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홍합찜

벨기에 브뤼셀에서

by MIA

4년 전 프라하에서 브루노로 가는 버스 안에서 우연히 만난 마그다. 마그다는 그 날 브루노 버스 터미널에서 새벽에 2시간을 기다렸다 다른 버스를 타야 하는 나를 흔쾌히 자기 집에 데려간 천사였다. 마그다는 처음 보는 나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맥주를 사주고 맛있는 빵과 차를 대접해 주고, 체코 화가 없었던 내게 버스비까지 흔쾌히 주었다.


옆자리에 앉은 마그다와 말을 트게 된 계기는 우리가 같은 브랜드의 가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나중에 마그다는 이 브랜드의 가방을 가진 사람이라면 살인자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나를 집에 데려간 거라 고백했다. 내가 그 날 그 가방을 안 가지고 있었다면 난 아마 혼자서 어두컴컴한 버스 정류장에서 두 시간 동안 공포에 질려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과 달리 체코의 버스 정류장은 정말 캄캄했고 무서웠다.

4년 만에 다시 유럽에 간다고 연락하니 마그다는 흔쾌히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자기 집으로 초대해줬다. 이 천사는 함께 갔던 나와 친구를 위해 하나 하나 손으로 씻은 홍합을 삶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홍합찜을 해 주었다.


맛은 그야말로 천상의 맛.

아, 나는 전생에 무슨 착한 일을 했길래 이런 천사를 만난 걸까.

<천사의 홍합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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