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인 남편 덕에 나이먹는거 데미지 1도 안받음
12월 31일 새벽 5시.
한국에 살고있는 친구한테 카톡이 와있었다.
중학교 2학년때, 15살에 만난 친구인데 얘도 나도 벌써 31살이라니!
지난 15년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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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한살이 된다. 엄마 뱃속에 있는 9-10달간을 올림 해서 한살로 쳐 주는 것 같다. 또 해가 바뀔때마다 전국민이 다같이 한살씩 먹는다.
한국에서 12월 말에 태어난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한살, 또 태어난지 몇 일 만에 두살이 된다.
미국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0살이다. 한국과 또 다른 점은 새 해가 밝아도 전국민이 다같이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한살씩 많아지는 날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데, 바로 자기 생일날 나이를 먹는 것이다.
미국에서 12월 말에 태어난 사람은 태어나면 0살, 그리고 그 다음해 자기 생일이 되어야 비로소 한살이 된다.
그래서 미국 초/중/고 학교에서는 같은 학년이어도 나이들이 제각각이다.
2008년 (한국 나이) 열 여덟 살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미국에 이민 오면서 (미국 나이) 열 여섯 살이 되었다. 이민을 5월달에 왔었는데, 아직 내 생일이 지나지 않았어서 한국 나이와 미국 나이가 2살 차이 난 것이다.
2020년 12월에 한국에 있는 내 친구들은 (한국 나이) 30살, 미국에 있는 나는 (미국 나이) 29살이었다.
2021년 1월 -- 한국에 있는 내 친구들은 (한국 나이) 31살, 미국에 있는 나는 아직도 (미국 나이) 29살이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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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를 맞아 남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피부관리 이야기가 나왔다. 둘째 출산 선물로 친구들이 이런 저런 선물을 보내주었는데, 그 중에 나를 위한 얼굴 팩들이 몇 있어서 남편에게 물어봤다.
나: 오늘 저녁에 같이 얼굴 팩 할래? 좋은 팩들 몇개 있는데.
남편: (장난기 발동) 아니, 난 피부 좋아서 안해도 돼.
나: 지금 좋을때 관리를 잘 해야지 나중에도 좋은 피부 유지가 되는건데! 30대 피부라 좋은거야.
남편: 지금 나 늙었다고 놀리는거지?
나: 나도 30대인데 뭘.
남편: 너가 무슨 30대야 아직 29살이면서.
나: 나 한국 나이로 오늘 31살 되었는데? 그리고 넌 한국나이로 35살이야.
남편: 나 35살 아닌데.
나: 한국인 부인 있으니까 한국 나이로 세면 그렇다는거지 (메롱)
남편: 그래? 그래도 넌 29살이야 왜냐면 멕시코인 남편 있으니까.
나: (빵터짐) 그거 말 되네. 고마워... ㅎㅎㅎ
대충 원래 대화
나: Do you want to do some face mask with me later tonight? I have some good ones.
남편: (Totally kidding) No, thanks. I don't need them because I already have good skin.
나: And that's why you need them tonight. To maintain the good skin while you are in your 30's.
남편: Are you saying I'm old?
나: You and I are both in our 30's.
남편: You are not in 30's. You are 29.
나: I just turned 31 today per Korean age. And you'd be 35 in Korean age.
남편: I'm not 35.
나: You have a Korean wife so the Korean age applies to you, too.
남편: Yeah? But you are still 29 because you have Mexican husband.
나: (Laughing out loud) That's good one. Thanks.
방금 남편이 지나가면서 뭐하냐고 물어봐서 한국 나이 미국 나이 관련 해서 브런치 글 쓰고 있다고 하니 눈을 굴리며 가던길 마저 가신다. ㅎㅎ
미국나이로 남편 처음 만났을때 나는 19살이었는데. 벌써 10년을 같이 지내왔지만 지나간 시간이 너무도 짧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