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필름'의 책 《쏟아지는 밤》
감성이 아주아주 촉촉하고 말랑말랑해지는 책을 만났다.
잊고 있었던 소중한 순간들의 기억이,
사랑을 하기도 하고 이별을 하기도 한 지난 추억이
제목처럼 왈칵 쏟아진다.
이어폰을 꽂고 저자(더 필름)가 작곡한 노래 또는 음악을 듣고 있으면 정말 옆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혹은 옆에서 들려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감미로운 목소리가
나를 감싸안는다.
이 책 《쏟아지는 밤》 말미에 저자가 이 책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작곡한 음악이 음원으로 발매된다'고 적어놓은 말대로 검색을 해 보니 정말 이 책의 OST라고 부를 만한 앨범이 있었다.
올해 7월에 발매된 'My Book'. 여기에 아래의 총 9곡이 수록되어 있다.
1. 유럽공주 (p.57)
2. 365일이 어제처럼
3. 우산 접기 (p.32)
4. 정지화면 (p.89)
5. 파노라마 (Panorama) (p.96)
6. 너의 것 (p.220)
7. 휴일의 당신 (p.196)
8. 노부부 (p.176)
9. 정지화면 (Acou Ver.)
이제서야 '아, 이 앨범이 이 책을 모티브로 한 음악이었구나' 한다.
우연히 만난 책이 그의 음악과 연결되니 꼭 필연인 것만 같다.
1번 트랙 '유럽공주'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이 책의 57페이지를 펼친다. 신기하게도 정말 화자가 말하는 '그녀'의 기운이 전해지는 기분이 든다.
2번 트랙 '365일이 어제처럼'을 들으며 책장은 자연스레 102쪽으로 넘어간다.
노래 가사와 책 속 구절들이 묘하게 중첩되면서 마치 '그'와 그녀의 만남이 내 일이었던 것처럼, 내 기억처럼 떠오른다. 어쩌면 정말 너와 나였을지도 모를..
누군가에게는 그를
누군가에게는 그녀를 떠올리게 할
노래와 책.
그래, 오늘 밤은 애써 지우려 말고
쏟아지는 네 생각 마음껏 해보련다.
어제보다 더 아플 수도 있겠지만..
더필름 (The Film) - 365일이 어제처럼 (One day, One year)
(가사)
너에게 전화가 걸려왔어
어디쯤이야 너 지금 뭐해
아직 내가 잠에서 덜 깬걸까
아님 잘 못 들은걸까
너의 그 집착스러운 연락에
난 핸드폰번호도 바꿨는데
네 목소리에 화가날 줄 알았어
그런데 왠지 반가워
난 아무 이유없이 길을 나서지
난 아무 이유 없이 화장을 하지
마치 365일이 어제처럼
모든게 예전과 같아
바보처럼
니가 좋아했던 향술 뿌리고
아껴뒀던 옷을 꺼내입어
새로 산 구두는 알아봐줄까
금세 넌 알아채겠지
난 아무 이유없이 길을 나서지
난 아무 이유 없이 화장을 하지
마치 365일이 어제처럼
모든게 예전과 같아
난 사실 니가 그리웠나봐
이러는 내가 나도 우스워
너라는 사람에 데여
내가 연애를 못한 시간들이 얼마인데
왜 또 너인건데
너 같은 사람밖에 없는데
그런건데
내가 이상한 것일까
아님 사랑이 다 이런걸까
너에게 전화가 걸려왔어
어디쯤이야 너 도착했어
너무나 뻔한 너의 몇 마디에
난 심장이 또 무너져
난 너를 만나지 않을거야
이렇게 위험한 나 두려워
너라는 사람에 반해
내가 아파했던 그 많은 날 잊혀질까
그럴 수 있을까
마치 365일이 어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