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에 대한 공포

by 책사이



어? 무슨 소리지?


현관으로 나가본다.


현관문 뜯는 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현관문을 힘껏 잡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이내 남자 둘이 들이닥친다.


그 얼굴들이다.


그녀는 뒷걸음질치다 자빠져버렸다.


'안돼!!!'




온몸이 땀에 흥건히 젖은 채 깼다.


악몽이었다.


방문이 열려 있었다.


문을 열고 잔 게 화근이었다.


밤에도 푹푹 찌는 더운날


에어컨 없는 방에 창문이며 방문이며 죄다 닫고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서 자는 일이란 쉽지 않다.


하지만 문을 열고 자는 날에는


오늘처럼 어김없이 악몽을 꾼다.




그녀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허름한 주택에 살고 있을 때였다.


현관문도 나무로 된 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엄마는 잠시 외출하고 아이 혼자 집을 보게 됐다.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남자의 목소리.


신문 대금 받으러 왔다고 잠깐 문 좀 열어달라고 한다.


엄마 안계신다고 말은 했을 거다.


잠깐이면 된다고 문을 열어달라는 말에


무심코 문을 열어버렸다.


젊은 남자 둘이었다.


한 명은 키가 크고 말랐고 다른 한 명은 키가 작고 퉁퉁했다.


얼굴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신발 신은 채로 들어와 방과 거실의 서랍들을 열어젖힌다.


별 수확이 없자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아이에게 달려든다..




몹쓸짓을 당한 그날 이후로 단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그 기억에서 벗어난 적도 없다.


그래도 살고 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더러운 인간들 때문에 내 인생을 망칠 수는 없다.


지금은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그녀는 오늘도 문이란 문은 죄다 꼭꼭 걸어잠그고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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