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는 한번도 안가본 가짜팬이에요
다른 친구들은 중학생때 고등학생때 이런저런 아이돌 가수들 좋아하고 팬질 (?)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봐왔는데.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아이돌 대상 팬질은 초등학교 3학년때쯤 한두살 많은 친척언니들 통해서 알게 된 god 였다.
같은 가수를 좋아해도 팬들 저마다 자기만의 특별한 추억이 있겠지! 난 지금 대충 되돌아 생각해보며 드문드문 생각나는 기억들을 순차로 적어볼 참이다.
초등학교 2학년때, 1999년 겨울이었던 것 같다. 교실에서 까불까불 잘 하던 어떤 남자애가 책상에 올라가서 어제 티비에서 본 가수가 그렇게 멋있었다면서 흉내를 내면서 애수를 불렀었다. 그 남자애네 누나가 그렇게 좋아한다던 그 가수는 god였다.
집안의 큰딸로 맨날 언니나 오빠가 있으면 좋겠다고 그러던 나에게 한두살 많은 친척언니들은 친언니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 1년에 많지 않은 명절날에만 만나는 언니들이었지만, 그래도 한번 만날때마다 언니들에게 보고 배운것들로 내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아직도 조금 신기하게 느껴지는건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마이홈 서비스를 언니들에게 배워서 이용했던 것. 반에 마이홈 직접 꾸밀줄 아는 친구는 나, 중학생 언니가 있는 친구 하나 이렇게 해서 둘밖에 없었던 기억이 난다.
다음 카페도 언니들에게 처음 배워서 초등학교 5학년때에는 반 카페도 내가 직접 만들고 그랬었었다. (반카페 나보다 조금 늦게 만들었던 자기 주장 센 친구랑 서로 내 카페가 1호니 네 카페는 가짜라느니 싸웠던 기억도 ... ㅎㅎㅎ 흑역사)
99-2000년즈음 처음 만들었던 당시 홈페이지 주소는 http://myhome.naver.com/god91118 이었다... ㅎㅎㅎ (지금은 들어가면 안나온다. 네이버에서 마이홈 서비스를 닫은지 오래)
이때 당시에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기본 테마랑 메뉴들을 클릭으로 선택 해가면서 만들었었는데, 몇년 뒤에는(또 언니들에게 주워듣고 인터넷 찾아가면서 스스로 배운) 태그/소스 등을 이용해서 직접 메인 페이지도 만들고, 메뉴들도 만들고 그랬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새로운 홈피 주소는 원래 주소 뒤에 /index.php 였나?를 붙여야 했던 걸로 기억 ... 지금은 태그니 소스니 자바니 안써먹은지가 오래라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ㅋㅋ)
어쨌든! 이 언니들에게 새로 배운 문화가 있었으니 바로 god였다. 친척언니가 태우곰이라고 김태우를 제일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난 계상오빠 팬이었어... ㅎㅎㅎ
god의 거짓말 뮤직비디오를 처음 집에서 보는데, 앞부분에 어떤 여자분이 살색? 옷을 입고 군중속에서 걸어나오는 장면이 있었다 ... 이걸 왜 기억하냐면, 거짓말 뮤직비디오 보고있는데 아빠가 뒤에서 "너 인터넷에서 그런거 찾아보면 안돼! 얼른 꺼!" 라고 했던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기 때문 ... 아빠 나 이상한 동영상 보는거 아닌데요 ㅠㅠ
인천에 살던 나. 채널 13번인가 14번을 틀면 언젠가부터 경인방송 (인천 방송) 이라고 iTV가 나왔었는데 뭔가 특별한 방송이 나오는 시간이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 대부분 노래방 기계처럼 노래 가사랑 반주가 나오는 적이 많았던것같다. 막 뭔가 이정현 - 줄래 이런 노래도 나왔었던걸로 기억한다. 근데 언제 갑자기 god - 촛불하나 가 나왔던게 또 기억 난다. ㅋㅋㅋ 생뚱맞네
중간중간 god 나온다는 프로들은 다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해서 그 테이프가 닳고 닳을때까지 동생들이랑 돌려보고 그랬던 기억도 난다 ...
언젠가 무슨 프로그램 끝나고 god 의 길 뮤직비디오가 나왔는데... 노래 끝날때쯤인지 아님 중간부분엔지 그 프로그램의 다음주 게스트가 <유.준.상>이라고 이름 석자가 갑자기 튀어나왔던 것도 기억이 난다 ...
그당시 유준상씨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그냥 우리 오빠들 뮤비에 이름이 툭 튀어나온게 괜히 야속하게 느껴졌었다.
시간이 흘러흘러 god 멤버들이 각자 갈길 가고 내 (무늬만) 빠순이 역사도 끝나나 싶었는데!
대학교 졸업 직전, 4학년때 기말고사를 앞두고 god 오!빠!들 노래가 새로 나왔다.
미운오리새끼 돌려돌려 들으며 기말 공부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 (근데 무슨 과목이었는지는 생각이 안나네요~ 졸업하고서 다 까먹음)
스포티파이 앱으로 노래 들으면서 외국노래는 짱짱 많지만 한국노래는 그냥 찾으면 유명한 노래 몇개는 나오는 정도라 조금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요즘 아이돌 노래는 많이 나오지만 난 90년대-2000년대 노래가 아무래도 익숙하다... ㅠㅠㅠ)
근데 더 아쉬운건 god 치면 외국가수 god (apparently they exist?) 나 신앙 관련된 노래들만 나와서 넘 슬펐던것 ...
그런데 아이유 노래를 듣는 중 아이유랑 god가 같이 부른 노래불러줘요 가 나와서 넘 좋았던것!!!
(근데 며칠전에 꼼수를 발견했다. 그냥 한국어로 "지오디" 치면 왠만한 노래들은 다 나오는거였다 ㅋㅋㅋ)
짧은 글 쓰면서 중간중간 유투브에서 노래랑 동영상 찾아보고 있는데 역시 윤계상씨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잘생긴것 ... ㅠ.ㅠ (장첸으로 나오는 그 영화는 넘 잔인해서 도저히 못끝냈지만.......)
근데 재민이가 나오던 육아일기가 새삼 와닿는다 ㅋㅋㅋ
십 몇년전 "지!오!디!짱!"을 외치던 그 소녀는 이제 애엄마가 되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