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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군 May 28. 2024

생일 x3, 약대 졸업식, 그리고 발레 발표회

5월은 푸르고 챙길 날들은 많다! 올해는 특히 더 많다!

한국에서도 5월은 가정의 달이었던 거 같은데.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이 모두 모여있는 가슴 따뜻하기도 하면서 신경 써야 할 날들도 많은 그런 달이 아닌가 싶다.


한국의 5월 5일처럼 멕시코 문화에선 4월 30일이 어린이날 이다. 하지만 미국 문화엔 어린이날이 없으니 세찬이 세진이는 어린이날 선물을 안받았다 (한국 엄마 멕시코 아빠여도 얄짤 없는것)! 어린이날 아니어도 신경쓸 날이 넘 많았기 때문에 … 이 포스트에서 하나하나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엄마 생신 & 어머니의 날


5월 중순에 엄마 생신이 딱 있다. (이 날짜는 2008년 우리 가족—엄마, 아빠, 나, 두 동생들—이 미국에 이민 온 날이기도 하다.). 엄마가 최근 걸음걸이 측정 되는 손목시계 갖고싶어하셔서 내가 요 1-2년간 잘 쓰고 있는 Fitbit 시계와 같은 모델로 하나 선물 해 드렸다. 나는 노란색, 엄마는 연분홍색. (애풀워치로 언젠가 갈아 탈수도 있겠쥬..? 근데 아직은 얇상한 Fitbit이 더 좋다.)


한동안 엄마가 올해 생일 따로 챙기지 말자고 얘기 해오셨었는데, 생일 몇일 전에 갑자기 마음을 바꾸셔서 생신 주말에 우리 가족 & 동생네 가족들이 조금 급하게 다 모이기로 했다.

우드랜치 take-out pack

엄마가 좋아하는 바베큐 집 Wood Ranch에서 저녁을 포장 해와서 가족들이 같이 맛있게 먹었다.


한국엔 5월 8일 어버이날이 있지만 미국엔 5월 둘째주 일요일 어머니 날, 6월 둘째주 일요일 아버지 날이 따로따로 있다.  올해 엄마 생신과 어머니

날이 같은 주말에 있어서 몰아서 같이 챙겼다. (나도 엄마긴 하지만 아직 누가 챙겨주는것보다 내가 울엄마 챙겨드리는게 더 익숙하다. 조금 섭섭해야 할 부분인가?)


세찬이 생일 & 동생 생일


엄마 생신 1주일정도 뒤엔 나의 아들내미 세찬이와 내 동생 진크의 생일이 이틀 연속으로 붙어있다. 둘다 5월생, 둘다 닭띠이다.


세찬이 생일엔 같이 사는 가족들끼리 (남편, 나, 세찬, 세진, 엄마, 효크) 케익 하나 사서 잘랐다.

찬찬이가 직접 고른 Porto’s Fresh Strawbarry Cheesecake

진크 생일은 가족들끼리 챙길 새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진크 약대 대학원 졸업식


… 바로 동생의 생일이 대학원 졸업식 하루 전 날이었기 때문이다! (세찬이 생일 당일이기도 했다.) 내가 2019년에 졸업한 약대에서 동생도 올해 졸업을 했다. 같은 학교, 같은 프로그램, 졸업식도 같은 졸업식장. (따라쟁이~)


평일이었지만 동생 졸업식 겸 세찬이 생일 겸 해서 나는 일을 빼놓은 상태였고, 아침 9시 반 졸업식 시작 시간 맞춰 가려면 가족들이 6-7시부터 일어나 다같이 준비를 해야 했다. 세찬이도 자기 생일이지만 이모 졸업식인걸 알아서 들뜬 마음으로 같이 준비 하고 모두 일찌감치 졸업식장으로 향했다.


(세찬이가 졸업식 길다고 투덜투덜, 이모는 사진을 왜이렇게 많이 찍냐며 투덜투덜 할 때가 몇번 있었다. 그때마다 내가 “오늘같이 특별한 날에 그러면 안되지~ 오늘이 누구를 위한 날이야?” 이러면 세찬이가 “내 생일인데요” 되받아쳐서 아차 싶었던 적도 있었다. 세찬이 생일인거 자꾸 까먹어서 미안…)


졸업식장 가는 길 운전은 내가 하고, 막내 동생인 효크가 옆에서 90년대-2000년대 한국 노래를 열심히 디제잉 해줘서 1시간 넘어 걸리는 그 길이 지루하지 않았다. 아침에 후다닥 나오느라 효크 양말 한짝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신데렐라야?) 그래도 2-3시간 되는 졸업식 내내 세찬 세진 비교적 조용히 잘 있어주었고 진크도 졸업식 무사히 끝내며 당당히 ***약학 박사***가 되었다.


장 모씨 세 딸들: 미크 진크 효크

(졸업식 앞 순서에 학생들이 가족들에게 쓴 짧은 한마디들이 지나가는데 미국 대학원 졸업식장에 저렇게 한국어가 딱 뜬걸 보고 (태극기 한번 펄럭~) 우리 가족들 다들 깜짝 놀라 아무도 사진을 못찍었다. ㅋㅋㅋ 식 다 끝나고 온라인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동생이 캡쳐 해준 화면만이 기록으로 전해진다고 한다…)

 

진크 졸업 축하해! 4년동안 공부 하느라 고생 많았고 앞읋 몇주 고생 쪼끔만 더 해서 약사 시험 통과 한번에 하자 화이팅~


(미국 엄마들도 칭찬한) 7살 아들 생일파티


생일파티 초대장은 두어달쯤 전에 문자/카톡/왓츠앱 통해서 미리 돌렸었다. 세찬이가 초대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 & 그 형제 자매들 세어보니 생일 날 우리 집에 올 아이들 명수가 17명 (+ 부모님 등 어른들도 대충 15-20명 올 분위기였다).


작년 세찬이 6살 파티도 집에서 했었다. 작년에는 아이들이 12-15명 정도 왔었다. 집에 마술사 아저씨를 초대 해서 애들이 비둘기도 만져보고 여러 마술들을 눈 앞에서 보며 너무 신기해 했었다. (작년에 마술사 초대하길 잘 했지, 올해 했으면 작년만큼 안 신기해 했을거같다. 애들 머리가 그새 커져서..)

2023년 세찬이 6살 생일 파티때 마술사 아저씨랑

올해도 비슷하게 집에서 파티를 했는데, 작년 파티에도 왔던 어떤 엄마는 오자마자 “올해는 또 어떤 놀라운 이벤트를 준비 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올해는 미술 선생님 초청 해서 애들 한시간동안 그림 그리게 할거“라고 했더니 이 엄마 눈이 커져서 “어떻게 그렇게 좋은 생각들을 내는거냐“며 기대 많이 된다고 준비 잘 했다고 칭찬 해주었다. 흑흑 몇달간 알게 모르게 신경 쓴 보람이 있군 ㅠㅠ


다들 손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용을 잘 그렸어요


어쨌든 생일파티는 대 성공 이었고 집에 가는길에 많은 부모님들이 너무 재밌게 잘 즐기고 간다며 꼭 안아주고들 갔다. (애들 한시간동안 그림 그리는동안 엄마들도 앉아서 오롯이 쉴수 있었으니 꿩먹고 알먹기!)


모두들 떠난 후 집에 들어온 파리 40마리쯤 잡은건 안 자랑.. (그 파리들 다 잡아준 남편 칭찬해) 하루종일 현관문/뒷마당 문 열어둔 탓에 퍼리들이 징그럽게 많이 들어왔다. 내년엔 집에서 생일파티 안할거야.. (근데 또 까먹고 하겠지. 당장 올해 11월에 세진이 4살 파티도.. ㅋㅋㅋ)


“생일파티가 이야기가 이 포스트의 끝인가?” 물어보신다면 대답은 “아니오” 랍니다.


세진이 발레 발표회


도시에서 3-6살 아이들 상대로 운영 하는 발레 프로그램이 있는데 (솔직히 발레 아니고 그냥 애들 춤추고 노는 시간) 세진이가 등록 할수 있는 나이 되자마자 등록 해서, 지난 4개월간 일주일에 40-45분씩 가서 재밌게 수업에 참여 했다.


4개월동안 쭉 수업을 들으면 발표회 참가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세진이도 제일 어린 나이이지만 다른 큰 언니들 사이에서 발표회를 하게 되었다.


발표회 당일, 아침에 교회 다녀오자마자 부랴부랴 준비 하고 발표회장으로 떠났다. 세진이 의상과 머리는 단체로 맞춘 지침이 있었고, 엄마 재량으로 화장 하려면 해도 된다 그래서 눈썹, 아이섀도우, 볼터치, 입술만 살짝 해줬다. (볼터치가 없어서 립스틱으로 땡땡땡 점 찍고 손으로 스윽 문질러주니 그럴싸하고 귀엽게 되었다.)


무대 위 동작이 다 제각각 인것같은 느낌적인 느낌..


영화 트롤에 나오는 Best Day Ever 노래에 맞춰서 3-4분 딱 춤 추고 난 후, 1시간 반 발표회 다 끝날때까지 무대 뒤에서 다른 친구들/언니들과 얌전히 잘 기다린 세진이.


세찬이도 맨날 동생 못생겼다고 못한다고 뭐라 그러기만 하더니, 세진이가 무대에서 춤 추는거 보고 너무 잘한다며 자랑스러워했다. (“V is so good! I am so proud of her!”)


발표회가 끝난 후, 마지막 발레 수업이 있었다. 나는 오지랖 좀 부려서 미니 도넛 16개 들이 한 상자를 사갔다. 수업이 끝나고 엄마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에게 도넛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세찬이 생일파티 끝나고 남은 용 모양 냅킨에 하나씩 싸주었다). 대부분 엄마들 당연히 괜찮다며 도넛 고맙다고 얘기 해줬고, 두 엄마는 아이가 글루틴 알러지가 있어서 못먹는다며 고맙다고만 했다. (아이의 글루틴 알러지 vs. 아직 단것 못먹게 하고 싶은 엄마 마음? 어쨌든 내맘 니맘 상하지 않게 둘러서 잘 얘기 해줬으니 땡큐..)


***


5월에 있었던 큰 가족 행사들을 쭉 정리해봤다. 하루가 멀다하고 크고작은 기념일, 행사가 있어서 그런지 5월든 어느 달 보다도 후다닥 지나간 느낌이다. 아직 1주 조금 안되게 남은 5월을 또 잘 보내봐야지~ 브런치 포스트 두달 연속 올리는 나도 스스로 칭찬한다~ (하지만 쬐금만 더 자주 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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