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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라 Oct 12. 2021

한 달에 딱 5일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궁금한 게 있는데요,

사람들은 한 달에 몇 번 정도 누군가를 미워할까요?




저는 40대 여자,

결혼 10년 차입니다.


저는 아주 가끔 남편이 너무 미울 때가 있습니다.


그게 아주 가끔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얼마 전부터 미운 마음이 생기면 달력에 표시를 해봤어요.


한 달 30일 중 딱 5일이더군요.


원인은...

원인불명, 이유불문.

왜 미울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정확한 답은 없었어요.



'호르몬 문제니까 어쩔 수 없는 거야...'


'남편이 하도 나를 고생시켜서 마음속에 쌓인 화가 올라온 거니까 어쩔 수 없다고.'


'근데 매일같이 싸우는 부부도 있는에, 딱 5일쯤 미워해도 괜찮을거야... 남들도 그러고 살아.'



이러면서 자기 합리화, 정당화시켰지요.




그런데

어제는 남편 뒷모습을 보는데 너무 멋진 거예요.


'역시. 내 남편만 한 사람이 없어...'


너무 웃기죠? 제 자신이 너무 유치했어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달 중 딱 5일.

5일은 딸랑 5일, 딱 5일이 아닙니다.

1년이 12 달이니 계산해보면 60일.



저는 1년 중 2달을

누군가를 미워하며 살고 있는 거지요.






만약 1달에 5일이든 3일이든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그게 지속되고 있다면...인생이 아깝지 않을까요?



어느 날엔 시부모님이 죽도록 밉고,

어느 날엔 개념상실 동료가 너무 밉고...



1년 365일

계속 좋은 마음으로 살 수는 없지만,

1년 중 2달은 역시 심한 것 같아요. 줄이고 싶어요.



남편에게 이런 제 마음을 이야기 봤어요.


"난 당신이 1달 중 5일 정도 너무 미워. 당신은 며칠 정도 내가 미워?"


남편은 미운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습니다.

근데 분명 거짓말일 텐데,

짓말인걸 알지만, 그 말을 믿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뜬금없는 결론이긴 하지만,


미워하는 날을 줄이려고 노력하기보다,

남편이 멋져 보일 때 고마울 때

"당신, 오늘 너무 멋져."

"정말 고마워. 역시 당신이야."라고

제 마음을 표현해 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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