가 보여서 사무실 근무 때보다 더 엄격하게 자기관리를 하시라는 것이 아닙니다. 9시에 책상에 앉아 12시까지 계속 일을 하고, 1시까지는 식사하고 자리에 다시 앉아 퇴근시간까지 꼼작마라는 것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과 같은 패턴을 유지하시라는 것입니다. 중간중간에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잠시 다른 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말입니다.
일하는 장소가 달라지고 주변에 다른 동료들이 없어도,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면 실제 업무시간을 제대로 등록하고 해야 하는 업무시간의 양은 실제로 채울 수 있도록 하고, 가끔은 급한 일을 처리하느라 집에서 야근을 할 수도 있고, 필요한 사항은 메일이나 메신저, 전화 등을 이용해 바로바로 연락을 하고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최선을 다해 여느때와 다름없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업무를 대해야 한다는 기본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 자신에게 유리한 점만 너무 부각하지 말고, 나름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는 제도인만큼 여러분에게 제공되는 Merit에 준하는 책임이 더 많아졌음도 인식하시기 바랍니다. 작게나마 재택근무를 하면서 전기료나 통신료와 같이 사무실에서 근무할 경우 회사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회사에 청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회사는 사무실 출퇴근이 아니니 기존에 주어지던 교통비를 줄일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보십시오. 특히 집에서 근무함으로 인해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주어졌다는 착각 하에 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연말에 미사용 휴가비를 청구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마시고 재택근무라 해도 휴식 등 개인적인 필요에 의한 휴가는 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회사도 도입하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부랴부랴 도입하여 운영 중인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계속된다면 회사는 분명 불합리한 부분들을 찾아 하나하나씩을 정비해 나갈 것입니다. 그전까지는 구서원들과 회사 모두 서로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을 가지고 적정선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둘러보면 자리에 있는지 없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다 알 수 있던 사무실 근무 환경이었습니다. 이제는 사방을 둘러봐도 누구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 갑작스럽지 않은, 급하지 않은 일들도 이제는 당황하게 되고 마음이 더 급해질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러다 보면 동료들 간에도 이해와 배려의 수준이 현격하게 낮이질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분명 좋은 제도이지만 개인에게는 스스로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운영방식과 일정을 조율해야 의미가 있고, 다른 구성원들 간에는 서로 의심하거나 눈치를 보며 불안해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은 당당하게 제 할 일을 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다른 동료를 비하하거나 모략하지 말아야 건전한 재택근무가 운영될 것입니다.
2. 직장 상사
자신도 회사의 구성원으로 재택근무의 Merit를 느끼지만 업무와 성과에 대해 주어진 책임과 그간 업무를 수행한 방식의 고착화로 어려움이 많은 직장인입니다. 무엇보다 눈에 보여 관리가 가능하고 도움을 줄 부분을 찾아 먼저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에 가장 당혹해하고, 어찌할 바를 잘 몰라 혼선과 불안감이 많을 것입니다.
일단 강제든 자율이든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이 재택근무를 선택하였다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믿고 맡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재택근무라고 해도 운영방법론적으로 근무일수 모두를 재택근무하는 것이 정해진 것도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조직 내에서 Rule을 합의 하에 정해서 1주일에 2일~3일은 사무실에 출근하여 업무를 체크하고 조율할 수도 있고, 수시로 하루의 정해진 시간만 사무실에 출근하여 일을 협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주일에 출근하는 요일을 정할 경우에도 출근하는 시간을 8시간보다 적게 할 수도 있고, 조직 내 구성원별로 사무실에 출근하는 요일과 시간대를 달리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필요한 경우 아무리 재택근무라고 해도 약속 하에 오프라인 미팅을 진행하면 되고,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여 명확한 방향 설정 등 의사소통을 한다면 재택근무의 효과는 배가될 것입니다. 관리해야 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체크할 일정을 초기에 잘 설정하면 됩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직장 내 상사인 여러분도 과거 모두가 사무실에 근무할 시절에도 하루종일 구성원들을 지켜본건 아닐 것입니다. 회의도 있고 보고도 있고 개별적인 코칭도 있어서 여러분 스스로도 자리에 하루종일 앉아 계시지 않으셨을테니까요. 오프라인 환경이 갑자기 원격이나 온라인으로 바뀐 자체가 혼스러울뿐인 것입니다.
어려워만 하지 말고 이런 환경에 적합한 관리, 소통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먼저 이 제도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버리고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십시오. 개인의 성향이나 환경에 따라 이 제도를 모두가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수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없으므로 그전보다 더 많은 부분을 먼저 생각해서 만나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하십시오. 철저한 사전 계획 하에 일정을 관리하여 여러 명이 참여하는 업무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재택근무여부가 평가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를 위해 이전보다는 확연히 다른 구체적인 목표와 업무, 성과를 중심으로 한 평가방침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간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금의 재택근무는 유행병에 노출정도를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런 요인이 아니라면 개인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이의 만족과 함께 개인의 역량을 십분 이상 발휘하여 조직과 회사의 성과에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무실 근무 시에도 그러면 안되겠지만, 재택근무라는 업무방식으로 흐름이 넘어간 지금 이 시점에서는 특별히 개인의 시간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시간의 훼손은 즉각적인 의미로 가급적 짧은 시간의 만남을 의미하므로, 구성원들을 만날 필요가 있을 경우에도 반드시 그 업무에 관련된 구성원만 참여하도록 하여 많은 사람들의 시간 사용을 저해하면 안됨을 다시한번 강조드립니다.
시간 관리와 함께 직장 상사분들께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해서 일을 적합하게 (범위나 깊이나) 배분하여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사무실 밖에서 했다고 해서 일단 품질을 의심하고 접근하지 말아야 상사분들도 재택근무를 통해서 워라밸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회사
회사의 성과는 구성원들이 일해서 얻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관리로 인한 의구심과 불안은 회사가 가장 클 것입니다. 여기에서의 회사는 CEO를 비롯한 경영층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그렇기에 어떤 환경이나 조건에서도 재택근무라는 일하는 방식의 큰 변화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일 것입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구성원들이 일을 효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임을 올바르게 인식해서 도입을 미루만 안될 것이고, 어쨌거나 코로나19 환경으로 시행되고 확대된 것인 만큼 이 사황이 잠잠해지면 축소하거나 중단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입니다. 만약 이런 경우가 생긴다면 구성원들은 앞으로 같거나 유사한 상황들로 재택근무가 재도입될 경우 잠시 쉬어가는 기간으로 인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Owner를 제외한 모든 구성원은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상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계열사의 왕은 CEO지만 그 왕도 Owner의 눈치를 끊임없이 보고 있는 것처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하려면 일단 100%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천명하여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두리뭉실하게 조지별로 알아서 한다든지, 구성원의 자율 선택으로 한다든지, 재택근무 비율만 관리하면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도 하지 않는 사람도 불만만 쌓이게 되고 좋은 제도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이든 사람에 관련된 변화는 초기에 강한 강제성이 필요한 바, 최소한 51 : 49 정도로 강제성과 자율성의 비중을 두어야 도입할 시기의 효과적인 시행과 조기 정착이 가능할 것입니다.
4. 가정
카페 등에서 재택근무를 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하는 경우, 시행 초기에는 가정에서의 시간이 많다보니 다른 가족들은 여러분이 집에서 논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무실에서도 업무시간 동안 기계처럼 쉼없이 일하는건 아니니까 가정에서 시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것입니다.
하지만 가족분들은 이런 시간들에만 초점을 맞추어 별로 하는 일이 없고 바쁘지 않아 보이니, 업무 시간에도 수시로 가사와 육아 등을 하게 하거나 미루면 안될 것입니다. 업무시간 중에는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거나 최소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하며, 이것이 길게 보는 혜안입니다. 업무시간에 개인을 일을 보는 것이 일상화되고 습관화되면 본연의 업무가 잘 되지 않아 성과가 안나오고 평가가 안좋아지고 가족분들과 공유하는 금전적인 보상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근무장소가 가정이다 보니 가사 등을 좀 더 나누어 함께 할 수는 있겠지만, 재택근무 이전처럼 각자가 합의하여 맡은 역할을 기본으로 하면서 서로 더 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게 서로 도와주는 것입니다.
좋은 제도는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사람과 기관, 조직)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어느 누가 먼저고 더 중요한건 없습니다. 말 그대로 수평적 관계에서 동시에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시작되고 활성화된 재택근무가 점차 국면이 회복되면서 그 효용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질병을 억제하고 피하는 수단만이 아니며, 시대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면서 진화되고 변해야만 하는 일하는 방식이었음이 더 큰 이유일 것입니다. 즉 언젠가 나올게 나온 것입니다. 좋은 결과를 위한 좋은 방법론임을 인식하고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서 성과를 내면 유지되고 더 좋게 발전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해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시 부활하기 힘든 제도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