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by 책사이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


때로는 그대로 흔적이 남아


오래도록 하늘에서 지워지지 않고



그대가 지나간 자리


때로는 깊은 상흔이 되어


잘 아물지 않는 상처처럼


닿을 때마다


쓰리고 아프기만 합니다.



어디서 긁힌지 모르는 상처처럼


어디서부터 잘못 됐는지 모를


지독히도 아물지 않는


그대가 남기고 간 흔적





오후 산책길에 문득 아이가 가리킨 하늘을 사진에 담아봤다.
다른 때 같았으면 신기하다, 그치? 하고 지나갔을 풍경인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핸드폰으로 찍어두고 한 켠에 흔적이라는 단어를 적어뒀다.

그리고 깊은 밤,
유독 상념이 활개치는 그런 밤이 있다.
자야 될 정신이 오히려 또렷해지는..
행복한 순간보다 아픈 기억들이 떠오르는..
비행기가 지나간 흔적처럼 선명하게 나를 훑고가는..

다리에 어디서 다친지도 모를 상처가 났다.
워낙 덜렁대니 팔이고 다리고 어디서 찧은지도 모르게 멍이 들고 어디에 긁히기도 잘 긁히니까.

(사실 다리에 난 상처도 사진으로 찍어봤다. 현실감을 위해 글과 함께 올릴까 하다가 징그러워보여 치워 버렸다.)


다친지 며칠 된 거 같은데 얼마 안 된 마냥 상처 주위에 붉은 빛이 선명하다. 그냥 자연 치유가 안되는건가..
비슷한 상처가 생겨도 아이는 연고 없이도 새살이 솔솔 금방 돋던데..
나이가 먹으니 확실히 치유가 더디다.
매일같이 연고를 꼼꼼하게 바르지 않으면 잘 아물지를 않는다.
나이 생각 않고 너무 내버려두는 몸뚱이가 안쓰러워 연고를 꺼내 살살 발라본다.

깊은 밤 상처를 바라보고 있자니 쓰린 기억들도 함께 떠오른다. 과거의 기억만이 아닌 현재의 상황들도 맞물려 더 아프게 느껴진다.

나이 먹을수록 쉽게 아물지 않는 상처처럼 누군가에게 받는 상처도 오래간다. 쿨해지자 다짐해보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마음에 상처를 낫게 해줄 좋은 치료제가 있을까.

짧게나마 떠오르는 대로 적었다가 상념에 젖어 깊이도 없는 글을 막연히 적어내려가고 있다.

아침이 되어 다시 읽으면 괜히 쓸데없는 사족을 붙였나 싶은 글이 될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감정에 충실한 글이라 쳐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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