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1 더 무비를 봤다.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는 얘기할 수 없지만, 스포츠 영화의 흐름상 당연히 F1 경기에서의 우승을 목표로 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레이싱을 사랑하는 주인공 소니, 그리고 우승을 향한 노력과 집념, 이를 뒷받침하는 팀까지. 2시간 35분 동안 피가 끓어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여러 가지 영감을 얻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낯설었던 건 큰 목표를 가지고 싶다는 영감이었다. F1처럼 세계 최고를 꿈꾸지는 않을지라도(이런 무한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살면서 한 번쯤 큰 꿈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체 쉽게 만족하는 사람이다. 음식도, 음악도, 일도, 관계도 깐깐하게 굴지 않고 어느 정도 최소 기준만 충족이 되면 쉽게 만족해 버린다. 그러다 보니 살면서 무언가를 반드시 이루고 싶다거나, 문제를 디테일하게 파고드는 경우가 별로 없다. 심지어는 더 좋은 것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보통의 수준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니까.
그러니 장기적인 비전이나 큰 목표를 세우기가 어렵다. 물론 세웠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금방 식어버리거나 바꾸기 일쑤였다. 계획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고 하지 않던가. 어느샌가부터 장기 목표보다는 단기 목표 위주로 생각하게 되었다. 가장 멀리 보는 것은 올해, 보통은 다음 분기 정도였다. 아니면 막연하게 상상만 하거나.
그러던 내가 F1 더 무비를 보고 난 후에 큰 목표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어떤 목표를 가지면 좋을까?
나는 무엇을 꿈꾸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얻고 싶은가?
이런 질문에 이것저것 발산을 하다 보니 하나 걸리는 문장이 있었다.
'1억을 벌어보고 싶다'
1억이라는 돈이 내 계좌에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글쎄.. 내 성향상 그냥 둘 것 같다. 큰돈이 있어도 그냥 평소와 똑같이 살아가는 게 내 성향이다. 특별히 살 것이 없다면 그대로 두겠지. 그리고 아마 특별히 살 것은 없을 것이다. (사지 않아도 만족을 하니까...)
그럼 나는 왜 1억을 벌어보고 싶을까?
1억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첫 번째, 순수한 호기심이다. 내가 1억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
두 번째,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내가 당장 무언가를 실패하더라도 1억은 내가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되어줄 것이다. 그럼 더 자신 있게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겠지.
세 번째, 새로운 나에 대한 기대감이다. 지금의 나는 내가 '아는 나'이다. 하지만 1억은 가진 나는 내가 '모르는 나'이다. 궁금하다. 1억을 가진 나는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살아갈지, 변한 게 없을까? 아니면 많이 변했을까?
그래서 이 목표가 마음에 들었다.
'1억을 벌어보고 싶다'는 목표는 내가 지금까지 추구하지 않았던 목표이기에 흥미롭다.
당연히 평생 동안 1억을 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2026년까지 1억을 벌어보는 걸 목표로 세웠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인 비즈니스의 첫 시작으로는 원대한 목표이다. (비웃지 말아 주시길!)
그냥 목표만 세우면 안 되겠지?
그럼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까?
위험은 거의 없으면서 이익에는 제한이 없는 옵션은?
내가 가지고 있는 도미노는 다음 4가지이다.
1. 강의
2. 1인 개발
3. 유튜브
4. 웹툰
이 중에서 4번 웹툰은 내가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제외하겠다. (웹툰은 팀으로 움직인다)
나머지 강의, 1인 개발, 유튜브는 서로 시너지를 낸다. 함께 병행하면 좋은 옵션들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주력과 보조를 나누는 게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우선순위가 뒤죽박죽이 되고 성과는 저 멀리 도망갈 테니까. 그러니 좀 더 분석을 해보자.
'강의'는 직접적인 수익을 안겨다 주지만 재구매가 일어나진 않는다. 그렇기에 초반 성과가 높고 지속은 어렵다.
'1인 개발'은 시장의 선택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고 대부분 실패로 끝날 것이다. 하지만 BM에 따라 강의에 비해 수익 지속성이 높다.
'유튜브'는 셋 중에서는 가장 진입 장벽이 낮고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모르는 영역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강의 미리 보기 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사실 콘텐츠 기획이나 아이디어도 없는 상태이다.
강의와 1인 개발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1인 개발을 통해 배운 것을 강의로 풀어낸다. 유튜브는 홍보 채널로서의 역할이 주요하다. 그러므로 우선순위는 '1인 개발' > '강의' > '유튜브'가 적절해 보인다.
우선순위를 떠나서 1인 개발은 나를 가슴 뛰게 했던 일이기도 하다.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고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고, 내 서비스를 만들면서 품었던 희망과 두근거림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내가 해야 할 일들과 아이디어들이 마구 떠오른다! 그간 막막함에 멈춰있던 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일감이 들어왔구나! 이제 일하자!'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넌다고 다시 한번 목표를 점검해 보자.
Q. 1억을 버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A. 1억을 버는 것은 단순히 내가 1억을 소유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1억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보다 1억을 버는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변할지가 훨씬 더 기대된다.
Q. 1억을 버는 과정에서 내가 놓치면 안 되는 것들은 무엇인가?
A.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는 여유와 인간다운 삶이다. 목표만을 맹목적으로 쫓을 생각은 없다. 마찬가지로 소중한 관계를 잃을 생각도 없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함께하면 더 나아지는, 더 기대되는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
Q.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모습은 무엇인가?
A. 1억을 번다고 했지만 심플하게 월 1,000만 원으로 계산해 보자. 월 구독료 1,000원인 서비스를 만 명이 구독하면 월 1,000만 원이 나온다. 이것을 12개월로 곱하면 1억 2천만 원이 된다.
이쯤에서 목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1억을 벌자'
이 목표는 구체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꽤나 추상적이다. 문장을 다시 읽어보면 뜬구름 잡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내가 어떻게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지 바라는 모습을 더해보자.
'만 명이 구독하는 서비스를 만들자'
이제야 나다운 목표를 세운 것 같다. 심지어 이 목표는 '1억을 벌자'보다 더 높은 목표이다. (1억 2천만 원이 목표이므로)
오늘 하루를 몰입하고 즐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내가 이렇게 길게 목표를 세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목표의 진짜 목적은 '달성'하기 위함이 아니다. '목표'는 오늘 하루를 몰입하고 즐기게 만들어주는 '수단'이다. 목표가 없으면 오늘 무엇을 할지 알 수 없게 된다. 동기를 잃고 무기력에 빠진다. 그러니 오늘을 진심으로 살아가기 위해 진심으로 목표를 세우자. 꿈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매일매일이 두근거리지 않던가.
ps.
이 글을 공개하는 건 솔직히 말해서 부끄럽다. 그럼에도 공개하는 것은 새로운 시작점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이 목표를 잘 지켜나갈지에 대한 자신감이나 확신은 없다. 심지어는 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라는 걸 안다. 만약 목표를 엎거나 바꾼다면 그것은 더 나아졌다는 뜻일 테니 나는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 이 글은 앞으로 그 나아짐을 기록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